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ESG경영]③네슬레의 '넷제로(Net Zero) 로드맵'... 2050년까지 모든 사업서 탄소 제거
[특집-ESG경영]③네슬레의 '넷제로(Net Zero) 로드맵'... 2050년까지 모든 사업서 탄소 제거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1.06.2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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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 2025년 20%, 2030년 50% 저감 계획...식품시스템 전반 개선
식품 원료에서 재생에너지-재활용포장재-저탄소제품-물류까지 실천 계획 수립
Chris Hogg 부사장 '탄소중립으로 가는길! 탄소발자국 줄이기 위한 네슬레의 도전'

최근 지구온난화로 탄소중립이 전세계적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시작된 'ESG 정책'으로 세계 각국이 환경의 중요성에 더욱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이니셜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이 3가지를 중시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일종의 투자철학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에 주로 관심을 가졌다면, ESG는 기업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때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국내 식품산업의 '친환경'에 대한 국내외 동향과 발전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미래를 위한 그린 시그널, 식품산업 ESG를 더하다'를 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를 지난 17일 온라인 행사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식품과 포장, 산업 카테고리의 각 부문에서의 친환경을 짚어보는 'Green in Food', 'Green in Packaging', 'Green in Industry'의 3 세션으로 진행됐다. 식품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네슬레 Chris Hogg 부사장의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네슬레의 도전'이라는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CJ제일제당, 풀무원, 마켓컬리 등 국내 대기업과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독일농업협회(DLG), 고려대학교 관계자들이 각각 주제발표한 후 청중과 질의 응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국내 식품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설립된 지 150년이 넘었고, 직원만 27만 3천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가 2050년까지 사업에서 탄소를 제거하기로 약속했다.

이러한 야심찬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세대의 '유산 프로젝트'를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 네슬레의 선조들은 지속가능한 사업을 해야만 성공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유산으로 대물림되고 있다. 앞으로 네슬레에서 일하게 될 미래세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가족과 파트너, 지역사회를 위해서 네슬레는 유산을 만들어가고 있다.

네슬레는 탄소 전환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네슬레는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사업의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탄소 줄이기 실천 안하면 지구와 사업을 위험에 몰아넣을 것"

물론 아직 문제에 대한 답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는 않는다. 네슬레의 마크 슈나이더 CEO는 현재 상황을 두고 '업계 리더들이 봐야할 진실의 순간'이라고 했고, 또 '행동을 주저하는 쪽을 택하는 사람들은 지구와 그들의 사업을 위험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사고 싶어 하지도, 또 우리와 교류하고 싶어 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세하게 계획을 수립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해야 한다. 그래서 네슬레는 넷제로 로드맵을 수립했다. 그리고 중요한 기점이 되는 마일스톤을 설정했다.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낮출 것을 약속했고, 30년까지는 50%를 줄이는 동시에 사업 성장도 이뤄낼 것이다.

이를 위해 네슬레의 모든 사업 부문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다운스트림, 업스트림 공급망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제품도 현재 시판중인 것에서부터 혁신개발 단계에 있는 것에 이르기까지 살펴볼 것이고, 변화를 통해 탄소발자국을 줄여나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면서 사람이 기후행동의 중심에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네슬레는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식품시스템 전반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큰 회사인 만큼 규모를 활용해 필요한 변화를 추진할 것이고 또한 솔선수범 해나갈 것이다. 네슬레가 이러한 여정을 시작했을 때 탄소전문가들은 회사의 모든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회사가 성장하면 회사의 탄소배출량도 늘어갈 수 밖에 없다. 네슬레는 탄소배출감소 기준년도를 2018년으로 정했고, 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할 것이다. 이런 약속은 회사의 모든 활동에 적용된다. 직간접적인 탄소배출 모두에 적용된다는 의미이다. 농가구에서 제품판매대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넓다. 또 농민들의 원료에도 적용된다.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서 기조로 삼은 것은 바로 '과학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다. 또 네슬레는 지구 온난화를 산업혁명 이전 수준과 비교해서 1.5℃ 이하로 제한하려는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 있어서 한국정부와 뜻을 같이 하고 있고 또 전세계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네슬레는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을까?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공장 내 에너지 효율부터 시작된다. 에너지 집약적인 공정을 줄여나가는 것이 그 일환이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친환경에너지 공급업체들과 국가 전력 그리드를 통해서 협업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자체전력을 태양열과 풍력을 통해 생산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정부가 야심차게 친환경에너지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세계최대 해양풍력 단체를 추구하고 있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네슬레의 포장을 보겠다. 제품의 유통과 보관에 필수적인 부분인 포장 자체도 탄소 배출원 중 주요한 배출원이다. 저탄소에너지원의 사용을 늘려서 포장을 생산할 것이며, 디자인도 재활용이 쉬운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다. 한번 쓴 포장은 낭비되지 않고 가치있는 자원으로 인식되면서 다시 한 번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류 부문도 화석연료를 사용한 운송에서 탈피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배기가스 저배출 또는 무배출 운송수단으로 전환할 것이고다. 이 부분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여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유형의 차량을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차량의 동력을 제공하는 인프라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아시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네슬레의 탄소발자국 70% 이상이 농업 공급망에서 나온다.

