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주는 안정감, 뇌가 먼저 반응”…농진청, 3차원 실험으로 첫 입증
“식물이 주는 안정감, 뇌가 먼저 반응”…농진청, 3차원 실험으로 첫 입증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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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와 공동 연구…식물 종류별 뇌 활성 패턴까지 규명
관엽·채소 등 치유 목적에 따른 식물 선택 기준 근거 마련

식물이 주는 편안함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실제 뇌의 반응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식물의 입체적(3차원) 시각 자극이 인간의 정서 안정과 인지 부담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치유농업과 푸드테크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가천대학교 뇌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원예식물의 3차원 시각 자극이 인간의 뇌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3차원 원예식물 영상과 건축물 등 인공물 영상을 각각 보여주고,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해 뇌 활성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생동감 있는 식물 영상을 볼 때는 감정과 관련된 뇌 영역이 활성화되며 정서적 안정 반응이 나타났다. 반면 인공물 영상을 볼 때는 정보를 처리하는 인지부하 영역이 활성화됐다.

특히 인공물 자극 시 뇌 활성 면적은 식물 영상보다 약 27% 더 넓게 나타났다. 이는 뇌가 인공물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의미로, 식물이 상대적으로 ‘편안한 자극’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점도 확인됐다.

관엽식물을 볼 때는 뇌의 기본 휴식 상태와 관련된 DMN(Default Mode Network) 영역이 활성화됐다. 이는 긴장을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하는 반응으로 해석된다.

채소를 볼 때는 운동 계획과 실행에 관여하는 ‘좌측 중심앞이랑(Precentral Gyrus)’이 활성화됐다.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행위에 대한 경험과 연상이 작용해 행동 동기를 자극한 결과로 분석된다.

꽃의 경우 색과 형태를 인식하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뇌 영역이 활성화됐다. 다양한 색상과 구조가 시각적 즐거움을 유도하고 기분을 고양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사진 등 2차원 이미지나 설문 중심이었던 기존 연구를 넘어, 3차원 영상 자극에 따른 뇌 반응을 정밀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상자의 상태와 목적에 따라 적합한 식물을 선택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광진 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설계 시 식물 소재를 선택하는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식물 기반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자연 친화적 감성의 영역을 넘어, 식물이 인간의 뇌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적 자원’임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치유농업은 물론 실내 공간 디자인, 웰니스 식품·서비스 산업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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