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밖에서 사오면 된다는 착시 버려야”…식량안보법, 국내 생산기반부터 세워라
[핫이슈] “밖에서 사오면 된다는 착시 버려야”…식량안보법, 국내 생산기반부터 세워라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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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계 “자급률 목표·예산 연동”…소비자 “가격·안전·영양 접근권도 국가 책무”
식품·유통업계 “계약재배·수입선 다변화·민관 비축으로 3중 방어망 구축해야”

식량안보법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국내 생산기반을 중심에 두되 안정적인 해외 조달과 민관 공동비축, 국산 농산물의 소비 확대, 국민의 가격·안전·영양 접근권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해외 공급망을 확보하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착시’를 경계하고, 식량자급률 목표를 법률과 예산에 연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됐다. 농지를 보전하고 농업소득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위기 상황에서 생산을 늘리려 해도 농사지을 땅과 사람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내 생산만으로 모든 식량을 조달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수입선을 사전에 다변화하고, 해외 곡물 생산·유통망에 진출한 민간기업의 역량을 국가 위기 대응 체계와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앞서 허등용 경북대학교 교수는 식량안보법의 무게중심을 위기 발생 후 대응보다 평시 생산기반 유지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한필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이어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문한필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농업계와 소비자단체, 식품기업, 해외 곡물사업 현장에서 바라본 식량안보법의 과제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 “식량안보의 출발점은 우리 땅”…자급률 없는 법은 공허하다

농업계는 식량안보법의 출발점이 국내 농업 생산기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업인이 요구해 온 식량안보는 부족한 농산물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보호해 국민의 먹거리 주권과 농가 생존권을 보장하는 국가책임농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논의되는 식량안보가 국내 생산기반과 해외 공급망, 국민의 식량 접근성을 함께 다루는 데 대해 농업계는 해외 조달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 공급망을 확보하더라도 전쟁이나 수출통제, 물류 차질이 발생하면 언제든 막힐 수 있다. 해외에서 필요한 식량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전제를 토대로 식량안보 정책을 설계할 경우 국내 생산기반의 중요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사무총장은 “농업인이 요구하는 식량안보의 본질은 돈을 주고 밖에서 사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땅에서 우리가 먹을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울타리를 쳐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식량안보법 제정과 식량자급률 목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량자급률은 국가의 식량안보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척도이며,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물리적 방어망이기 때문이다.

"식량안보라는 포괄적인 개념만으로는 구체적인 사업을 설계하거나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 품목별 자급률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계획과 점검·평가 체계를 갖춰야 생산 지원과 재정 투입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소윤철 이지홀딩스 이사,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

■ 경지면적·농가인구 동시 붕괴…“농업을 안보산업으로 봐야”

국내 생산기반을 둘러싼 현실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경지면적은 정부가 방어선으로 제시했던 150만㏊ 아래로 내려가 149만㏊로 줄었고, 농가인구도 200만 명 선이 무너져 약 198만 명까지 감소했다.

도시화와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농지가 계속 훼손되는 가운데 농업인의 고령화와 농촌소멸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농업소득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계농과 청년농의 유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전체 농가소득이 5000만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임 사무총장은 농업활동을 통해 얻는 농업소득이 전체 농가소득의 약 20%에 불과하다는 점을 짚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이전소득과 농외소득이 차지한다.

임 사무총장은 “농업활동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먹거리를 지속해서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농업소득 향상과 경영안정 대책을 식량안보 정책의 핵심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응한 국가 책임도 강조했다. 지역별 가뭄과 집중호우 등 국지적인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 사무총장은 농업을 일반적인 산업·경제 논리로만 평가하지 말고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안보산업이자 필수 기간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산만 늘려선 지속 못 해…계약재배와 소비정책 함께 가야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더라도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할 안정적인 수요처가 없다면 증산정책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판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량지원부장은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생산정책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생산기반 확충과 함께 소비 활성화 정책을 더욱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계약재배와 원료 구매자금 지원 등을 통해 농가와 식품기업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풀무원은 국산 콩을 비롯한 농산물을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하는 방식으로 생산자와 수요자를 연결하고 있다.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확보하고, 기업은 필요한 품질과 물량의 국산 원료를 조달하는 구조다.

이승재 풀무원 상무는 “국내 공급기반이 마련되더라도 국산 농산물이 소비되지 않으면 그 기반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강조했다.