향후 10년간 2억 그루 나무 식재로 수백톤 탄소 제거 약속

그래서 네슬레는 소싱을 지속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엄청난 양의 프로젝트를 현재 계획 중이며, 농업 부문 혁신에서 탄소 저감에 이르는 다양한 부분을 다룰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수립하고 있고, 축산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그 예이다. 또 구매하는 원자재도 산림 파괴나 벌채와 연계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산림 파괴에서 탈피해 산림녹화로 나아갈 것이다. 네슬레는 2억 그루의 나무를 향후 10년간 식재한다는 약속을 했다. 수백톤의 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할 것이다.

식물기반 대체육·대체유제품 개발·그린커피 등 제품 포트폴리오도 연계

네슬레는 사업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제품 포트폴리오도 이런 목표와 연계할 것이다. 저탄소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사람과 지구 모두에게 이롭다. 우리의 식품 전문가들이 다양한 식물기반 제품을 만들었다. 식물 기반이라고 해서 동물기반 식품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버거, 소시지, 치킨, 베이커 등 고기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맛있는 대체육을 개발했고, 새로운 식물 기반 유제품 대체품도 만들었다.

또 스타벅스가 있는 한국인들에게 우리가 훌륭한 커피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네스프레소,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등 네슬레 브랜드 커피 한 잔 마다 탄소 중립을 내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런 '그린 커피'를 지속하는 방식으로 소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지속가능성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면서 지금까지 배운 교훈 다섯가지를 공유하겠다.

먼저 데이터가 중요하다. 오늘날 세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있어서도 데이터가 중요하다. 견고한 데이터는 분별 있는 의사결정을 하게 해준다. 우리 네슬레의 재무회계 시스템은 수백년 동안 유지해왔다.

그런데 지속가능성이라는 비재무적인 KPI는 기존의 재무 KPI와 다르다. 이 새로운 KPI 정보를 보고하는데 있어서 재무정보 보고체계처럼 완전한 체계가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 우리 지속가능성의 진전 사항들을 정확하게 측정하고자 하고 있다. 이렇게 비재무적인 KPI 보고체계를 개발하고 표준화 하는데 노력을 쏟고 있다. 더 양질의 데이터가 있을수록 더 나은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교훈은 많은 회사들이 내부적으로 어떻게 하면 탄소저감 어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가에 대해 논의하는데, 이것은 새로운 주제이고 복잡하고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기후프로젝트는 완전한 편익을 달성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게 되어 있다. 네슬레는 기업들이 농업계획 활동에 펀딩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활동들은 과학을 근거로 해야 할 때도 있는데 과학이 기반한 계획활동은 아직 초기 단계이다. 그래서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속가능성 투자가 최대한의 가치를 제공하도록 하려면 계획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래서 네슬레는 2025년과 2030년을 기준으로 달성할 계획을 만들었다. 계획을 수립해야만 이것이 정말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깨닫고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긍정적인 기후솔루션에 대한 투자 유인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 네슬레는 저탄소 재생농업을 달성하고 기후친화적인 제조 인프라를 만들고자 한다. 민간부문이 이 기후 변화 어젠다를 바르게 이해하고 진행한다면 정부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노력에 상당히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는 종종 선행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 보통 투자를 하면 그에 대한 수익률이 있는데 투자자가 원하는 만큼 수익률이 빨리 나오지 않을 수가 있다.

신기술에 투자할 때도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다. 규제당국과 정부가 불확실성을 제거할수록 민간부문도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 과거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전기차에 언제 투자하고 추진해야 하는지 그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 정부가 전기차 추진 내지는 판매 시점을 정해준다면 민간부문 입장에서는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환경문구 기준 필요...정직한 에코라벨 가리는 척도

네 번째 교훈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환경문구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용이 높고 또 복잡한 투자를 통해서 비즈니스의 변화를 추진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기업들은 그린워싱 즉 친환경 기업인 것처럼 위장하려는 유혹이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이 옹호하지 않는 가치를 옹호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구입하는 제품이 정말 이로운 것인지, 즉 공정하고 진실된 것인지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모든 친환경 주장을 할 때에는 실질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전세계에 450개가 넘는 에코라벨이 있는데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라벨이 되려면 기업들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실천적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려움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교훈으로,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격려해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팀들과 로드맵에 대해 회의할 때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필요한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에 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고객에게 우리가 취한 행동의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성공하려면 우리의 비즈니스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어느 부서도 이런 변화를 혼자서 달성할 수 없다. 운영팀, 공급망, 담당팀, 마케팅 팀이 모두 함께 일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대적인 변화로 어려움을 겪을 때에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협업해야 한다. 양질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면 가능하다.

이제 용기를 내어 말은 조금 줄이고 사안의 시급성을 깨닫고 행동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규제당국과 함께 지속가능한 투자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또 정직하고 명확하게, 우리가 친환경 기업으로서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력과 투자에 대한 수익이 창출된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할 수 있다. 이 여정을 우리와 함께 하는 모든 분들께 지속가능성을 기억하면서 일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기업, 정부, 학계, NGO기관 모두 지속가능성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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