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26 추석 선물세트] 실속에 ‘취향·건강·경험’ 입혀... “싸기만 해선 안 팔린다”
[특집-2026 추석 선물세트] 실속에 ‘취향·건강·경험’ 입혀... “싸기만 해선 안 팔린다”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6.09.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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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대응 실속형 강화하면서 프리미엄·건강관리형까지 가격대 세분화
참치·캔햄 중심 구성에서 신선식품·단백질·저당·특수영양식으로 선택 폭 확대
캐릭터·아티스트 협업으로 패키지도 콘텐츠화…공식몰·사전예약 혜택 경쟁 치열
명절용 식품보다 ‘명절 후에도 먹는 일상식’ 강조…선물세트 실용성 재정의

올해 식품업계의 추석 선물세트에는 ‘실속’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취향과 건강, 경험을 더하려는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물가로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할인과 사전예약 혜택을 확대하고, 활용도가 높은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구성을 강화한 것이 기본 흐름이다. 동시에 건강 상태와 연령, 식생활 방식에 따라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고단백·저당·웰니스 상품을 늘리고,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오일, 특수영양식 등으로 품목도 다양화했다.

선물세트의 역할도 달라졌다. 명절에만 소비하는 전통적인 가공식품 묶음보다 명절이 지난 뒤에도 일상 식사와 간식,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전면에 등장했다. 캐릭터와 아티스트 협업, 소장형 패키지, 온라인 전용 제품은 ‘무엇이 들어 있는가’뿐 아니라 ‘어떤 경험을 선물하는가’까지 경쟁 요소로 끌어올렸다.

판매 전략에서는 공식 온라인몰과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직접판매 채널이 핵심 무대로 자리 잡았다. 기업들은 일찍 구매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사전예약과 카드 할인, 쿠폰, 적립금, 라이브커머스를 앞세워 명절 수요를 조기에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260종 역대 최대 승부…가공식품에서 신선·프리미엄까지 영토 확장

CJ제일제당은 올해 설보다 50여 종 많은 역대 최대 규모인 260종의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스팸 중심의 전통적인 명절 선물 수요를 지키면서 참치와 신선식품, 프리미엄 미식, 캐릭터 협업으로 카테고리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건강과 웰니스 수요에는 프리미엄 참치 브랜드 ‘칼보’를 내세웠다. 해바라기유·올리브오일 참치 단독 세트와 스팸·칼보 참치 복합세트를 선보이고, 앞으로 선물세트 포트폴리오에서 수산물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선식품 통합 브랜드 ‘본담’도 새로 출범했다. CJ제일제당이 상품을 기획·설계하고 전문 유통 파트너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이번 추석에는 사과·배 등 과일 4종과 축산 4종을 내놓는다. 지난 설 CJ더마켓에서 신선 선물세트의 품질과 고객 서비스를 시험한 뒤 정식 브랜드로 발전시켰다.

젊은 소비자 공략에는 카카오·포켓몬 등 인기 지식재산권을 활용한다. 포켓몬 협업 세트는 소비자가 스티커로 포장을 직접 꾸밀 수 있게 하고, 온라인 구매 고객에게 키링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미식 브랜드 ‘르구떼’는 ‘노블레자 에코데이’ 올리브유 등 해외 산지별 미식 제품을 강화했다.

대표 복합세트는 스팸과 런천미트, 요리유, 조미료 등을 조합해 합리적인 가격과 시각적 풍성함을 함께 살렸다. 판매 경로와 가격대에 따라 달랐던 브랜드·패키지 체계도 통일해 CJ제일제당 선물세트라는 인지도를 높였다.

대상|가성비와 헤리티지를 한 상자에…맛의 차이까지 선물

대상 청정원은 실속형 제품의 구성을 강화하면서 참기름·올리브유의 풍미 차이, 미원의 역사, 아티스트 협업을 선물세트의 새로운 가치로 끌어냈다.

‘참기름 로스팅 셀렉션’은 참깨의 볶음 정도에 따라 라이트·미디엄·다크로스트 3종을 구성했다. 올리브유 세트는 아르베키나·오히블랑카·피쿠알 등 서로 다른 품종의 맛과 향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단순한 고급유 묶음보다 취향에 따라 풍미를 경험하는 제품으로 차별화한 것이다.

1960년대 미원 선물세트를 재현한 ‘미원 헤리티지 선물세트’도 눈길을 끈다. 과거 패키지를 활용한 레트로풍 틴케이스에 5g 파우치형 미원을 담아 실용성과 소장 가치를 더했다.

실속형은 조미료·소스·유지류·캔햄·김 등 활용도가 높은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우리팜 선물세트’, 캔햄과 유지류를 결합한 ‘팜고급유 선물세트’, 저당 홍초와 알룰로스 선물세트 등 선택지도 넓혔다.