기업이 국산 원료를 사용하려면 제품 개발과 생산설비, 품질관리 등에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 지원 정책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확신할 수 없다면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물가안정을 이유로 국산 원료 제품의 가격을 일률적으로 억제하는 정책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수입 원료보다 가격이 높은 국산 농산물을 사용해 품질과 안전성, 지속가능성을 높인 제품이라면 그 부가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정부의 국산 콩 비축과 전략작물 육성, 계약재배 자금 지원이 기업의 원료비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관련 지원을 지속해줄 것을 요청했다.

농촌 고령화와 농업인구 감소에 대응해 스마트팜과 자동화 등 생산기술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투자만으로 농업 생산구조 전체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김판제 aT 식량지원부장, 이승재 풀무원식품 상무, 김동현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

■ “위기 때 국제시장은 멈춘다”…국내 생산·해외 조달·비축의 3중 방어선

국내 생산기반만으로 모든 식량을 조달할 수 없는 현실에서 안정적인 해외 조달과 비축은 또 다른 방어선으로 제시됐다.

김판제 부장은 식량안보 체계를 군사적 방어선에 비유하며 국내 생산기반, 해외 조달, 민관 비축으로 이어지는 ‘3중 다층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차 방어선은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해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2차 방어선은 국내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농산물을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며, 3차 방어선은 국내 생산과 해외 도입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공급 공백을 비축으로 메우는 것이다.

김 부장은 2008년 세계 식량위기 당시 필리핀 사례를 들어 “국제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돈으로 곡물을 살 수 있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자유시장은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시 인도와 베트남 등이 쌀 수출을 제한하면서 필리핀의 쌀 수입가격은 톤당 300달러 수준에서 1000∼1200달러까지 치솟았다. 가격이 3∼4배 오른 데 그치지 않고 돈이 있어도 쌀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흑해 곡물 운송 차질도 물량과 구매자금이 있더라도 운송로가 막히면 식량을 들여올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김 부장은 “식량은 위기 상황에서 돈만으로 확보할 수 없다”며 생산자와 유통업체, 식품기업, 소비자가 함께 다층적인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입선 바꾸면 품질도 달라져…PLS·MRL 사전 정비 필요

수입선 다변화는 필요하지만 새로운 산지에서 곡물을 들여오는 일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밀은 북미와 호주 등에 집중돼 있고 콩과 옥수수 역시 북미·남미 의존도가 높다. 공급망 위험을 줄이려면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하지만 산지가 달라지면 원료의 특성과 품질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호주·캐나다산 밀을 사용하던 제분업계가 다른 지역의 밀로 교체하면 단백질 함량과 가공적성 등이 달라져 라면의 면발이나 빵의 부피와 식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식품기업의 제조공정과 제품 품질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원료에 대한 장기간의 시험과 검증이 필요하다.

국가별 농약 사용 기준의 차이도 수입선 다변화의 장벽이다. 유럽에서 사용이 허가된 농약이 국내에 등록돼 있지 않으면 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따라 일률기준인 0.01ppm이 적용될 수 있다. 기준을 초과한 수입 물량은 부적합 판정을 받거나 폐기될 수 있어 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비상 상황이라는 이유로 안전성 검토 없이 수입을 허용할 수도 없다.

김 부장은 새로운 수입 후보국에서 사용하는 주요 농약을 사전에 조사하고 국내 잔류허용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원기관, 업계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입선 다변화를 선언적인 정책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원료 품질 검증과 식품안전 기준 설정, 제품 적용시험, 물류망 구축 등을 묶은 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민간의 해외 생산·유통망, 국가 위기 대응 자산으로

해외 농업개발과 곡물 유통망 확보에서 민간기업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일본 젠노(ZEN-NOH)와 중국 코프코(COFCO) 등은 해외 곡물기업과 산지 엘리베이터, 수출터미널 등을 인수하며 생산지에서 수출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국내에서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하림팬오션, 이지홀딩스 등 민간기업들이 해외 생산기지와 곡물터미널, 저장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이지홀딩스는 2007년 국제 곡물위기를 계기로 2008년 러시아 연해주에 곡물 생산기지를 조성했다. 현재 약 1만2000㏊의 농지를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약 6000㏊에서 곡물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약 2만7000톤이다. 현지 평균보다 높은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지만 10여 년 동안 자체 생산해 국내로 반입한 누적 물량은 약 16만7000톤에 그쳤다.

