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보험료 올릴 것인가, 설탕 과다에 책임 물을 것인가”
[핫이슈] “보험료 올릴 것인가, 설탕 과다에 책임 물을 것인가”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2.12 1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 ‘건강권 강화·의료격차 해소’ 위한 설탕과다사용부담금 공식 제언
12일 국회 정태호 의원 주최로 열린 '설탕과다사용부담금 국회토론회'에서 설탕 과다 섭취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을 정책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설탕 과다 섭취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을 정책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

윤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건강문화사업단장)는 12일 국회 정태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설탕과다사용부담금 국회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보험료 인상으로 대응할 것인지, 과다 사용 제품에 책임을 묻는 예방 정책으로 전환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을 건강권 강화와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구조적 정책으로 제안했다.

■ “첨가당, 만성질환 촉진 요인...청년 당뇨 10년새 두 배”

윤 교수는 먼저 첨가당의 건강 영향을 수치로 제시했다. 전 세계 50만 명 이상을 분석한 메타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350ml의 첨가당 음료를 추가 섭취할 경우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25% 증가한다.

국내에서는 최근 10년간 청년층 당뇨병 유병률이 두 배로 늘었다. 2023년 기준 국민 5명 중 1명, 학령기·청소년·20대의 경우 3명 중 1명이 WHO 권고 기준을 초과해 당류를 섭취하고 있다. 특히 음료류, 과자·빵류 등 가공식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10년간 청년층 당뇨병 유병률은 두 배 증가했다. 가당 음료 섭취는 치매·우울증 위험 증가와도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

윤교수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21년 기준 15조 6천억 원으로, 흡연과 음주로 인한 비용을 넘어섰다."며 “초가공식품 증가는 사망률 증가와도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윤 교수는 “첨가당 과다 섭취는 개인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공중보건 문제”라고 말했다.

■ 초고령사회,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윤 교수는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건강수명은 기대수명보다 약 13년 짧다고 지적했다. 이는 만성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기간이 길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그는 건강 결정 요인에 대해 “사회적 환경이 55%, 행동 요인이 30%를 차지한다”며 “유전(5%)이나 의료서비스(10%)보다 생활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윤교수는 이어 “첨가당 과다 섭취→ 만성질환 증가→ 의료 이용 증가→ 의료비 증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보험료 인상을 선택할 것인지, 예방 정책으로 구조를 바꿀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세계 120개국 시행… 가격 33% 오르면 소비 33% 감소”

윤 교수는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이 이미 국제적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WHO는 2016년 가당음료 가격의 20% 이상 부과를 권고했으며, 최근에는 2035년까지 50% 인상을 목표로 상향 조정한 점을 강조하고, 현재 120여 개 국가가 설탕 관련 부담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2018년 ‘청량음료산업부담금(SDIL)’ 시행 이후 △첨가당 음료 매출 33% 감소 △당 함량 47% 감소 △25년간 약 8조 1천억 원 비용 절감 예상의 효과를 거뒀다.

미국 5개 주에서도 가격 33% 인상 시 소비 33% 감소가 나타났다. 가격탄력성은 약 1.0 수준으로, 정책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됐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 건강 불평등 완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 "제로 음료도 안전지대 아니다… 단맛 중독 구조 차단해야”

윤 교수는 설탕 사용 감소와 함께 확산된 인공 감미료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말했다.

WHO는 인공 감미료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국제암연구소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 대규모 추적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 음료 섭취로 △전체 사망률 13% 증가 △심혈관질환 사망률 26% 증가 결과가 보고됐다.

전 세계 설탕세 적용 국가의 약 75%가 다이어트 음료에도 동일하게 부담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단맛 중독’을 차단하려는 정책적 판단이다.

윤 교수는 “설탕을 인공 감미료로 단순 대체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국민 80% "정보 알면 찬성"… 보험료 인상보다 부담금 선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탕세 관련 정보를 제공한 후 80% 이상이 도입에 찬성했다.

건강보험료 인상과 비교할 경우 84%가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을 선택했다. 기업 대상 조사에서도 67%가 찬성했으며, 의료계 찬성률은 90% 이상으로 나타나 정책도입 가능성을 뒤받침했다.

윤 교수는 “국민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으면 합리적 결정을 한다”고 강조했다.

부담금 활용처로는 △청소년·노인 건강 지원 △저소득층 건강 형평성 강화 △필수 공공의료 확충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강화 등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

■ “세금 아닌 ‘과다사용 부담금’… 산업 전환의 기회”

윤 교수는 “모든 설탕 제품이 아니라 과다 사용 제품에만 부과하는, 세금이 아닌 목적성 부담금”이라며 명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은 단순 조세 논쟁을 넘어 건강권 강화, 건강 불평등 해소,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예방 중심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이를 산업 위축 정책이 아니라 식품산업의 대전환 기회로 제시했다. 단맛 중심 제품에서 건강 중심 제품으로의 전환, 친건강 식품 R&D 지원, 건강 포인트 인센티브 도입 등과 연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 교수는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은 국민과 기업이 함께 상생하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 정부·산업계·시민사회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건강한 식품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보험료 인상인가, 건강한 미래를 위한 예방 투자 전환인가. 윤 교수의 제언은 그 선택을 묻는 메시지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