5년 숙성간장과 국산 통깨참기름, 3년 묵은 천일염, 찹쌀발아 현미고추장 등 대상의 발효·숙성 기술을 내세운 프리미엄 세트도 운영한다.

온라인 전용 21종은 차인철 아티스트와 협업했다. 청정원 브랜드 색상과 크라프트 질감에 리드미컬한 도형과 표정을 적용해 ‘선물을 주고받는 즐거움’을 시각화했다. 일부 온라인 채널에서는 협업 디자인을 적용한 리유저블백도 증정한다.

제너시스BBQ|온라인에서 검증하고 선물세트로…HMR 성장세 잇는다

BBQ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HMR 제품을 추석 선물세트의 주력으로 내세웠다. 명절 음식이라는 한시적 용도보다 평소 간편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든든한 세트’는 콘소메 안심치킨, 후라이드 치킨, 오븐구이 닭다리살 자메이카, 매콤달콤 닭강정, 케요네즈 디핑 치킨텐더 등 5종으로 구성했다.

‘황금한상 세트’는 닭개장과 오븐구이 닭다리살, 스모크 바비큐 치킨, 치킨강정 등 국·탕·구이·강정류 9종을 담았다. ‘감사명가 세트’는 훈연치킨, 닭곰탕, 닭갈비 떡볶이, 블랙페퍼 치킨과 소스류 등 13종으로 구성했다.

모든 세트에는 온라인에서 호응을 얻은 ‘BBQ 오븐구이 닭다리살’을 포함했다. 온라인에서 확인한 수요를 선물세트와 오프라인 유통 확대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BBQ의 올해 상반기 HMR 유통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3% 증가했다.

CJ웰케어|5060 부모님과 3040 직장인…연령별 건강 루틴을 나누다

CJ웰케어는 ‘한뿌리’와 ‘제일건강원’을 중심으로 연령대와 생활방식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건강선물 전략을 폈다.

부모와 어르신을 위한 프리미엄 선물로는 구증구포 흑삼과 침향·녹용을 활용한 ‘한뿌리 흑삼단 침향환’, ‘흑삼진 녹용스틱’, ‘흑삼 윤옥고 스틱’을 제안했다.

3040 직장인에게는 출근 전이나 운동 후, 취침 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일건강원 진쌍화’, ‘생기맥문동’, 배도라지 자연즙 등을 내세웠다. 올리브오일 캡슐과 레몬즙, 이중제형 멀티비타샷 이뮨 등 일상형 웰니스 세트도 포함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에서는 카드 할인과 상품권 증정 혜택을 제공하고, CJ더마켓·네이버 브랜드스토어·카카오톡 선물하기·쿠팡에서는 사전예약 특가와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한다.

동원F&B|참치도 ‘단백질’로 판다…건강 기능 선명하게

동원F&B는 110여 종의 추석 선물세트를 내놓고 참치와 김이라는 주력 품목을 단백질·저나트륨·프리미엄이라는 건강 가치로 재해석했다.

수산 단백질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동원참치 선물세트 종류를 지난해보다 약 20% 늘렸다. 135g 한 캔에 단백질 25g을 함유한 ‘라이트 스탠다드’를 비롯해 단백질 30g을 담은 ‘프로틴30’, 나트륨을 70% 줄인 ‘저나트륨 황다랑어’ 등을 구성했다.

출시 40주년을 맞은 양반김은 곱창돌김·감태·매생이 등 프리미엄 원초를 강조하고, 캔김 제품도 확대했다. 양반의 전통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패키지를 새롭게 단장했다. 아보카도 오일과 알룰로스 세트로 웰니스·저당 수요에도 대응한다.

캐릭터와 스타의 팬덤도 적극 활용한다. ‘동원참치 라인프렌즈 에디션’과 ‘BTS 진 슈퍼참치 선물세트’를 내놓는다. BTS 진 세트는 지난 추석과 설에 4만 세트 이상 판매된 바 있다.

100% 종이로 만든 ‘올페이퍼 패키지’와 멸균팩 재활용 상자, 폐플라스틱 재활용 직물 가방을 결합한 ‘올-리사이클드 패키지’도 지속 운영한다. 동원몰에서는 사전예약 고객에게 할인 쿠폰과 구매액별 최대 3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배송일 지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풀무원|‘지속가능성’을 구매 이유로…공식몰에 전 브랜드 집결

풀무원은 공식 온라인몰 ‘#풀무원’을 중심으로 전 브랜드 선물세트를 한데 모으고 최대 55% 할인과 구매 시점별 페이백 혜택을 내세웠다.

제품 구성의 중심은 유기농·무농약·저탄소·무항생제·동물복지·ASC 인증 등 풀무원이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먹거리 가치다. 3만원 미만의 실속형부터 올가홀푸드 프리미엄 제품까지 가격대를 폭넓게 구성했다.