직접 생산만으로 물량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지홀딩스는 2∼3년 전부터 주변 농가가 생산한 곡물을 매입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현지에는 4만 톤 규모의 대형 저장시설도 구축했다.

소윤철 이지홀딩스 관계자는 “해외 공급망을 이용하는 기업은 운송에 한 달에서 두세 달이 걸리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일정한 재고를 유지한다”며 “기업의 해외 공급망과 재고 운영을 정부 정책에 연계하면 민관 순환비축 물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상시에는 기업이 해외 곡물을 생산·매입해 비축하고, 국내에 위기가 발생하면 정부가 해당 물량을 우선 확보하는 방식이다.

■ 정부 단독비축 한계…시설·보관비 지원해 민관 공동비축으로

식량위기 대응에 필요한 대규모 물량을 정부가 단독으로 비축하는 데는 재정과 시설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옥수수와 밀 등 주요 곡물을 3∼4개월분만 비축하더라도 수십만 톤에 달하는 저장공간과 막대한 관리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의 쌀 수입업자 의무비축제도나 일본의 밀 비축 사례처럼 민간기업이 평상시 필요 물량보다 많은 재고를 보유하고, 정부가 비축시설과 보관비를 지원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기업이 보유한 원료를 일정 기간 순환해 사용하면서 위기 시 정부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품질 저하와 재정부담을 줄이면서 비축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민간기업에 비축 의무와 부담만 전가해서는 제도가 작동하기 어렵다. 비축시설 확충과 보관비, 금융비용 등에 대한 정부 지원과 위기 발생 시 물량 인수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

■ 식량 있어도 못 사면 ‘불안’…소비자 접근권도 법에 담아야

식량안보 정책이 생산과 공급량 확보에 집중될 경우 정작 소비자가 필요한 식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식량안보법은 국가가 식량을 얼마나 확보했는가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그 식량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가를 보장하는 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 식량이 충분히 있더라도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지역과 소득에 따라 구매 가능성이 달라진다면 식량안보가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 사무총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식량안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필요한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지,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식품이 안전한지, 건강한 삶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지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기후위기와 국제 분쟁, 환율 및 곡물가격 상승은 원재료 가격을 거쳐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된다. 가격이 오르면 저소득층은 단순히 식사량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싼 과일과 채소, 생선 등의 구매를 먼저 줄일 가능성이 크다.

식량은 공급되고 있지만 영양의 질이 낮아지는 새로운 형태의 식량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식량안보법에는 저소득층과 아동, 고령자, 1인 가구 등 취약계층의 식량 접근성과 영양 적정성을 보장할 국가 책무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위기라고 안전기준 낮춰선 안 돼…소비자도 의사결정 참여

수급 위기 때 신속한 수입을 위해 통관 절차나 일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식품안전 기준까지 낮춰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강조됐다.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식품을 들여온다면 식량안보를 확보하려다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형성 과정의 투명성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정 사무총장은 정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생산·수입·가공·유통·소비 전 과정의 가격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식품을 구입하도록 유통과 가격 형성 구조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량안보위원회에 소비자 대표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식량안보는 농업정책인 동시에 물가·식품안전·영양·취약계층 정책인 만큼 생산자와 정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 소비자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식량안보지표도 국가 순위를 보여주는 하나의 숫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정책 개입과 예산 투입을 이끌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연결하는 정책의 성적표가 돼야 한다.

■ 생산자·기업·소비자 연결해야 ‘작동하는 법’ 된다

토론자들의 강조점은 달랐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아졌다.

식량안보법은 국내 생산과 해외 조달, 비축을 각각 분리된 정책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자급률 목표와 농지 보전, 농업소득 안정, 계약재배와 국산 원료 소비, 수입선 다변화, 해외 곡물망 확보, 민관 공동비축, 소비자의 가격·안전·영양 접근권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돼야 한다.

목표만 법률에 담고 필요한 재정과 이행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식량안보법은 선언적인 법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생산자는 지속해서 농사지을 수 있어야 하고, 식품기업은 국산 원료를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곡물은 평상시부터 대체 산지와 안전기준을 준비해야 하며, 위기 시 활용할 비축 물량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소비자는 위기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식품을 감당 가능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식량안보법의 성패는 법률에 얼마나 많은 조항을 담느냐가 아니라 생산자와 기업, 소비자를 연결해 실제 위기 때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현장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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