고소애 ‘근력 유지’ 건기식 기능성 원료 인정…12주 섭취 후 악력 5.4kg 증가
고소애 ‘근력 유지’ 건기식 기능성 원료 인정…12주 섭취 후 악력 5.4kg 증가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9.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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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5세 인체적용시험서 대퇴사두근력·신체수행능력 개선
춘천 곤충산업 거점단지 연계해 건기식·메디푸드 상용화 추진
농진청-농산식품부-산업체 협력 결과물...‘곤충의 산업화’ 촉진

식용곤충 고소애가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된 지 10년 만에 ‘노화로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50~75세 성인이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12주간 하루 2g씩 섭취한 결과 악력이 평균 5.4kg 증가하고, 의자에서 일어서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갈색거저리 애벌레인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근력 유지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식용곤충이 단백질 공급용 일반식품에서 노화에 따른 근력 저하를 관리하는 기능성 소재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강원 춘천에 구축한 곤충산업 거점단지와 연계해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단백질 파우더, 특수의료용도식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악력 21.4kg→26.8kg…의자 일어서기 시간도 1.15초 단축

농진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기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50~75세 성인 44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하루 2g을 섭취하게 하는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악력은 평균 21.4kg에서 26.8kg으로 5.4kg 증가했으며, 증가 폭은 대조군의 2.1배 수준이었다.

하체 근력을 평가하는 대퇴사두근 검사에서도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대조군과 비교한 근력 증가 폭은 무릎을 펴는 신전근에서 7.7배, 무릎을 굽히는 굴곡근에서 2.3배로 나타났다.

신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5번 의자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의 소요 시간은 7.38초에서 6.23초로 1.15초 단축됐으며, 그 감소 폭은 대조군보다 5.2배 컸다.

고소애 가수분해물에서 유래한 지표성분 펩타이드 ‘AAPY’의 작용 기전도 규명했다. AAPY가 근육세포 조절인자인 SIRT1과 Akt 경로를 활성화해 근육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고분자 단백질 잘게 분해…하루 섭취량 9g에서 2g으로

고소애 건조 분말은 단백질 함량이 50% 이상이고 필수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하지만, 고분자 단백질 특성상 소화·흡수에 시간이 걸리고 다양한 식품 형태로 가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농진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소애 탈지 분말에 효소를 처리해 고분자 단백질을 작은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가수분해물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가수분해 과정을 거치면 체내 소화·흡수율과 생체 이용률이 높아지고 물에 잘 녹아 음료나 스틱형 파우더, 단백질 바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앞서 수행한 인체적용시험의 고소애 셰이크에는 고소애 분말 9g이 들어갔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가수분해물 2g만으로 근력 개선 효과가 확인돼 섭취 편의성도 높아졌다.

근육 단백질 합성에 중요한 분지사슬아미노산 함량도 크게 증가했다. 고소애 분말 1g당 0.47mg이던 류신은 가수분해 후 12.08mg으로 늘었고, 이소류신은 0.31mg에서 5.10mg, 발린은 0.68mg에서 7.47mg으로 증가했다.

암 환자 영양개선 연구에서 기능성 소재로 발전

농진청은 2016년 3월 고소애를 식품공전에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한 뒤 단백질 소재와 기능성 식품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왔다.

2019년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수술 후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에서는 고소애 분말 섭취가 근 감소 억제와 면역세포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항암치료 환자가 고소애 셰이크를 장기간 섭취한 연구에서는 단백질 섭취율과 근육량이 증가하고, 세포막의 건강도와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위상각이 개선됐다. 항암치료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2025년에는 항암치료 환자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개선 가능성도 확인했다.

농진청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고소애를 활용한 환자식 등 맞춤형 메뉴 52종을 개발하고, 근육 감소 억제와 면역기능 개선, 항암치료 순응도 향상 등 활용 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연간 1000톤 생산 거점 구축…건기식·메디푸드 시장 공략

고소애 원료의 대량생산과 제품화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도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9월 8일 강원 춘천에 국내 최초의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준공했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한 시설로, 연간 최대 1000톤의 곤충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단지에는 팩토리팜과 임대형 스마트팜 33동, 지원시설이 들어섰으며 AI 계측 시스템과 사육 자동화 설비, 자동 세척 장비, 마이크로웨이브 건조기 등을 갖췄다. 대체단백질 소재기업과 건강기능식품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생산·유통 이력관리 플랫폼과 창업보육 기능도 운영한다.

정부는 이곳에서 생산한 고소애 원료를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단백질 파우더, 특수의료용도식품 등에 공급해 기업의 제품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고소애는 갑각류 알레르기 항원과 교차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해당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농진청은 급성·반복 경구투여 독성시험과 유전독성시험에서는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전임상 및 인체적용시험 기간에도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근력 유지 기능성 원료 등록을 계기로 기업 중심의 상용화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활용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고 생산과 유통이 연계된 산업 생태계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남정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곤충이 일반식품에서 기능성 원료로 발전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민관 협력을 확대해 곤충 단백질의 기능성 원료화와 제품화를 추진하고 농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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