풀무원식품의 ‘노을해심 선물세트’와 ‘특등급 국산콩두유 세트’, 올가홀푸드의 ‘행복 사과·배 세트’와 ‘무항생제 한우 등심·불고기 세트’, 풀무원녹즙의 ‘그린샷 면역&고농축과채와 멀티비타민 세트’ 등이 대표 상품이다.

공식몰 구매액이 4만원·7만원·10만원 이상이면 각각 5000원·1만원·2만원 쿠폰을 제공한다.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적립금을 지급하되 1주차 2만원, 2주차 1만원, 3주차 5000원으로 구매 시점이 빠를수록 혜택을 키웠다.

풀무원은 선물세트 판매를 공식몰의 고객 유입과 재구매 확대에도 활용하고 있다. ‘#풀무원’은 론칭 첫해인 2021년과 비교해 매출 63%, 월 구매자 수 50%, 3개월 내 재구매자 수 71%가 증가했다.

하림|신제품이 곧 선물 콘텐츠…닭고기 한 상으로 세대별 공략

하림은 올해 출시한 신제품과 기존 인기 제품을 조합해 닭고기 선물세트를 반찬·안주·간식·건강식으로 세분화했다.

새롭게 선보인 ‘별미요리 세트’에는 닭 어깨살·목살·닭발·근위 등 특수부위를 활용한 불닭발볶음, 닭근위볶음, 닭 특수부위 두루치기, 오리지널 닭갈비, 주꾸미 닭갈비를 담았다. ‘닭가슴살프로틴 선물세트’는 고소한맛과 흑임자맛 단백질 음료로 바쁜 직장인과 건강관리 수요를 겨냥했다.

‘챔 복합 세트’는 허브&페퍼, 올리브&할라피뇨, 청양마요, 와사비마요 등 닭가슴살햄 4종과 맛다시·짜장·마라 소스닭가슴살을 구성했다. ‘정 세트’와 ‘복 세트’에는 탕수육·깐풍기·꿔바로우·유린기 등 중화 닭요리를 넣어 전문점 메뉴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삼계탕·갈비탕 등 프리미엄 HMR부터 지방 3% 미만의 고단백 ‘챔 오리지널’, 아이들을 위한 ‘용가리 어린이 세트’까지 세대별 선택지도 마련했다. 선물세트는 하림몰에서 판매한다.

정식품|연령 아닌 ‘건강 상태’로 고른다…완전균형영양식 선물

정식품은 일반 두유보다 건강 상태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특수의료용도식품 ‘그린비아’를 추석 선물로 제안했다.

‘그린비아 기프트세트 1호’는 영양 케어 구수한맛과 바나나맛을 각각 7개씩 담았다. 200㎖ 한 팩에 탄수화물·단백질·지방과 26종의 비타민·미네랄을 균형 있게 구성한 식물성 중심 완전균형영양음료다.

2호는 혈당 관리와 식이 조절이 필요한 소비자를 위한 ‘당 케어’ 곡물맛과 호두맛을 각각 7개씩 구성했다. 동·식물성 혼합 단백질 10g과 바나바잎추출분말 등을 함유했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는 1호를 27%, 2호를 42% 할인 판매하며, 9월 중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입점한다. 획일적인 건강식품보다 받는 사람의 영양 상태를 고려해 고르는 ‘케어형 선물’ 시장을 겨냥한 구성이다.

한돈자조금|산지 브랜드 한자리에…‘국산 돼지고기’ 자체를 선물 가치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한돈몰 추석 기획전을 통해 국내 한돈 브랜드의 선물세트를 한자리에 모으고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개별 기업이 자사 대표 제품과 브랜드 경험을 앞세운 것과 달리 한돈몰은 다양한 생산자·브랜드 상품을 비교해 고를 수 있는 플랫폼형 기획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고물가 속 할인 혜택으로 구매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한돈’이라는 공동 브랜드와 국산 축산물의 신뢰도를 선물 가치로 제시한다.

이번 기획전은 명절 축산물 수요를 한돈 농가의 실질적인 판매 확대로 연결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소비자에게는 용도와 가격대에 맞는 돼지고기 세트를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온라인 판로와 공동 마케팅 효과를 제공하는 구조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경쟁은 결국 ‘싼 가격’과 ‘고급스러운 포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식품업계는 실속형 제품으로 고물가에 대응하면서도 건강 상태와 취향, 연령, 조리 편의성, 지속가능성까지 선택 기준을 세분화하고 있다. 선물세트는 이제 명절 매대에 진열되는 일회성 상품이 아니라 신제품을 시험하고, 공식몰 고객을 끌어들이며, 브랜드의 기술과 철학을 압축해 보여주는 전략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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