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시식회 줄여 제품 개발 기간·비용 단축 기대

곤충식품 개발이 ‘감(感)’의 영역에서 ‘데이터’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식용곤충 식품의 소비자 선호를 예측하는 기반 기술을 확보하면서, 제품 개발 방식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농촌진흥청은 고려대학교 김유경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식용곤충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곤충식품 소비자 수용도 점수(CAS) 예측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기존처럼 여러 차례 시제품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시식 평가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이 소비자 기호도를 예측해 제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농진청은 이를 통해 곤충식품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시장 수용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관능평가는 사람의 오감에 의존하는 만큼 주관성과 모호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곤충식품은 특유의 맛과 향, 소비자 선입견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중화가 쉽지 않았다. 농진청은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퍼지로직과 머신러닝을 결합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곤충식품 관련 데이터와 기존 관능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먼저 소비자 수용도 점수를 산출한 뒤, 이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분석 결과, Decision Tree와 XGBoost 기반 모델은 설명계수(R²) 0.9 이상의 성능을 보이며 기존 관능평가 결과와 비교해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소비자 기호도를 예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에는 고소애 분말이 들어간 식품 4종이 활용됐다. 쌀빵, 밀국수, 누룽지, 두부를 제조한 뒤 20~30대 11명, 65세 이상 11명 등 총 22명을 대상으로 9점 척도 관능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고소애는 두부처럼 부드러운 제형보다는 국수나 누룽지처럼 고온 처리로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살린 탄수화물 기반 식품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기호도를 보였다. 특히 노년층의 수용도가 청년층보다 더 높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띄는 결과다.
이번 기술은 단순히 곤충식품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목표 기호도와 영양·가공 조건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예상 소비자 수용도를 사전 예측할 수 있어, 향후 배양육이나 식물성 대체식품처럼 소비자 거부감이 큰 혁신 식품 개발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농진청은 앞으로 기술을 더 고도화해 다양한 식품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진단하는 예측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홍현 농진청 산업곤충과장은 “데이터가 더 축적되고 기술이 고도화되면 인공지능 지침에 따라 최적의 재료 배합과 조리 방법까지 사전에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곤충식품은 물론 다양한 식품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