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 스파이스’는 누구의 상표?…스타벅스 ‘PSL’에서 읽는 미국 식품 브랜드 전략
‘펌킨 스파이스’는 누구의 상표?…스타벅스 ‘PSL’에서 읽는 미국 식품 브랜드 전략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6.09.2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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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설명 이름은 식별력 확보가 관건…스타벅스, 약어 ‘PSL’ 2015년 미국 상표 등록
미국 진출 식품기업, 제품 설명과 브랜드 이름 구분하고 소비자 인식 살펴야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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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을을 대표하는 맛 ‘펌킨 스파이스(Pumpkin Spice)’. 스타벅스뿐 아니라 던킨, 트레이더 조 등 여러 기업이 이 표현을 내건 시즌 상품을 선보인다.

인기 있는 제품명이라고 해서 한 기업이 그 말을 독점할 수 있을까. 미국 상표 제도에서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맛을 알려주는 표현인지, 특정 기업의 상품을 구별하게 하는 이름인지가 핵심이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은 상표의 식별력을 판단할 때 새로 만든 말, 상품과 관계없는 기존 단어, 상품의 특징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말, 특징을 직접 설명하는 말, 상품 자체의 일반 명칭을 구분한다. 앞의 세 유형은 본래 식별력이 있는 상표로 인정될 수 있다.

반면 원재료나 맛을 직접 설명하는 표현은 소비자가 특정 기업의 상품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입증해야 주상표목록(Principal Register)에 등록할 수 있다. 상품 자체를 가리키는 일반 명칭은 등록 대상이 되지 않는다. 

‘펌킨 스파이스’는 식품·음료의 풍미를 설명하는 데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따라서 이 단어만으로 특정 업체의 상품을 식별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다만 등록 가능성은 어떤 상품에 사용했는지, 소비자가 그 표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등에 따라 심사된다. ‘펌킨 스파이스’라는 말이 모든 상품에서 일률적으로 등록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스타벅스가 등록한 이름은 ‘PSL’

스타벅스는 ‘펌킨 스파이스 라테(Pumpkin Spice Latte)’의 약어인 ‘PSL’을 별도 상표로 확보했다.

USPTO 상표 공보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13년 3월 ‘PSL’을 출원했으며, 이 표장은 특정 글꼴·크기·색상에 한정되지 않는 표준문자상표로 공고됐다. 이후 2015년 3월 17일 등록번호 4704364로 등록됐다. 

이 사례를 ‘제품명을 줄이면 상표가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USPTO 심사 기준상 약어도 소비자에게 원래의 기술적 표현과 사실상 같은 의미로 인식된다면 식별력 부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약어가 상품의 특성을 알려주는 말로 쓰이는지, 특정 기업의 상품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이는지 살펴야 한다. 

미국 진출 식품기업, ‘맛 설명’과 ‘브랜드명’을 나눠 설계해야

이 사례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한국 식품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제품의 재료, 조리법, 맛, 계절성을 알려주는 단어는 소비자의 이해를 돕지만, 그 자체로 독점적인 브랜드가 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K-BBQ’나 ‘Red Ginseng’처럼 상품의 종류나 원료를 곧바로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핵심 상표로 삼는다면 지정 상품과 실제 사용 방식에 따른 식별력 검토가 필요하다.

제품 설명에는 소비자가 익숙한 표현을 쓰되, 상품의 출처를 알리는 이름에는 기업만의 독창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미 사용 중인 설명적 명칭이라면 소비자가 그 이름을 특정 기업과 연결해 인식한다는 자료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USPTO는 사용과 홍보를 통해 얻은 식별력을 입증하는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주상표목록 등록이 어렵더라도, 장래에 식별력을 얻을 수 있는 일부 설명적 표장은 보조상표목록(Supplemental Register) 등록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주상표목록 등록과 권리 효과가 같지 않으며, 일반 명칭에 적용되는 우회 수단도 아니다. 미국 진출 기업이라면 제품명을 확정하기 전에 상표 검색과 지정 상품 검토를 거쳐 브랜드 이름의 식별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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