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2026 축산 트렌드, ‘스마트·맞춤형·가치소비’로 재편된다
[Insight] 2026 축산 트렌드, ‘스마트·맞춤형·가치소비’로 재편된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12.1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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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그린 축산·맞춤형 패키지·프라이스 디코딩
NH투자증권 최성종 연구원, 축평원과 공동연구로 3대 키워드 제시
최성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축산업의 미래 키워드는 더 이상 생산량 확대나 가격 경쟁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NH투자증권 최성종 애널리스트는 축산물품질평가원과 4년째 진행 중인 축산업·기업 분석 연구를 바탕으로 2026년 축산 분야를 관통할 3대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했다.

생산 단계에서는 첨단기술과 친환경을 결합한 ‘스마트 그린 축산’, 유통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조건을 반영한 ‘맞춤형 패키지’, 소비 단계에서는 한정된 예산 속에서 가치를 재해석하는 ‘프라이스 디코딩’이 향후 축산업 변화를 이끌 축으로 꼽혔다.

최 연구원은 “금융 애널리스트로서 2022년 하반기부터 축평원과 함께 축산업 및 관련 기업 분석, 전망에 대한 용역 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국내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관찰되는 변화를 키워드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분석 보고서는 매월 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있다.

다음은 최성종 연구원이 제시한 2026년 축산 트렌드 3대 키워드와 그 배경을 정리한 것이다.

■ 생산: 첨단기술과 친환경이 결합된 ‘스마트 그린 축산’

첫 번째 키워드는 생산 단계의 ‘스마트 그린 축산’이다. 스마트 축산이라는 개념 자체는 3~5년 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왔지만, 최 연구원은 여기에 친환경성을 의미하는 ‘그린’을 더해 2026년 생산 부문의 방향성을 압축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 그린 축산은 사양관리, CCTV, 온도·습도 모니터링 등 기존 ICT 기반 스마트 축산에 더해, 온실가스 감축과 자원 순환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축산 모델을 의미한다.

내년에는 특히 가축 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설비에 ICT·데이터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AI를 활용해 사양관리를 정밀화하고, 질병을 조기 진단해 생산성과 수급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시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 AI 기반 사양관리, 질병 조기 진단, 생산성·수급 예측이 핵심...가축 분뇨 연료화·에너지화가 주 테마

최 연구원은 “AI 기반 사양관리, 질병 조기 진단, 생산성·수급 예측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스마트 그린 축산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정부의 스마트 축산 보급 계획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현재 정부는 2027년까지 스마트 축산 시설을 전체 전업 농가의 4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마트 축산은 1세대(환경 모니터링·원격 제어)에서 2세대(생체정보·데이터 기반 정밀 사양관리), 3세대(완전 자동화·자율 최적화)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단계에 있다.

내년부터는 이 2단계 전환이 눈에 띄게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전망이다.

해외 주요국 역시 스마트 축산을 생산 효율화, 지속 가능한 축산 환경 구축, 축산 자동화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스마트 농업·축산 도입 의향이 아직 높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연령이 높고 농업 경력이 길수록 도입 의향이 낮게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최 연구원은 “스마트 축산 기술이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내는지, 왜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함께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그래야 스마트 그린 축산이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탄소·메탄 등 온실가스 감축도 중요 정책...가축 분뇨 연료화·에너지화가 과제

그가 스마트 축산에 ‘그린’을 덧붙인 또 하나의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과 맞닿아 있다. 탄소·메탄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친환경 축산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중요한 정책 축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환경부는 가축 분뇨 고체연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률 개정·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대한민국 녹색 전환(KGX)’을 통해 녹색 산업 육성 과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농축수산 분야의 핵심 과제로 에너지화 시설 확대가 포함되어 있어, 가축 분뇨의 연료화·에너지화는 생산 단계의 핵심 테마로 부상할 전망이다.

