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반 마람비오 칠레신선과일수출협회장 “한국은 과일 판매처 아닌 상품개발 파트너”…블루베리 앞세워 시장 넓힌다
[단독] 이반 마람비오 칠레신선과일수출협회장 “한국은 과일 판매처 아닌 상품개발 파트너”…블루베리 앞세워 시장 넓힌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9.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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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포도 중심에서 블루베리·레몬·키위로 포트폴리오 확대
냉동과일·퓌레·음료·베이커리 원료 등 한국 기업과 공동개발 모색
“장거리 운송 품질은 공급망 공동책임…계약 규격과 이력 데이터로 해결”
물·에너지·측정 중심 지속가능성 강화…2026년 산업 보고서 발간 추진
이반 마람비오 칠레신선과일수출업자협회장

칠레 과일산업이 한국을 신선과일 판매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새로운 상품과 용도를 함께 개발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체리와 포도에 집중됐던 수출 품목을 블루베리·레몬·키위로 넓히는 한편, 한국 식품·외식기업과 냉동과일, 퓌레, 음료, 디저트, 베이커리 원료 등 부가가치 상품을 공동 개발해 수요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차세대 품목은 블루베리다.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의 계절적 이점을 활용해 한국산 과일의 생산 공백기에 신선과일을 공급할 수 있지만, 단순히 출하시기가 다르다는 점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칠레 과일업계의 판단이다. 한국 소비자와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품종과 품질, 상품 상태, 규격을 안정적으로 충족해야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장거리 해상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편차에 대해서는 생산자와 수출업체, 수입업체, 유통업체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산·수확·포장·예냉·보관·선적부터 한국 도착 후 콜드체인과 유통 관리까지 모든 단계가 연결돼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이력 추적 정보와 선적 기록, 계약상 품질 규격을 토대로 원인을 확인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속가능성 전략도 선언보다 측정과 공개에 무게를 뒀다. 물 부족에 대응한 효율적 관개와 해수 담수화,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 토양·생물다양성 보호, 책임 있는 농약 및 노동 관리 등을 추진하고 관련 성과를 산업 차원에서 보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푸드아이콘은 8일 서울에서 열린 ‘칠레-북아시아 비즈니스 서밋 2026’을 계기로 이반 마람비오(Iván Marambio) 프루타스 데 칠레(Frutas de Chile) 회장을 단독으로 만나 한·칠레 FTA 이후 한국 시장의 성과와 차세대 전략 품목, 장거리 운송 품질관리, 한국 기업과의 상품개발,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들었다.

다음은 이반 마람비오 회장과의 일문일답.

Q1. 한·칠레 FTA 22년, 한국 시장에서 칠레산 과일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칠레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다. 협정 발효 후 20년 이상이 지났지만 일부 대표 품목을 제외하면 칠레산 과일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가장 아쉬운 성과는 무엇이며, 이를 바꾸기 위해 2026~2027년 어떤 품목을 우선적으로 육성할 계획인가.

"한·칠레 FTA는 양국 교역을 위한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다. 칠레산 과일은 포도와 체리 등의 품목에서 한국 소비자에게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다.

하지만 상품의 다양성과 소비자 인지도 측면에서 한국 시장에는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2026~2027년에는 기존 주력 품목의 입지를 계속 강화하는 동시에 블루베리와 레몬, 키위 등으로 상품 구성을 확대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 수입업체 및 유통업체와 출하시기, 품질, 판촉, 소비자 정보 제공 등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다. 적절한 상업적 기반 없이 물량만 확대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장기적인 시장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Q2. 체리에 이은 차세대 주력 품목은 무엇인가.
한국 소비자는 칠레산 과일을 주로 체리와 포도로 인식한다. 블루베리, 레몬, 키위, 사과 가운데 체리에 이은 차세대 전략 품목은 무엇인가. 한국산이나 다른 국가에서 수입된 과일과 경쟁할 때 가격과 품질, 수확·선적 시기 측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점은?

