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름 식품기술사의 컴플라이언스 리포트] 제15화 반복되는 이물 사고… 원인은 ‘느슨한 관리’였다
[이아름 식품기술사의 컴플라이언스 리포트] 제15화 반복되는 이물 사고… 원인은 ‘느슨한 관리’였다
  • 이아름 식품기술사
  • 승인 2026.07.0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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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서기 칼날부터 '쥐족발 사건'까지… 이물은 우연이 아니라 관리가 무너졌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

몇 해 전 한 카페에서 빙수를 먹던 소비자가 음식 속에서 금속 조각을 발견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이물은 빙수를 만드는 데 사용된 믹서기 칼날 일부로 추정됐다.

또 2020년에는 배달된 족발의 반찬 용기에서 설치류가 발견된 이른바 '쥐족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천장 배관을 따라 이동하던 설치류가 반찬 용기로 떨어진 정황이 CCTV 등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의 형태는 달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같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단순히 음식에서 이물이 나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순간 소비자는 메뉴 하나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매장 전체의 위생관리와 운영 시스템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물 사고는 음식 한 접시의 문제가 아니라, 그 매장이 쌓아온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사건이 된다.

■ 이물은 '사고'가 아니라 관리의 빈틈이다

'쥐족발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교훈도 설치류 한 마리의 문제가 아니었다.

천장과 배관 관통부는 제대로 차단돼 있었는지, 방충·방서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주방 시설은 오염원이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

결국 이 사건은 기본적인 시설 관리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현행 식품위생법과 관련 시행규칙에서도 이물의 종류와 위해 정도에 따라 시정명령부터 과태료, 영업정지까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제 이물 사고는 단순한 소비자 민원이 아니다. 매장의 영업 자체를 위협하는 식품안전 리스크가 됐다.

■ 음식점은 제조공장보다 더 불리하다

많은 사람들이 제조공장이 음식점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물 관리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음식점과 카페가 더 취약한 경우가 많다.

식품제조업에는 금속검출기와 X-ray 선별기, 자석봉, 체(Sieve) 같은 다양한 이물 차단 장치가 공정 곳곳에 설치돼 있다. 여기에 HACCP 기반 위해요소 관리까지 더해져 이물이 제품에 들어갈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줄여준다.

반면 접객업은 조리를 마친 음식이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제조업처럼 출하 전 품질검사나 유통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할 기회가 거의 없다.

결국 소비자가 식탁에서 처음 이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음식점에서 이물 사고는 훨씬 치명적이다.

이물 하나가 음식만이 아니라 매장의 위생 수준과 운영 방식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접객업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선은 첨단 장비가 아니라 사람과 환경이다.

조리도구는 정상인지, 설비는 제때 점검하고 있는지, 틈새는 제대로 막혀 있는지, 해충과 설치류가 유입될 가능성은 없는지…. 이런 기본 관리가 결국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 된다.

지금은 소비자가 올린 사진 한 장, 리뷰 하나만으로도 수년 동안 쌓아온 신뢰가 몇 시간 만에 무너질 수 있는 시대다.

■ 이물은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관리의 결과다

현장에서 이물 사고를 조사하다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대부분은 갑자기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조금씩 쌓인 관리 공백이 어느 날 소비자 앞에서 드러난 결과일 뿐이다.

금속 파편은 설비 점검이 계속 미뤄질 때 발생하고, 플라스틱 조각은 파손된 조리도구를 "조금만 더 쓰자"며 교체를 미룰 때 생긴다.

설치류와 바퀴벌레도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틈새를 제대로 막지 않았고, 방역 관리가 느슨했고, 물류 동선 관리가 반복해서 소홀해졌기 때문에 결국 주방 안까지 들어오는 것이다.

결국 이물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식품안전은 사고가 발생한 뒤 얼마나 잘 해명하느냐로 평가받지 않는다. 평소 얼마나 꼼꼼하게 점검했고, 설비를 관리했으며, 작은 틈 하나까지 놓치지 않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접객업에서 이물 관리는 단순히 청결을 유지하는 일이 아니다. 그 매장이 식품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기준을 얼마나 꾸준하게 지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척도다.

결국 소비자가 신뢰하는 것은 음식 한 접시가 아니다. 그 음식이 만들어지는 보이지 않는 관리의 과정과 책임감이다.

그리고 그 신뢰는 사고가 발생한 뒤에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평범한 하루하루 속에서 만들어진다.

이아름 식품기술사는...
국내 식품 연구소에서 15년 이상 국내외 유통사 및 제조사를 대상으로 식품안전 시스템 구축·적용, 컨설팅, Audit(FSSC22000, HACCP) 및 교육 업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식품 안전·법규·인증 기준을 중심으로 외식업과 식품 제조업 현장을 연결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실무 기준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저서 『음식점과 제조업을 지켜주는 단 한 권의 가이드』를 통해 창업 및 운영 과정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정리했으며, 프랜차이즈 업태별 식품안전 관리 주체와 법·제도 보완 필요성을 분석한 논문 “The Korean food franchise industry: Diverse development and conceptual definitions of a food safety managing body”를 공동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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