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름 식품기술사의 컴플라이언스 리포트] 제24화 : 예쁜 정원 옆 열린 주방문… 해충은 어디로 들어왔을까?
[이아름 식품기술사의 컴플라이언스 리포트] 제24화 : 예쁜 정원 옆 열린 주방문… 해충은 어디로 들어왔을까?
  • 이아름 식품기술사
  • 승인 2026.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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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열린 출입문·밖에서 보이는 포충등까지… 해충 관리 문제 수두룩
‘어떻게 잡을까’보다 ‘어떻게 들어오지 못하게 할까’에서 시작해야

“여기는 분위기가 정말 좋네요.”

한 외식업소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식당 건물이 아니라 정성스럽게 꾸며놓은 정원이었다. 나무와 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고 그 사이에 자리 잡은 식당은 마치 작은 정원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해, 손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진을 찍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그런데 식품안전을 점검하는 사람의 눈으로 주변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문제점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원 곳곳의 거미줄은 ‘외부 공간이니 관리가 조금 덜 됐나 보다’라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식당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주방으로 연결되는 문이 열려 있었던 것이 거술렸다.

예쁜 정원, 곳곳의 거미줄, 그리고 활짝 열린 주방문. 따로 봤을 때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였던 세 가지 장면이 머릿속에서 하나로 연결됐고, 실제로 이 업소에서는 해충과 관련한 소비자 클레임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정원이었을까, 열린 문이었을까, 아니면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일까.

해충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하나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보다, 해충이 식품을 취급하는 공간까지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었는지를 따라가 보는 것이다.

정원이 문제가 아니라 ‘정원과 주방 사이’가 문제다

외식업소에서 해충은 단순히 “벌레 한 마리가 들어왔다”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음식에서 벌레를 발견하는 순간 해당 음식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주방과 식재료, 종사자의 위생상태까지 의심하게 되면서 식당 전체의 위생 이미지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원이나 녹지가 가까운 업소는 나무와 꽃, 토양을 중심으로 다양한 곤충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에, 정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과 식품 취급공간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문제는 나무가 많다는 것도, 꽃이 있다는 것도 아닌, 해충이 활동하기 좋은 외부 공간과 음식을 만드는 주방 사이에 어떤 차단 장치를 마련해 놓았느냐는 것이다.

출입문이 장시간 열려 있지는 않은지, 문과 창문 사이에 틈은 없는지, 방충망이나 에어커튼 같은 방충시설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외부에서 들어온 물품이나 식재료를 통해 해충이 함께 유입될 가능성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 해충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벌레를 잡았다”거나 “방역업체를 불렀다”는 조치만으로 끝내서는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들어온 한 마리를 없애는 것보다 그 벌레가 어디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왔는지를 찾는 것이 재발 방지에는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충 잡으려고 켠 불빛이 오히려 해충을 부른다면

식당 안을 조금 더 둘러보니 흥미로운 장면이 하나 더 눈에 띄었다.

주방 안에 포충등이 설치돼 있었는데, 문제는 그 불빛이 외부에서도 훤히 보이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이다. 업소 입장에서는 주방으로 들어온 날벌레를 잡기 위해 설치한 장치였겠지만,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부에서 활동하는 곤충의 입장에서는 그 빛이 오히려 “이쪽으로 들어오라”는 신호처럼 작용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포충등 하나가 해충 유입의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외부에서 유인광원이 그대로 보이고 그 주변에 열린 문이나 창문처럼 내부로 연결되는 통로까지 존재한다면, 포충등을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것이 아니라 설치 위치와 외부 환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포충등의 방식도 중요하다. 곤충을 전기적으로 처리하는 장치는 설치 위치나 구조에 따라 죽은 곤충의 사체나 파편이 주변으로 비산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식품을 직접 취급하는 공간에서는 곤충이 장치 밖으로 흩어지지 않고 내부에 포획되는 방식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기식이냐 포집형이냐”라는 장비 선택만이 아니다. 그 장비가 식품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없는지, 정기적인 청소와 점검이 가능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해충을 막겠다고 설치한 장치가 오히려 외부 해충을 식품 취급공간 가까이 유인하는 위치에 놓여 있지는 않은지를 함께 봐야 한다.

