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설탕세 도입에 “제조사 패널티엔 찬성, 내 음료값 인상은 반대”
소비자, 설탕세 도입에 “제조사 패널티엔 찬성, 내 음료값 인상은 반대”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4.08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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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1,000명 조사 결과... “찬반 팽팽, 정교한 설계 없으면 역풍”
박성진 농경연 연구위원,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서 발표
박성진 연구위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량경제연구본부)

설탕 부담금 도입을 둘러싼 여론이 뜨겁다. 제조업체에 부담금을 지우는 것에는 대다수가 동의하지만, 이것이 본인의 주머니 사정으로 직결될 때는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는 ‘이중적 인식’이 확인됐다.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가격 인상에 따른 조세 저항과 다른 고열량 식품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를 차단할 정교한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성진 식량경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7일 aT센터 세계로룸에서 열린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에서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탕 부담금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국회와 정부에서 재점화된 혈당 부담금 논의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찬반 38% vs 40% ‘초박빙’... “내 돈 나가는 건 다르다”

올 초 설탕세 도입에 국민 80%가 찬성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실상은 사뭇 다르다. “제조업체에 부담금을 부과하겠느냐”는 물음에는 높은 찬성률을 보였던 소비자들이, 정작 “부담금 제도를 도입하겠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에는 찬성 38.3%, 반대 40%로 극명하게 갈린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부담금 도입이 곧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76%)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가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거부감과 더불어 세금을 내도 실제 소비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반대 여론의 핵심을 이뤘다.

청소년·남성이 핵심 타깃... 10~20% 인상돼야 ‘찔금’

실제 음료 소비 행태를 보면 정책의 과녁은 명확하다. 19세 이하 청소년층은 성인과 달리 가당 탄산음료와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단 음료를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격 저항선’은 생각보다 높았다. 5% 내외의 가격 인상으로는 소비 변화가 미미했으며, 최소 10~20% 이상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됐다.

단순히 세금을 매기는 수준을 넘어 확실한 가격 체감을 줘야만 정책 목표인 ‘당 섭취 감소’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 ‘풍선 효과’ 우려 69%

가장 큰 암초는 ‘풍선 효과’다. 설탕 음료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건강한 물이나 차로 옮겨가는 대신, 인공 감미료가 든 제로 음료나 다른 고열량 간식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소비자 10명 중 7명(69%)은 이러한 소비 대체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성진 연구위원은 “프랑스나 헝가리 사례처럼 제도 도입 후에도 비만 지수(BMI) 변화가 미미하거나, 낮은 세율로 정책 효과가 희석되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론은 ‘특적 목적 부담금’과 ‘사회적 합의’

소비자들은 설탕세가 일반적인 세금으로 쓰이기보다 공공의료나 청소년 건강 증진 프로그램에 직접 투입되는 ‘특정 목적 부담금’ 형태를 압도적으로 선호(74%)했다. 정부가 용도 제한 없이 세수를 사용하는 것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이다.

박 위원은 “부담금 도입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소비 구조의 변화를 면밀히 읽어내는 정책 설계와 확보된 재원의 투명한 사용에 대한 신뢰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만 정책의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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