■ 유통: 조건·라이프스타일 반영한 ‘맞춤형 패키지’ 확산

두 번째 키워드는 유통 단계의 ‘맞춤형 패키지’다. 익숙한 표현처럼 보이지만, 최 연구원은 “이번 키워드 선정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현장에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단어인가 하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맞춤형 패키지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조건을 한 번에 반영한 패키지 상품이다. 사육 방식, 부위, 중량, 인증, 이력 정보 등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조합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제품군을 의미한다. 내년에는 이런 맞춤형 패키지 상품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경에는 동물복지와 이력 정보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가 있다. 계란 사육환경 표시제 인지도를 보면, 2021년까지만 해도 ‘잘 알고 있다’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를 합친 비중이 약 30%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50%를 넘어섰다. 소비자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사육환경 표시제를 인지하는 셈이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난각 번호’를 키워드로 분석한 결과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2025년 3월, 일부 유통 과정에서 수집업자가 난각 번호를 위조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 검색 지수가 최고치(100)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의 계란 판매 이슈까지 더해지며, 난각 번호와 이력 정보에 대한 관심은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니즈가 커지면서, 유통 단계에서는 자연스럽게 맞춤형 패키지로 방향이 옮겨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역시 QR코드 형태로 이력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도입·확대하고 있어, 정보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인구 구조 변화도 맞춤형 패키지 확산을 뒷받침한다.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용량·소포장 제품에 대한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에 식생활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굶거나 고통을 감수하는 방식”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먹을 것은 먹되 그 안에서 영양과 건강을 관리하겠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고단백·저당을 기본으로 한 ‘맞춤형 식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이에 맞춘 고단백 제품, 목적별 소포장 패키지들이 시장에 계속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소비: 양극화 시대, ‘프라이스 디코딩’으로 가치 재해석

세 번째 키워드는 소비 단계의 ‘프라이스 디코딩(Price Decoding)’이다. 최 연구원은 이를 “가성비·가심비 개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표현”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싸고 좋은 제품을 찾는 수준을 넘어, 각자가 한정된 예산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정의하고 가격을 해석해 소비하는 패턴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축산물 구매 시 고려 요인을 보면, 축종별로 소비자의 기준이 다르다. 소고기는 여전히 품질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반면 닭고기와 돼지고기는 가격 비중이 더 크다.

구매처 선택에서도 이런 차이가 드러난다. 국내산 소고기는 정육점에서 구매하는 비율이 높지만, 수입육과 닭고기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큰 대형마트 비중이 높다. 소비자는 축종별로, 채널별로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어디서 무엇을 살지’를 세밀하게 구분해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윤리적 가치에 대한 지불 의사도 주목할 만하다. 계란 및 축산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 동물복지 인증이 붙어 있으면 얼마나 더 지불할 수 있는지를 묻는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대략 20% 정도의 가격 프리미엄까지는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동물복지라는 윤리적 가치까지 함께 구매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돈 대비 높은 가격임에도 ‘실속과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맞춤형 제품이 시장에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러한 프라이스 디코딩 소비가 강화되는 배경으로 국내 경기와 소비 여력의 양극화를 꼽았다. 소득 1분위와 5분위 간 소득 격차는 2019년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으며, 상위 소득 계층의 수입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하위 계층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명목 월급은 연 3% 이상 상승하고 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급여는 0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고 있어 “월급은 오르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더 빨리 오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주가지수가 2,800포인트에서 4,000포인트를 넘어설 만큼 급등했지만, 그 효과가 모든 계층에 고르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가계 자산 구성을 보면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 대부분이고, 금융 자산은 약 20%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주식·채권·펀드의 70% 이상은 소득 상위 5분위가 보유하고 있다.

결국 주가 상승의 혜택은 상위 계층에 집중되었고, 소비 여력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생활 형편 전망을 보여주는 CSI 지수는 최근 100을 넘어 “6개월 후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늘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소득별로 나누어 보면 월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은 전망이 계속 개선되는 반면, 100만 원대 저소득층은 다시 100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일시적인 소비 쿠폰 지급 등으로 저소득층 지표가 올랐다가 다시 떨어진 것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그는 “소득·자산·소비 전반의 K자형 양극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각 소득 계층은 자신이 가진 예산 안에서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소비를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밖에 없고, 그 흐름을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프라이스 디코딩”이라고 정리했다.

최성종 연구원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스마트 그린 축산, 맞춤형 패키지, 프라이스 디코딩은 각각 생산·유통·소비 단계의 키워드이지만, 결국 하나의 축산 가치사슬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 축산업은 기술·환경·소비 가치가 맞물리는 복합 전환기에 들어설 것이며, 이를 어떻게 읽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농가·기업·유통·소비자 모두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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