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 ‘고소애’, 근건강 기능성 소재 가능성 확인…글로벌 시장 노크
식용곤충 ‘고소애’, 근건강 기능성 소재 가능성 확인…글로벌 시장 노크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9.01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진청·고려대, 가수분해물 세포실험서 근관세포 굵기 최대 55% 증가 확인
근육 단백질 분해 관련 아트로진-1·마이오스타틴 발현 각각 39%·53% 감소
활성 펩타이드 FDKY·FDRL 구명…프로틴 분말·건강죽·스틱으로 제품화
‘비타푸드 아시아 2026’서 첫선…고령친화·메디푸드 등 고부가 식품소재 시장 겨냥

국내 식용곤충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가 단순한 대체 단백질에서 근건강을 겨냥한 고부가 기능성 식품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였다.

농촌진흥청과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고소애 단백질 가수분해물을 근육이 위축된 세포에 적용한 결과 근관세포 굵기가 최대 55% 증가하고, 근육 단백질 분해와 관련된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단백질 분말과 건강죽, 프로틴 스틱까지 개발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건강·영양 식품소재 전문 박람회에서 글로벌 시장 가능성을 타진한다.

농진청은 고려대 김유경 교수 연구팀과 고소애 단백질을 활용한 가수분해물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세포실험을 통해 근육 감소 억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식용곤충의 활용 영역을 일반적인 고단백 식품에서 기능성 소재와 고령친화식품, 특수의료용도식품(메디푸드)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이번에 확인된 효과는 근육세포를 이용한 세포 수준의 실험 결과다. 사람을 대상으로 근감소 예방이나 개선 효과를 확인한 임상시험 결과는 아니며, 농진청도 향후 고령자와 근 감소 위험군을 대상으로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백질 약 50% ‘고소애’…저분자 펩타이드 소재로 개발

고소애는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식품원료 명칭으로, 단백질 함량이 약 50%에 이르고 필수아미노산도 풍부해 영양학적 활용 가치가 높은 식용곤충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고소애 단백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단백질을 분리한 뒤 효소 처리하는 방식으로 저분자 펩타이드가 함유된 가수분해물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저분자 펩타이드는 단백질이 효소에 의해 분해돼 만들어지는 짧은 아미노산 사슬이다. 연구진은 고소애 단백질 자체의 영양적 가치에 머물지 않고, 가수분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펩타이드 가운데 근육 건강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을 찾아내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위축된 근육세포 굵기 최대 55% 증가

연구 결과는 근육이 위축된 세포모델에서 확인됐다.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농도별로 처리해 근육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근특이 단백질을 합성·집합시켜 근원섬유를 만드는 근관세포의 굵기가 최대 55%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근육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도 분석했다. 가수분해물을 처리한 세포에서는 근육 단백질 분해에 관여하는 ‘아트로진-1(Atrogin-1)’과 ‘마이오스타틴(Myostatin)’ 단백질 발현이 각각 39%,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수분해물을 단계적으로 분리·분석해 근육 감소 억제에 관여하는 활성 펩타이드 2종도 찾아냈다.

확인된 펩타이드는 FDKY와 FDRL로, 각각 페닐알라닌-아스파트산-라이신-티로신과 페닐알라닌-아스파트산-아르기닌-류신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후보 펩타이드의 근육 건강 관련 지표를 탐색한 결과 이들 두 펩타이드가 마이오스타틴 억제에 관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농진청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근육 감소 억제 효과를 갖는 갈색거저리 유충 단백 가수분해 펩타이드 조성물’에 대한 특허출원도 완료했다.

연구실 성과를 식품으로…분말·건강죽·프로틴 스틱 개발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기능성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식품 형태로 제품화했다는 점이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분말을 활용해 갈색거저리 단백질 분말과 프로틴 스틱을 개발했으며, 고려대학교 연구팀은 고소애 단백질을 이용한 건강죽을 개발했다.

갈색거저리 단백질 분말은 유충에서 단백질을 분리·가공해 분말화한 고단백 식품소재로, 음료와 죽, 베이커리 등 다양한 식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강죽은 부드럽고 섭취하기 쉬운 형태로 개발해 일상적인 식사를 통해 단백질과 영양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특히 단백질과 근건강 관리가 중요한 고령자나 영양 보충이 필요한 소비자를 위한 식품으로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프로틴 스틱은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여 운동 전후나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단백질을 섭취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곤충이라는 원료 특성상 소비자 수용성이 상용화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눈에 보이는 원물 형태가 아니라 분말이나 죽, 스틱처럼 익숙한 식품 형태로 가공했다는 점도 시장 접근 측면에서 관심을 끈다.

방콕 ‘비타푸드 아시아’ 출품…기능성 식품소재 시장 가능성 타진

연구진은 2일부터 4일까지 태국 방콕 퀸 시리킷 국립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리는 ‘비타푸드 아시아(Vitafoods Asia) 2026’에 참가해 개발 제품 3종과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비타푸드 아시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능성 식품과 건강·영양 관련 식품소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제박람회다. 2011년 홍콩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매년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약 650개 기업과 1만6000여 명의 전문 참관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이 고소애 연구 성과를 이 박람회에 내놓는 것은 식용곤충을 국내 대체 단백질 소재로만 접근하지 않고 글로벌 기능성 식품소재 시장에서 사업화 가능성을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단백질 섭취와 근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소애가 영양 공급원과 기능성 소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다음 목표는 고령친화·메디푸드…인체 대상 후속 연구가 관건

농진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고령자와 근 감소 위험군을 대상으로 후속 연구와 제품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식용곤충을 활용한 특수의료용도식품과 특수영양식품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곤충 단백질의 식품소재화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산업화의 관건은 세포 수준에서 확인된 연구 결과를 인체 대상 연구로 얼마나 충실하게 연결하고, 고소애 단백질과 활성 펩타이드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곤충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는 가공기술과 제품 설계, 가격 경쟁력 확보도 시장 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다.

농진청 산업곤충과 박홍현 과장은 “근육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고소애 같은 고품질 단백질 소재의 활용 가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식용곤충의 기능성 연구와 제품 개발을 연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