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서 116개국 도입한 ‘설탕부담금’ 한국도 영국식 모델 도입 제안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비만과 당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당 음료에 ‘설탕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금을 걷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음료 속 설탕을 줄이게 만드는 ‘영국식 모델’을 통해 국가적 건강 인프라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박은철 교수는 7일 오후 aT센터 세계로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비만 실태가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하며 설텅부담금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코로나가 키운 ‘비만’과 ‘설탕 스파이크’의 공포
박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급증하는 추세로, 특히 남아의 경우 OECD 평균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활동량이 줄어든 아이들은 단당류 상태로 들어 있어 마시면 체내에 즉각 흡수되는 액상과당 음료에 노출되었고, 이는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혈당 스파이크’로 이어져 당뇨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행될 확률이 75%에 달하며, 세포 수 자체가 늘어나는 특성 때문에 성인이 된 후 조절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점에서 단순한 외모의 문제를 넘어선 국가적 질병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박교수의 주장이다.
전 세계 116개국 도입... “핵심은 기업의 성분 변화”
박 교수는 국제적 흐름에 주목했다. 2024년 7월 기준 이미 116개국이 설탕 관련 세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도 대통령의 관심과 국민 80%의 동의를 바탕으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 교수는 가장 효과적인 모델로 ‘영국식 차등 부과 방식’을 꼽았다. 이는 설탕 함량이 높은 음료에 더 많은 부담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음료 100ml당 설탕 함량이 8g 이상이면 리터당 약 300원, 5~8g이면 약 250원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 정책의 본질은 소비자 가격 인상보다 ‘기업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음료 속 설탕 함량을 스스로 낮추도록(레시피 변경) 유도’하는 데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제도 시행 전 유예 기간 동안 기업들이 앞다투어 설탕량을 줄여 세수는 줄었지만,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는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 뒷감당?”... 정의로운 건강보험 위해 도입해야
일각에서 제기되는 ‘저소득층의 부담 증가(역진성)’ 우려에 대해 박 교수는 “저소득층의 건강 위해를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직무유기”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나쁜 식습관(가당 음료 소비)으로 발생한 의료비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부담하는 현재의 건강보험 구조가 형평성에 어긋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스타벅스에서 직접 제조하는 음료는 물리적으로 부과가 어렵지만, 공장에서 찍어내는 캔커피나 탄산음료 등 ‘제조 음료(RTD)’는 충분히 타겟팅이 가능하다”며, “국가가 건강한 선택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깔아줘야 아이들의 미래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설탕부담금'은 현재 국회에서도 관련 법률 개정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대통령의 정책적 관심과 국민적 동의가 높은 만큼 혈당 부담금 도입은 향후 한국 보건 정책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