"체리와 같은 규모나 인지도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단일 품목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품목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더욱 폭넓은 과일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블루베리는 한국 시장에서 특히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입지를 강화하려는 핵심 품목 중 하나다.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는 한국의 과일 생산시기와 겹치지 않는 계절에 신선한 과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중요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계절적인 이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국 소비자와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품종과 품질, 상품 상태, 세부 규격을 충족해야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블루베리와 레몬, 키위는 각각 소비되는 상황과 출하시기가 다르다. 체리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소비자 수요와 물류 여건, 균일한 품질, 사업성을 토대로 한국 수입업체 및 유통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Q3. 한국 도착 후 발생하는 품질 편차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
칠레산 과일은 장거리 해상운송을 거치기 때문에 같은 품종이라도 유통 현장에 도착했을 때 당도와 경도, 숙도 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산지 선별과 선적부터 검역, 국내 유통에 이르기까지 어떤 데이터를 추적하나. 과일이 요구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수입업체나 소비자를 위한 품질보증 또는 보상체계가 마련돼 있나.

"품질은 공급망 전체가 공동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이다. 수출업체는 생산과 수확, 포장, 예냉, 보관, 선적 단계에서 품질관리를 시행한다. 과일이 한국에 도착한 뒤에는 수입업체와 유통업체도 필요한 콜드체인과 취급 조건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력 추적 정보와 선적 기록을 활용하면 품질 저하가 어느 단계에서 발생했는지 관계자들이 조사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거래 당사자들이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사전에 합의한 규격과 계약 절차에 따라 해결한다.

프루타스 데 칠레의 역할은 우수 관리기준과 품질 기준을 확산하고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는 산업협회이므로 개별 선적 물량의 판매자나 품질보증 주체는 아니다.

결국 칠레 과수원에서 한국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품질을 유지하려면 공급망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신선도와 외관, 맛, 균일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매우 높은 한국 시장에서는 이러한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

Q4. 한국을 판매시장이 아닌 상품개발 파트너로 볼 의향이 있나.
그동안 칠레산 과일 캠페인은 신선과일 소비 촉진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한국 식품·외식기업과 협력해 음료와 디저트, 냉동과일, 베이커리 원료 등 가공식품 분야를 개발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 기업과 공동 상품개발이나 식품원료 공급계약을 추진할 계획이 있나.

"그렇다. 우리는 한국을 신선과일의 수출시장일 뿐 아니라 새로운 상품과 형태, 용도를 함께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

한국 기업은 식품 제조와 외식, 유통 혁신, 베이커리, 음료, 디저트, 간편식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는 신선과일은 물론 냉동과일과 퓌레, 식품원료, 소분·개별포장 제품 등 부가가치 상품에도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이번 비즈니스 서밋도 칠레 수출업체와 한국 바이어를 연결해 실질적인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과의 관계에서 “신선과일을 얼마나 많이 판매할 수 있는가”만 질문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칠레 생산업체와 한국 기업이 함께 무엇을 개발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과일을 소비하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수요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양국의 교역관계를 더욱 깊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Q5. 기후위기 속에서 칠레 과일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한국의 유통업체와 소비자는 포괄적인 선언보다 물 사용량과 탄소배출량, 농약 관리, 노동환경 등에 관한 검증 가능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 수출되는 과일에 적용할 공통지표나 인증 기준이 있나. 한국 유통업체의 ESG 조달 기준과 연계할 계획도 있는가.

"지속가능성은 증거와 측정,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단순한 주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칠레 과일산업에서 특히 중요한 분야로 물과 에너지, 측정 등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칠레는 장기간 물 부족을 겪으면서 농업 부문에서 효율적인 관개시설과 수자원 관리 개선, 제한된 물로 더욱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효율적인 관개는 현대 칠레 과일 생산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담수화와 대체 수자원 개발에도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칠레의 지리적 특성과 기후변화의 영향을 고려하면 담수화한 해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더욱 그렇다. 이는 칠레가 기후변화에 구조적으로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칠레는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높였다. 현재 재생에너지가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약 60%를 차지하며, 어떤 날에는 그 비중이 100%에 근접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환은 농업 생산과 칠레 경제 전반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부문의 환경발자국을 점차 줄이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은 물과 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토양과 생물다양성 보호, 책임 있는 농약 사용, 환경 영향 저감, 포장 개선, 이력 추적, 책임 있는 노동관행도 포함한다.

중요한 것은 관련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루타스 데 칠레는 2024년 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현재 2026년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포괄적인 선언에서 벗어나 측정 가능한 지표와 투명성, 지속적인 개선으로 나아가기 위한 작업이다.

칠레 과일산업이 지속 가능한 이유는 특정 인증이나 하나의 사업 때문이 아니다. 효율적인 관개와 수자원 관리, 재생에너지, 새로운 수자원 확보, 책임 있는 농업 관행, 이력 추적, 그리고 성과를 측정해 공개적으로 보고하려는 업계 공동의 노력이 생산방식 전반에 통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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