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 미만 구매 늘었지만 진짜 니즈는 ‘다양한 요리를 맛있게’
브랜드보다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용도별 제품 세분화가 승부처
소비자는 이미 검색창에 답을 남겼다…식품시장의 ‘작은 신호’를 읽는 법
신제품을 기획할 때 기업은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무엇이 불편한지, 어떤 맛과 가격을 선호하는지 묻는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기업이 질문하기 훨씬 전부터 검색창에 입력한 단어, SNS에 올린 제품 사용법, 다른 제품과 함께 먹는 조합, 구매와 브랜드 이동 같은 일상의 행동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특히 식품시장은 소비자의 취향 변화가 빠르고 작은 유행이 순식간에 상품으로 연결된다. 코인육수를 어떤 요리에 사용하는지, 아이스크림에 무엇을 섞어 먹는지, 새로운 소주가 나오면 어떤 맛을 함께 찾아보는지, 술병과 용기를 어떻게 재활용하는지, 여행지에서 어느 빵집을 어떤 동선으로 찾아가는지까지 소비자가 남긴 흔적에는 기존 설문조사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욕구가 숨어 있다.
마크로밀 엠브레인 채선애 트렌드센터장은 15일 '캘리 웨비나' 발표에서 이러한 검색·소셜데이터와 구매·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시그널’을 찾아내는 리서치 사례를 소개했다. 채 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를 찾아 유행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크게 드러나지 않은 검색어와 연관 키워드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가 왜 이 제품을 찾는가”, “왜 다른 브랜드로 이동하는가”, 나아가 “다음에는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발견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채 센터장은 이를 리서치의 ‘영점 조준’이라고 표현했다. 기업이나 마케터가 궁금한 것에서 조사를 시작하면 정작 소비자의 진짜 마음을 놓칠 수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가 이미 남겨놓은 흔적과 시그널에서 질문을 출발시키면 시장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의 새로운 단서까지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푸드아이콘은 이번 ‘마켓트렌드’ 시리즈를 통해 엠브레인이 실제 식품 주류시장에서 포착한 소비자 검색과 행동의 '작은 신호'를 5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①코인육수와 불닭볶음면에서 발견한 ‘레시피’ 니즈를 시작으로 ②투게더와 위스키, 두바이초콜릿이 보여주는 새로운 디저트 가능성 ③'새로'에서 확인한 이색소주의 신제품 라인업 전략 ④백화수복 원컵의 실리콘 뚜껑이 상품화되기 전부터 나타난 소비자 요구 ⑤성심당 열풍과 빵지순례 검색에 숨어 있는 로컬빵집의 기회까지 실제 브랜드 사례를 따라가며 소비자의 검색창이 어떻게 신제품과 마케팅 전략의 단서가 되는지 짚어본다.
"코인육수 시장에서 20·30대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떠난 이유는 단순히 제품 용량 때문이 아니었다. 작은 포장을 선호하는 구매행태 뒤에는 ‘다양한 요리를 좀 더 맛있게 만들어 먹고 싶다’는 강한 레시피 니즈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구매데이터와 소비자 검색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 결과다.
채선애 엠브레인 트렌드센터장은 15일 열린 웨비나에서 검색과 소셜데이터에 나타난 소비자의 ‘시그널’을 활용해 시장과 소비자 니즈를 분석한 CALI Discovery 사례를 소개했다.
첫 사례는 타정 조미료, 이른바 ‘코인육수’ 시장이었다.
20·30대 구매 감소…구매액은 경쟁사로 이동
엠브레인이 고객사의 구매 건수와 구매액, 경쟁사로의 브랜드 스위치와 이탈·유입 등을 분석하던 중 특히 20·30대에서 고객사 제품 구매가 두드러지게 감소하고, 이들의 구매액 상당 부분이 경쟁사인 B사로 이동하고 있었다는 점이 포착됐다.

용량별 구매행태에서도 변화가 뚜렷했다. 100g 미만 소포장 제품의 구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고, 고객사 이탈률이 높았던 20대에서 이러한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으며, 30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까지만 보면 ‘고객사에 소포장 제품이 없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가 이탈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그러나 검색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하자 다른 이유가 드러났다.
고객사 제품의 구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20·30대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구매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주요 경쟁사인 B사로 이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불닭볶음면이 보여준 ‘레시피 소비’
소비자는 ‘타정 조미료’라는 산업적 용어 대신 ‘코인육수’를 검색한다. 엠브레인이 코인육수 검색을 통해 소비자의 연관 관심사를 분석한 결과 수많은 키워드 가운데 주목한 것은 ‘레시피’였다.

채 센터장은 이를 설명하면서 식품시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불닭볶음면’을 들었다. 불닭볶음면을 검색하면 ‘레시피’, ‘조합’, ‘맛있게’ 등의 단어가 함께 나타난다.
소비자가 완제품을 그대로 먹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식재료를 섞거나 첨가해 자신만의 맛을 만드는 이른바 ‘모디슈머’ 소비로서, 이러한 현상이 코인육수에서도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령별 차이는 더욱 분명해, 40·50세대의 코인육수 연관 검색에서는 특정 브랜드가 주로 등장했는데, 이는 브랜드를 정한 뒤 해당 제품을 구입해 요리하는 소비행태를 유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20·30세대는 코인육수 앞뒤에 다양한 음식과 요리명이 붙어, 이들 젊은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회사 코인육수인가’보다 ‘이 코인육수로 어떤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 있는가’였던 셈이다.
경쟁사가 판 것은 ‘작은 포장’이 아니라 ‘요리 솔루션’
이렇게 보면 경쟁사의 소포장 전략도 의미가 달라진다.
경쟁사는 기존 제품의 양만 줄인 것이 아니라 음식과 용도에 맞춘 다양한 소포장 코인육수 제품을 출시하고 있었다.
결국 고객사의 2030 소비자 이탈 원인은 단순한 ‘소포장 부재’보다 다양한 음식과 레시피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 욕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있었다는 것이 엠브레인의 분석이다.
구매데이터가 ‘누가 떠났는가’를 보여줬다면 검색데이터는 ‘왜 떠났는가’를 설명해 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