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인명사고는 총체적 무책임 경영 탓...근본대책 마련해야"
"SPC그룹 인명사고는 총체적 무책임 경영 탓...근본대책 마련해야"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2.10.28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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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도 작업자 사망사고 기계와 유사한 설비 개선않고 사용
SPL 제빵공장 사건 후 8일 만에 샤니에선 손가락 절단 사고 발생
안전불감증에 안일한 대응까지...화난 소비자들 제품 불매운동 확산
녹소연, "부당노동행위·인권탄압·가맹점갑질 등 조속 개선" 성명 발표

국내 식품재벌인 SPC그룹의 무책임하고 총체적으로 부실한 안전관리에 화난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식품 안전관리와 근로자 작업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이하 녹소연)는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 종사자가 기계설비에 빨려들어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지 8일만에 핵심 계열사인 샤니 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며 그룹 회장의 형식적인 사과를 비웃듯 예견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소연은 이와 관련, 27일 성명서를 내고 “SPC그룹은 생산 단계부터 투명성을 확보하고 식품 안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근로자의 작업 위해환경에 대한 조속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최종 식품을 위해 안전하고 깨끗한 작업환경과 기업윤리를 요구하는 한편 근로자를 위한 안전한 생산 환경과 근무시간을 법에 근거해 보장하고 개선할 것을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을 프랜차이즈 영업 손실에 대한 실질적 보상안을 마련하고 프랜차이즈 갑질 유사 행위를 원천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완화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식약처의 식품안전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강화할 것도 요청했다.

녹소연에 따르면 SPC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던킨도너츠 역시 이번에 인명 사고가 발생한 제빵회사와 흡사한 일종의 대형 믹서기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데, 크기와 작동원리가 개선되지 않은 채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노동자의 안전사고 우려가 큰 실정이다.

녹소연은 SPC그룹의 문제를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고려가 제대로 되어 있느냐는 점과 △식품 생산과정의 불투명성, △프랜차이즈와 고용 관계에서의 불공정성 등 크게 세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SPC는 평택공장 사건 외에도 일주일전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계 설비에 끼는 유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 요인을 관리감독자에게 즉각 보고하고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관련 보도내용을 은폐하려 하는 등 너무도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들을 외면하고 있다.

녹소연은 또 지난해 던킨도너츠 공장내 기계설비에 눌러붙은 기름때와 곰팡이 등 엉망인 위생관리 문제가 내부고발로 드러난 당시 점검과 환풍기 바닥청소 등 개선과정에서도 도너츠를 계속 생산해 소비자에게 위해를 가한 것과 이번 인명사고 후 아랑곳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하도록 조치한 것은 일맥상통하는 행위로서 기업윤리상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주에게는 철저한 위생상태 요구하는 등 상반된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녹소연은 식품위생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식약처에서 면밀히 조사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정부는 기업의 이윤에 앞서는 근로환경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고 재벌·대기업 경영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오류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SPC는 2017년 파리바케뜨 불법파견 문제에 대응해 3년내 본사와 동등한 임금을 맞추는 것은 물론 부당노동행위 책임자를 처벌하기로 약속했지만 4년이 지나도록 셀프 이행만을 외친채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녹소연은 이로인해 소상공인들인 SPC 프랜차이즈들의 큰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SPC그룹은 가맹점주에게 제공되는 사업자용품의 할인 등 영업손실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요청했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던킨도너츠의 경우 가맹점에 아메리칸 컵뚜껑과 트레이 종이 등을 시중가보다 2배 이상 비싸게 공급하고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등 갑질 문제도 제기됐다.

녹소연은 국민의 사랑을 커온 빵 기업이 감사함을 모르고 특혜와 이익 위주의 기업 운영으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며 SPC그룹은 이번 안전 불감증의 부당노동행위, 인권탄압, 소비자안전 무시, 프랜차이즈 갑질 등 불공정 행위까지 일련의 일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녹소연은 앞으로 SPC의 행보와 정부의 단계별 개선 조치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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