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ESG경영]②지속가능한 환경·동물복지 문제 해결 위해 대체육 연구 활발
[특집-ESG경영]②지속가능한 환경·동물복지 문제 해결 위해 대체육 연구 활발
  • 김민 기자
  • 승인 2021.06.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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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준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 '대체육 국내외 연구 및 기술 동향'서 밝혀

최근 지구온난화로 탄소중립이 전세계적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시작된 'ESG 정책'으로 세계 각국이 환경의 중요성에 더욱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이니셜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이 3가지를 중시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일종의 투자철학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에 주로 관심을 가졌다면, ESG는 기업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때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국내 식품산업의 '친환경'에 대한 국내외 동향과 발전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미래를 위한 그린 시그널, 식품산업 ESG를 더하다'를 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를 지난 17일 온라인 행사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식품과 포장, 산업 카테고리의 각 부문에서의 친환경을 짚어보는 'Green in Food', 'Green in Packaging', 'Green in Industry'의 3 세션으로 진행됐다. 식품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네슬레 Chris Hogg 부사장의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네슬레의 도전'이라는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CJ제일제당, 풀무원, 마켓컬리 등 국내 대기업과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독일농업협회(DLG), 고려대학교 관계자들이 각각 주제발표한 후 청중과 질의 응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국내 식품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한재준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가 '미래를 위한 그린 시그널, 식품산업 ESG를 더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11회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컨퍼런스에서 대체육의 국내외 연구 및 기술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대체육의 필요성...UN보고서, "5년 후 실제육 시장의 10% 차지"

계속적인 인구 증가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육류의 소비량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미래 육류 소비량이 공급량을 앞지르는 불균형 현상을 보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소재가 필요하다는 데서 대체육 연구의 배경이 되었다. 

우리가 실제로 섭취하는 고기, 즉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실제육'이 부족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미래에는 목축이나 축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줄어들 것이고, 여기에 환경과 동물의 복지·윤리와 관련된 문제 등등의 원인에 의해서 대체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여러 학자 또는 언론을 통해 많이 발표되고 있다.

UN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약 5년 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체육이 실제육의 약 10%까지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40년에는 실제육과 대체육 시장이 1:1 거의 반반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실제육을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식품으로 정의되는 대체육은 크게 두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고, 세포 배양을 통해서 얻는 배양육이 있다. 

식물성 대체육은 말 그대로 식물로부터 어떠한 단백질 소재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계적인 장치를 이용해서 실제육과 비슷한 또는 유사한 조직감과 맛, 향을 집어 넣어 만든 제품이 식물성 대체육이다.

이에 반해 배양육은 동물 세포를 취해서 체외 배양을 통해 얻는 것이다. 보다 쉽게 설명하면, 우리가 동물로부터 조직 세포를 얻은 다음, 그 조직세포로부터 줄기세포를 분리해서 배양을 하고, 이 배양된 조직에서 나온 줄기세포가 근섬유나 근육세포가 되도록 분화를 촉진시켜 얻는게 배양육이다.

여기에 착색하고 지방을 혼입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Cultured Meat, 즉 배양육이다.

대체육 관련 국내외 법규...국가마다 다르고 'meat' 용어 사용 논란도

대체육에 대한 법규나 규제, 규정은 세계 각국별로 각기 다르고 여전히 혼란한 상태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식물성 대체육은 대부분 식용 소재로 만들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배양육의 경우 FDA와 USDA에서 공동으로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유럽연합은 신규물질 규정이라는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배양육 등의 대체육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모두 'meat', 즉 육류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상당히 제한적이고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대체육에 대한 어떠한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체식품에 대한 안전관리 규제나 첨가물 규제와 같은 가이드라인이 2025년까지 만들어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육의 영양성분 불균형·기호도 등 지속적 연구 필요

우리가 먹는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실제육은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이다. 배양육 역시 가격도 상당히 비싸고, 대량생산 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식물성 대체육은 원료가 저렴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실제육의 경우 환경적인 문제와 동물복지와 같은 윤리 면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대두되고 있는 반면에 배양육이나 식물성 대체육의 경우엔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건강상의 문제를 따져보면, 먼저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볼때 배양육이나 식물성 고기는 실제 동물성 단백질과는 다른 조성이기 때문에 영양성분의 불균형이나 또는 어떠한 미흡한 성분이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호도 면에서 소비자들은 당연히 실제육을 선호하고 있다. 배양육이나 식물성 고기의 경우 현재의 기술로서는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 맛이 없거나 기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체육 관련 해외 연구·기술 동향...단백질원·공정·맛 등 3 주제로 진행

최근 30년동안의 해외 연구 자료를 살펴본 결과 연구동향은 크게 세가지 주제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주제는 단백질원이다. 기존에는 대두나 완두, 밀 단백질을 이용해서 여기에 전분을 섞어 기계적인 장치를 이용해 식물성 대체육을 만들었다. 최근의 연구 동향은 대두와 같은 콩이 주는 이미이취를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단백질원들을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렌탈콩이나 병아리콩, 녹두와 같은 성분들을 이용하고 있다.