미국 FDA Food Code 6-202.13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곤충을 감전시키거나 기절시키는 장치는 죽은 곤충과 파편이 장치 안에 머물도록 설계돼야 하며, 식품 조리구역 위에 설치하거나 곤충의 사체와 파편이 노출된 식품이나 깨끗한 기구·설비 등에 떨어질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장비를 갖추는 것보다 그 장비를 어디에, 왜 설치했는지가 더 중요한 셈이다.

“방역업체가 매달 오는데요”… 그것으로 충분할까?

해충과 관련해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저희는 방역업체가 정기적으로 오는데요.”이다.

전문 방역업체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해충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방제조치를 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약제를 살포하고 트랩을 설치했다고 해서 업소의 해충관리가 모두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해충은 약을 뿌린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무엇 때문에 그곳에 머물렀는지, 먹이나 물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있었는지, 숨어서 번식할 공간은 없었는지, 그리고 방제 이후에도 같은 경로로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남아 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접근이 IPM(Integrated Pest Management), 즉 통합적 해충관리다.

IPM은 벌레가 보일 때마다 약제를 뿌려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해충이 발생하고 유입되는 원인을 먼저 파악한 뒤 예방과 모니터링, 물리적 차단, 시설과 주변 환경의 개선, 그리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방제수단을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관리 방식이다.

쉽게 말해 해충이 들어온 다음 얼마나 잘 잡느냐보다, 애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들어오더라도 머물고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데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다.

방역기록보다 현장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그래서 현장을 점검할 때는 방역업체의 관리기록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기록상 매달 방역을 실시하고 있더라도 정작 주방 바닥에 음식물 잔재가 남아 있고, 폐기물 용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며, 배수구에 오염물이 쌓여 있고, 문과 창문의 틈새가 그대로 열려 있다면 해충이 다시 들어와 머물 수 있는 조건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청소와 소독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음식물 잔재와 폐기물은 신속하게 제거되는지, 배수시설은 청결하게 관리되는지, 원료와 식품은 해충이 접근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보관되는지, 출입문과 창문을 비롯한 외부와의 경계는 제대로 차단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식품위생 일반원칙(CXC 1-1969)」에서도 효과적인 해충관리를 위해 시설의 유지관리와 청소·소독, 폐기물 관리, 해충관리 프로그램 등을 서로 분리된 업무로 보기보다 연계해 운영하고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방역업체는 해충관리 시스템의 중요한 한 축일 뿐, 식당의 일상적인 위생관리까지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전문업체가 아무리 정기적으로 방문해 방제를 실시하더라도 업소가 매일 출입문을 열어두고, 음식물 잔재와 폐기물을 방치하며, 배수구와 시설 틈새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해충에게는 계속해서 들어오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예쁜 정원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처음 식당 앞에서 바라봤던 정원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그 정원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공간은 식당의 분위기를 만들고 손님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산일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식당은 자연과 가까워졌고, 자연과 가까워진 만큼 그곳에서 살아가는 곤충과 식품 취급공간 사이의 경계를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정원에 거미줄이 보이고, 그 옆의 주방문이 열려 있으며, 외부에서 포충등 불빛까지 훤히 보였다면 각각을 별개의 문제로 지나치기보다 하나의 연결된 환경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실제 해충 클레임이 발생했다면 단순히 벌레를 제거하는 데서 끝내지 말고, 그 벌레가 어떤 길을 따라 음식 가까이까지 들어올 수 있었는지를 거꾸로 추적해야 한다.

결국 해충관리는 벌레와 싸우는 일이 아니라, 벌레가 들어오고 머물 수 있는 환경과 싸우는 일에 더 가깝다.

그래서 해충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도 “이번에는 어떤 약을 뿌릴까?”가 아니다.

“어디로 들어왔을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시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그 질문에서부터 제대로 된 통합적 해충관리(IPM)가 시작된다.

이아름 식품기술사는...
국내 식품 연구소에서 15년 이상 국내외 유통사 및 제조사를 대상으로 식품안전 시스템 구축·적용, 컨설팅, Audit(FSSC22000, HACCP) 및 교육 업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식품 안전·법규·인증 기준을 중심으로 외식업과 식품 제조업 현장을 연결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실무 기준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저서 『음식점과 제조업을 지켜주는 단 한 권의 가이드』를 통해 창업 및 운영 과정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정리했으며, 프랜차이즈 업태별 식품안전 관리 주체와 법·제도 보완 필요성을 분석한 논문 “The Korean food franchise industry: Diverse development and conceptual definitions of a food safety managing body”를 공동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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