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대목 뿌리내림 3개월→4주…국산 묘목 대량생산 길 열어
배 대목 뿌리내림 3개월→4주…국산 묘목 대량생산 길 열어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9.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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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기내 발근율 90% 이상으로 높여 현장 기술이전
‘배연3호’에 우선 적용…중국산 대목 종자 대체·생산비 절감 기대

배나무 대목의 뿌리내림 기간을 3개월 이상에서 4주 이내로 줄이고, 발근율은 최대 90% 이상으로 높이는 증식 기술이 현장에 적용된다. 수입 종자에 의존하던 배 대목을 균일한 국산 묘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배 유전자원의 보존·재생을 위해 개발한 ‘기내 발근’ 기술을 묘목 생산 현장에 적합하도록 개선하고, 국산 배 대목 ‘배연3호’의 증식에 우선 적용한다고 밝혔다.

기내 발근은 배양 용기에서 기른 식물체에 뿌리가 나도록 유도하는 조직배양 기술이다. 배나무는 삽목 등 일반적인 증식 방법으로는 뿌리내림이 어렵고, 품종에 따라 발근과 생장 속도가 달라 균일한 묘목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농진청은 초저온 보존 후 재생한 배 유전자원을 토양에 옮겨 심을 수 있는 식물체로 복원하기 위해 기내 발근 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 이후 배양 조건과 작업 절차를 개선해 배 대목묘 생산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개선된 기술을 적용하면 발근율을 최대 9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3개월 이상 걸리던 발근 기간도 4주 이내로 줄어 묘목의 생산성과 균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배 대목은 상당 부분 수입 종자를 이용해 생산한다. 수입 종자는 발아율이 일정하지 않고 개체 간 특성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수급 불안과 검역 병해충 문제로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공급량 변동에 따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이 현장에 정착하면 균일한 국산 배 대목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수입 종자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내 발근 기술은 국산 배 대목 ‘배연3호’를 접수 생산용 어미나무인 모수의 대목으로 활용하는 데 우선 적용된다.

‘배연3호’는 중국산 수입 대목을 대체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육성하고 무병화한 품종이다. 가뭄과 침수에 잘 견디며, 접붙인 품종에서 유부과와 열과 등 생리장해 발생을 줄이는 특성이 있다.

농진청은 지난 7월 개선한 기내 발근 기술을 중앙과수묘목관리센터에 이전하고, 기술 지침 제공과 현장 교육을 마쳤다.

대목 생산비를 낮추기 위한 배양재료 개선도 이뤄졌다. 농촌진흥청은 고가의 실험용 자당과 식물배양용 한천을 각각 백설탕과 식용 한천으로 대체했다.

시험 결과 백설탕과 식용 한천을 사용해도 기존 실험용 재료와 비슷한 수준의 발근율을 보였다. 현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함으로써 조직배양 묘목의 생산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현장 적용을 통해 생산 효율과 경제성을 검증한 뒤 ‘배연3호’ 대목묘의 대량생산과 농가 보급에 활용할 계획이다.

농진청 농업유전자원센터 고종철 센터장은 “이번 성과는 품종 육성과 무병화, 증식 기술 개발 등 부서별 전문성을 연계해 농업기술의 현장 활용 가능성을 높인 사례”라며 “유전자원 보존 기술이 실험실에 머무르지 않고 농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활용 방안을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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