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식생활 행태...온라인 구매 국산농산물로 직접 조리한 가정식사 늘어
코로나19가 바꾼 식생활 행태...온라인 구매 국산농산물로 직접 조리한 가정식사 늘어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0.04.2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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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내 직접조리 83% vs 반조리 완전조리식품 구입 16%
농식품 품목별 다양한 조리법 소개로 소비 촉진해야
소비자 구매패턴 맞춘 친환경 농산물 유통채널 다양화도
농진청, 코로나19 영향 농식품 구매패턴 변화 분석결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수요가 크게 줄고 '집밥족'에 의한 배달음식 주문과 직접 조리해 먹기 위한 온라인 농식품 구매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반조리 또는 완전조리 형태의 HMR(가정간편식) 제품의 인기는 덜한 것으로 조사돼 관련 제조업체들의 품질 개선으로 위한 심각한 고민이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가 소비자의 농식품 구매패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농진청 소비자패널 총 985명을 대상으로 식사 형태와 농식품 구매 장소, 구매 품목 등을 온라인 설문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 외식 급감...식사 형태 다양화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급격히 줄고 일명 ‘집밥족’이 늘면서 배달 또는 간편 조리식품을 이용하거나 직접 조리해 먹는 등 형편에 따라 다양한 식사형태를 보였다.

외식횟수를 줄인다는 소비자는 2차 조사 때 82.5%로, 코로나19 초기인 1차 조사 때 보다 7.7%p 증가했다. 특히 단순 식사 목적의 외식(37.1%)보다 사교 목적의 외식(44.3%)을 꺼리는 경향이 심해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수요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후 외식횟수 변화 수준

배달음식 주문 횟수를 줄인 가구는 2차 조사 때 47.3%로, 주문을 늘린 가구 25.2%보다 많았다. 배달음식의 경우 자녀가 있거나 소득이 높은 가구는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자녀가 없거나 소득이 낮은 가구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농식품을 구입해 직접 조리해 먹는다는 가정이 83%를 차지했고, 반 조리(12.4%)나 완전조리(4.6%) 식품을 구매한다는 응답자는 적었다.

온라인·슈퍼마켓·편의점 등 비대면 구매 늘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슈퍼마켓·편의점 등 대면 접촉이 없거나 적은 곳에서의 농식품 구매가 늘었다.

신선․가공식품을 모두 온라인과 슈퍼마켓에서 구입하는 비율이 증가(신선 7.9%P, 가공 7.4%P)한 반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의 구입은 감소(신선 5.9%P, 가공 6.5%P)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농식품 구매과정에서 대인 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걱정하거나 오염된 농식품을 통한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도 9.4%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품을 통한 전파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선농산물 구입 늘고 국산 선호도 높아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신선 농산물의 구입을 늘렸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33.6%로, 구입을 줄였다는 경우(20.5%)보다 13.1%P 많았다.

주로 계란(29.5%P), 곡류(24.1%P), 육류(22.0%P), 채소류(21.1%P), 과일류(13.4%P) 순으로 구입이 늘었다. 또한 가공식품도 구입을 늘린 경우가 39.3%로 줄인 경우(17.1%)보다 22.2%P 많았다. 특히 국산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자가 33.5%로, 낮아졌다는 응답(4.6%)보다 7.3배나 많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농식품 구매 변화(단위: %)

구입의향이 높은 품목은 장기 보관이 가능한 신선 농산물과 가공식품이었다. 신선 농산물 중 3일 이상 저장 가능한 농산물을 구매하겠다고 답한 응답(44.6%)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학교급식 중단으로 갈 길 잃은 친환경 농산물

채소와 과일은 외식과 급식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정과 가공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체로 평년 수준의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

구매 의향 순위 : 신선농산물
구매 의향 순위 : 가공식품

하지만 일선 학교의 개학 연기로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친환경 농산물의 대체 수요처를 찾지 못해 농가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외식수요가 줄어들면서 국산과일은 배와 멜론, 수입과일은 파인애플, 레몬, 자몽이 소비부진을 겪었다. 면역력 증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가정에서 과일 소비는 양호한 편이다.

■ 시사점

농진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단기적으로 품목별 급식중단과 외식감소에 대응한 대체수요 확보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외식․급식용 농산물 중에서 가정용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품목은 공공기관·기업체 급식메뉴에 우선 활용토록 독려하는 한편,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요리 레시피 등을 미디어와 연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적극적이고 정확한 정보제공으로 농식품을 통한 감염 우려를 조기 불식시키고, 면역정보 등 다양한 기능정보 제공으로 수요촉진 기반을 마련해야한다고 충고했다.

장기적으로는, 농산물 판로 다양화를 통한 촘촘한 수요기반 구축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학교급식으로 편중되어 있는 친환경농산물의 유통채널 다양화를 통해 비상상황 발생 시에도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반구축과 온라인 유통 기반 활성화 및 확대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과일 소비 효과가 큰 가정 내 소비 촉진방안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가정 내 식사 횟수와 과일 소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한 만큼 가정 내 식사를 장려하는 사회적 붐 조성과 다양한 간편 요리정보 제공이 이뤄져야한다는 것이다.

농진청 농산업경영과 우수곤 과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마켓과 같은 비대면 경로를 이용한 농식품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농식품의 고른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품목별 다양한 조리법을 소개하고,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구매패턴에 맞춰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채널을 다양화해 촘촘한 소비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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