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유아식품 대부분서 프탈레이트 검출…퓨레 15종 모두 미세플라스틱
美 영유아식품 대부분서 프탈레이트 검출…퓨레 15종 모두 미세플라스틱
  • 김민 기자
  • 승인 2026.09.21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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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리포트, 거버 해피베이비 등 11개 브랜드 48종 오염물질 검사 결과
일부 제품은 2세 미만 섭취 우려 수준 프탈레이트·비스페놀A 나와...반복 노출 검증 필요
중금속은 96%가 자체 우려 기준 이하…쌀·곡물 간식서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
영유아용 퓌레.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pixabay)
영유아용 퓌레.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pixabay)

미국에서 판매되는 영유아용 식품 대부분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되고, 검사 대상 퓨레 15종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다.

일부 치아발육용 과자에서는 2세 미만 영유아의 섭취가 우려되는 수준의 프탈레이트와 높은 수준의 비스페놀A(BPA)가 검출됐다.

중금속은 검사 제품의 96%가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설정한 우려 수준 이하로 나타나 과거 조사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쌀·곡물 기반 간식류에서 퓨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중금속 검출 경향을 보여 영유아 식품의 오염물질 기준과 정기적인 검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CR)는 18일 Earth’s Best, Gerber, Happy Baby 등 11개 브랜드의 영유아용 식품 48종을 대상으로 중금속과 비스페놀, 프탈레이트, 과불화화합물(PFAS), 미세플라스틱 등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 대상은 영유아용 시리얼과 과일·채소 퓨레, 퍼프, 바, 치아발육용 과자, 주스 등이다. CR은 납·카드뮴·수은·비소와 함께 비스페놀, 프탈레이트, PFAS,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분석했다.

대부분 제품서 프탈레이트…일부는 영유아 섭취 우려 수준

검사 결과 대부분의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일부 제품은 2세 미만 영유아가 섭취하기에 우려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프탈레이트 검출량이 높은 제품은 ▲Baby Mum-Mum Gentle Teething Wafers, Banana 237ppb ▲Happy Baby Organic Teether Crackers, Mango & Pumpkin with Amaranth 223ppb ▲Happy Baby Organic Teether Crackers, Strawberry & Beet with Amaranth 156ppb 등이었다. 

치아발육용 쌀과자인 ‘Baby Mum-Mum Gentle Teething Wafers, Banana’에서는 비스페놀A도 3.5ppb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가소제로, 식품 포장재를 비롯해 접착제와 윤활제, 밀봉재 등에 사용돼 왔다. 플라스틱에 화학적으로 강하게 결합하지 않아 제조·가공·포장 과정에서 식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프탈레이트를 식품에 직접 첨가하도록 허용하지는 않지만, 일부 물질은 식품 접촉 소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FDA는 2026년 5월 식품 접촉 용도로 허용된 프탈레이트 가운데 DEHP·DCHP·DIOP·DINP 등 4종을 향후 누적 위해평가 대상 물질군으로 묶을 수 있다는 과학적 평가를 내놓고 안전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일부 프탈레이트, 생식·신경 발달 영향 가능성

프탈레이트는 물질마다 독성과 작용이 다르지만 일부는 인체의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져 있다.

동물시험과 역학연구에서는 특정 프탈레이트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남성 생식계와 호르몬 기능, 신경·행동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영유아는 체중당 식품 섭취량이 많고 내분비계와 신경계가 발달하는 시기여서 같은 양에 노출되더라도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있다.

다만 프탈레이트는 종류별 독성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검출 여부나 총농도만으로 개별 제품의 위해성을 단정할 수 없다. 검출된 물질의 종류와 실제 섭취량, 섭취 빈도, 영유아의 체중 등을 종합해 평가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제품이 2세 미만 영유아의 섭취 우려 수준으로 평가된 것은 즉각적인 건강 이상을 의미하기보다 반복적인 노출을 줄이기 위한 관리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퓨레 15종 모두 미세플라스틱 검출...원료 재배환경 등 공급망 조사해야

검사 대상 퓨레 15종에서는 포장 형태와 관계없이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플라스틱 파우치뿐 아니라 유리병에 담긴 제품에서도 확인됐다.