미생물 유래, 즉 곰팡이나 세균이 만들어내는 단백질원을 이용하는 연구도 상당히 활발하다. 그리고 해양생물 중에 microalgae와 같은 미세조류를 단백질원으로 이용해서 대체육을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두 번째 연구 카테고리는 기계적 장치, 즉 공정에 대한 연구이다. 식물성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압출성형기를 이용해서 실제육에 가까운 조직감, 즉 씹힘성을 부연하는 제품이다. 

유럽의 특정 그룹에서는 전단 셀기술을 이용해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장치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최종적으로 얻는 대체육의 식감, 질감, 조직감이 다양하게 구현되는 연구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 번째는 맛과 향에 대한 연구다. 소비자 기호도,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 세 번째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식물성 대체육의 원료가 되는 콩, 콩이 주는 이미와 이취를 제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 또는 GMO 연구를 통해서 콩의 이미이취가 제거된 소재를 이용하는 등의 연구들이 활발하다.

식물성 대체육에서 또 하나의 문제점인 고기 맛, 즉 피맛을 구현하기 위해서 식물소재로부터 헤모글로빈을 얻는, 레그헤모글로빈과 같이 콩과식물로부터 추출하는 소재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 소재의 탐색에 대한 연구

먼저, 대두, 완두, 밀 등의 단백질을 렌탈콩이나 완두, 땅콩 또는 아예 다르게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단백질과 해양 미세조류로부터 얻은 단백질원을 가공해서 대체육을 만드는 연구들이 상당히 활발하다.

두 번째는 압출성형기에 대한 공정 연구이다. 가운데 있는 이 그림이 기계를 이용해서 식물성 단백질로부터 실제육의 식감에 가깝게 가는 어떠한 분자구조를 쉽게 설명한 것입니다. 콩 단백질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뭉쳐져 있는 구형인데, 이러한 식물성 단백질에 수분을 가하고 고온에서 높은 압력을 주면 단백질 배열이 길게 방향성을 띠면서 늘어지게 된다.

섬유상 단백질 분자구조를 재배열한 다음 마지막 단계에서 가교결합을 유도해서 실제육에 가까운 분자구조를 구현하는게 이 압출성형기를 이용하는 연구다. 유럽의 몇몇 연구팀들은 쉬어셀테크놀러지라고 하는 전단셀 기술을 이용해서 이러한 동일한 방향성을 띠는 섬유상 단백질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이미이취를 제거하는 연구이다. 식물성 단백질이 주는 소비자의 거부감, 그 향이나 맛이 되는 것들을 제거한다든지 아니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실제육의 맛과 향을 식물 소재로부터 추출해서 적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실제 통계자료를 보면 소비자들이 식물성 고기를 싫어하는 이유,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 물어보면 60% 이상이 단순히 '맛이 없다'이다. 실제육에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논문을 리뷰한 결과 콩의 이미이취를 제거하는 방법은 물리적, 화학적, 또는 생명공학적 관점에서 18가지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양육 관련 연구 동향

배양육 관련 연구 동향 역시 세가지 테마를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세포와 관련된 연구다. 조직세포로부터 줄기세포를 얻고 이것을 분화시켜서 근섬유를 얻는 것이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이다. 셀분화를 촉진시켜 운명을 결정하는 연구가 난제인데 최근 이것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두 번째 연구테마는 배지, 또는 배양기와 관련된 연구이다. 배양육이 비싼 이유는 이 특정한 배지와 배양기의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세포를 배양하기 위해서 필요한 영양성분, 그리고 특정한 환경에서 세포가 죽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배양되고 분화되도록 유도하는 세포 배양기와 관련된 연구도 매우 중요하고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지지체와 관련된 연구다. 이렇게 얻는 근섬유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식품을 얻기 위해서는 덩어리 또는 특정한 형태의 구조를 띠어야 만족하는 식감을 얻을 수 있다. 세포를 붙여서 자라게 하는 운동장 역할을 하는 것이 스카폴드(scaffold), 즉 지지체이다. 이 지지체를 삼차원 또는 고차원적인 구조를 만든다면 우리가 원하는 형태나 식감의 배양육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식물성 대체육을 만드는 기술 중 익스트로더나 전단셀 기술,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다면 보다 다양한 모양과 물성을 지닌 지지체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연구도 핫토픽에 해당한다.

지금까지는 해외의 경우이고, 국내에서의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연구동향은 많이 뒤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연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가나 기업에서도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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