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수출, 아프리카·인도 시장 준비 필요…무역장벽 해소에는 정부 간 협의 필요”

“식품산업은 완전히 제조업입니다. 설비에 투자하고 기술을 쌓아야 하는데, 그 비용과 산업의 구조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이 29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과제는 "식품산업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는 일"이었다.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만으로 식품기업의 경영을 판단해서는 설비·기술 투자와 중소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조건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협회가 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알리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성장과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재료값 내리면 제품값도 내려야 한다는 시각, 비용 구조 빠져 있어”
박 회장은 식품 물가를 둘러싼 논의에서 원재료 가격만 지나치게 부각된다고 지적했다. 원재료값이 오를 때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면 원재료값이 내릴 때 곧바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에는 다른 비용의 변화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원재료 외에도. 인건비와 설비 투자, 연구개발 투자에도 많은 비용이 든다”며 식품 제조업의 가격 결정 구조를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업계 역시 가격 인상의 이유를 설명할 때 원재료 비용에 치우쳤다는 점도 인정했다.
박 회장은 언론과 소비자단체, 정부 관계자에게 식품기업의 사업 구조와 가격 결정 방식, 경쟁 환경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식품산업을 단순히 농산물의 구매처나 소비재 공급자로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중소기업은 AI 전환하고 싶어도 돈과 사람이 부족하다”
중소 식품기업의 성장 지원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이 정보를 찾아 문제를 파악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전문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협회가 기업 지원센터를 마련한 것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를 가까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 도입과 디지털 전환은 개별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로 지목했다. 박 회장은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적 자원 문제도 크다”며 일정 규모에 이른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련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 방안을 넓혀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아프리카·인도, 지금부터 시장을 만들 준비해야”
K-푸드의 장기 성장 전략으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미국과 유럽 외에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 남아 있다며 아프리카와 인도를 지목했다. 특히 아프리카는 10년 뒤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지금부터 진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집트 방문때 현지에서 기업 간 상담회를 열고 한국 식품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확인했다는 경험도 소개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려면 기업의 판촉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박 회장은 “무역장벽 가운데는 정부 간 협상을 거쳐야 풀리는 문제가 많다”며 수출 과정에서 확인된 제도적 걸림돌을 정부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품목을 협회가 유망 수출품으로 정하기보다는 각 기업이 현지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협회는 시장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담합 제재 강화에는 “위법 행위는 안 돼…적용 범위는 살펴봐야”
최근 논의되는 담합 제재 강화에 대해서는 위법 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박 회장은 제재 수준을 높이는 논의와 함께 어떤 행위까지 담합으로 판단하는지 적용 범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영업 현장의 대화까지 폭넓게 규율할 경우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면서도, 이는 법률 검토를 거친 협회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취임 후 추진해 온 일들이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아 답답함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식품산업의 현황과 어려움을 최대한 소통하겠다”며 산업의 실상을 알리고 필요한 과제를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