1회 제공량당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가 많은 제품은 ▲Parent’s Choice(Walmart) Stage 1 Baby Food, Carrot 81만4589개 ▲Gerber Organic Plant Protein Banana Berry and Veggie Smash Puree with Oats 72만8294개 ▲Beech-Nut Stage 2 Turkey, Butternut Squash, Corn, Spinach Pouch 68만295개 등이었다.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한쪽 길이가 5㎜ 미만인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이보다 작은 1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입자는 나노플라스틱으로 구분한다. 환경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지거나 원료 생산, 식품 제조·가공, 포장·유통 과정에서 발생해 식품과 물, 공기 등을 통해 인체로 들어올 수 있다.

이번 검사에서는 플라스틱 파우치와 유리병 제품에서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된 만큼 포장재만을 오염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료 재배환경과 제조용수, 가공설비, 포장·유통 등 전체 공급망을 대상으로 유입 경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미세플라스틱 인체 위해성은 아직 결론 못 내려

미세·나노플라스틱은 사람의 혈액과 소변, 대변, 일부 장기 등에서 확인되고 있다. 실험실과 동물연구에서는 입자의 크기와 형태, 플라스틱 종류, 첨가물 등에 따라 염증 반응과 산화스트레스, 세포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현재 식품에서 검출되는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이 실제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FDA는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로는 식품에서 검출된 수준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위해를 초래한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세플라스틱의 검출·정량 방법도 아직 표준화되지 않아 연구 결과를 직접 비교하거나 입자 수만으로 위해도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플라스틱 입자 자체뿐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첨가물과 입자 표면에 흡착된 화학물질 등의 잠재적인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자료만으로 인체 위해성을 정량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중금속 96% 우려 수준 이하…쌀·곡물 제품 상대적으로 높아

중금속 검사에서는 전체 제품의 96%가 CR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우려 수준 이하로 나타났다. PFAS도 모든 제품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검출되지 않았다.

중금속별 검출 제품은 ▲무기비소 37개로 전체의 77% ▲카드뮴 38개로 80% ▲납 41개로 85% ▲수은 2개로 4%였다.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사실과 우려 수준을 초과했다는 의미는 구분해야 한다.

제품별로는 ‘Gerber Rice Cereal’에서 무기비소가 63ppb, ‘Good & Gather Baby(Target) Fruit Purée, Banana, Peach & Apricot’에서는 5.7ppb가 확인됐다.

중금속 함량은 과거 CR 조사 결과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졌으나, 쌀과 곡물을 원료로 한 간식류에서 퓨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검출 경향이 나타났다.

유기농 제품과 일반 제품의 중금속 검출 수준에서는 뚜렷하거나 일관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아 유기농 인증이 중금속이나 환경오염물질의 불검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검출됐다고 즉시 위험 의미 아냐…식단 다양화해야”

CR은 이번 결과가 특정 시점에 판매된 제품을 검사한 것으로, 제조업체의 원료와 배합, 생산공정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염물질 검출만으로 해당 식품이 즉시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며, 검사 대상 제품 전체에 대한 섭취 중단을 권고하지도 않았다.

영유아의 오염물질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제품이나 원료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쌀 기반 시리얼·간식과 뿌리채소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가능한 경우 플라스틱 포장 제품 대신 유리 포장 제품을 선택할 것도 권고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유리병 제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만큼 유리 포장 선택만으로 노출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유아식품 오염물질 연방 기준 여전히 미비

CR은 미국 FDA가 2021년부터 ‘클로저 투 제로(Closer to Zero)’ 사업을 통해 영유아·어린이 식품의 납·비소·카드뮴·수은 노출을 가능한 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규제체계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부 영유아용 식품에 대해서만 납 조치 수준이 마련돼 있을 뿐 비소·카드뮴·수은과 비스페놀, 프탈레이트, PFAS, 미세플라스틱을 포괄하는 연방 기준은 미비하다는 설명이다.

CR은 영유아용 식품의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정기적인 검사와 결과 공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검출 사실만으로 해당 제품의 즉각적인 위해성을 의미하지 않지만, 성장과 발달이 활발한 영유아가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이라는 점에서 오염물질의 종류별 기준을 마련하고 원료부터 제조·포장까지 공급망 전반의 관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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