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상식] 여름 한철 만나는 ‘풋귤’…완숙 감귤보다 플라보노이드 최대 5.3배
[식품상식] 여름 한철 만나는 ‘풋귤’…완숙 감귤보다 플라보노이드 최대 5.3배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6.08.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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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33농가서 1174톤 출하…9월 15일까지 한시 유통
껍질 헤스페리딘 2배·노빌레틴 4배·탄제리틴 5.3배 많아
세포실험서 염증 지표물질 40% 감소…청·주스·차 등 활용도 높아

제주에서 여름 한철에만 맛볼 수 있는 ‘풋귤’이 본격 출하되고 있다.

풋귤은 완숙 감귤에 비해 신맛은 강하지만 플라보노이드와 구연산 등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고, 청이나 주스, 소스, 차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어 여름철 특화 농산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제주지역 233농가에서 총 1174톤이 출하될 예정으로, 지정된 기간인 9월 15일까지만 유통된다.

농촌진흥청은 풋귤 본격 출하에 맞춰 기능성 성분과 가정에서의 활용법을 소개했다.

풋귤은 감귤의 일종인 온주밀감이 완전히 익기 전에 수확한 열매로, 제주 재래 귤을 뜻하는 ‘청귤’과는 구별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에 따라 농약 안전사용 기준을 준수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정한 기간에만 출하할 수 있으며, 올해 유통기간은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다.

올해 풋귤 출하 신청 농가는 233농가, 출하 예정량은 1174톤이다. 최근 출하 실적은 2023년 406농가·1337톤에서 2024년 276농가·1130톤, 2025년 145농가·783톤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풋귤, 왜 완숙 감귤보다 기능성 성분이 많을까

풋귤은 당도 6~7브릭스(Brix), 산도 2~3.5%로 완숙 감귤보다 신맛이 강하지만, 과실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감소하는 일부 기능성 성분은 오히려 풋귤 단계에서 더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농진청 분석 결과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완숙 감귤과 비교해 풋귤 과육에서 약 1.9배, 껍질에서는 2.3배 높았다.

특히 감귤류의 대표적인 플라보노이드인 헤스페리딘과 노빌레틴, 탄제리틴은 풋귤 껍질에 집중돼 있다. 풋귤 껍질 100g당 헤스페리딘 함량은 812.5mg으로 완숙 감귤 397.5mg의 두 배 이상이었고, 노빌레틴은 70mg으로 완숙 감귤의 17.5mg보다 4배 많았다. 탄제리틴 역시 풋귤은 20mg으로 완숙 감귤 3.75mg보다 약 5.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헤스페리딘은 혈압 상승 억제와 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빌레틴과 탄제리틴은 지질대사 개선과 신경 보호 등에 관련된 기능성 성분이다. 풋귤에는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연산도 완숙 감귤보다 약 3배 많으며, 과육 100g에는 아스파라긴 20~29mg, 아스파트산 19~23mg이 들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포실험서 염증 지표 40% 감소…기능성 소재 가능성도

풋귤의 높은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단순한 성분 비교를 넘어 기능성 소재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농진청 연구진이 염증 반응을 유도한 동물 대식세포에 풋귤 추출물을 처리한 결과, 대표적인 염증 지표물질인 산화질소(NO) 생성량이 약 40% 감소했다. 염증 자극 시 증가하는 유도형 산화질소 합성효소(iNOS)의 발현은 45%, 사이클로옥시게나제-2(COX2)의 발현은 35%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결과는 동물 대식세포를 이용한 세포 수준의 실험 결과로,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향후 기능성 식품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풋귤이 단순한 미숙과를 넘어 기능성 원료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감귤 생산과정에서 열매 솎기 대상으로 인식되던 미숙과를 별도의 농산물과 가공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농가 소득원을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맛 강한 풋귤, 청·주스·소스·차로 활용

풋귤은 산도가 높아 생과 그대로 먹기보다는 청이나 주스, 소스 등으로 가공하면 특유의 상큼한 향과 산미를 살릴 수 있다. 말린 껍질은 차로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청이나 침출차를 만들 때는 풋귤을 물에 약 5분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문질러 깨끗하게 씻은 뒤 꼭지를 제거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풋귤청은 설탕과 풋귤, 풋귤 착즙액을 1.1대 1대 0.4의 비율로 제조할 수 있다. 높은 산미와 향이 설탕과 어우러지면서 음료와 차, 드레싱 등의 베이스로 활용하기 좋다.

풋귤 껍질과 찻잎을 함께 우려 마시는 방법도 기능성 성분의 추출량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이 마른 풋귤 껍질 1g을 80℃ 이상의 물 100mL에 30분간 우린 뒤 찻잎을 혼합해 분석한 결과, 찻잎을 넣지 않았을 때 헤스페리딘 침출량은 0.87mg이었지만 찻잎을 2g 이상 넣었을 때는 3.03mg으로 최대 3.5배 증가했다. 나리루틴 역시 8.15mg에서 10.75mg으로 약 1.3배 늘었다.

풋귤 껍질과 찻잎을 1대 2 이상의 비율로 혼합하면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보다 많이 추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결과는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증진된 복합추출물 및 이의 제조방법’으로 특허 출원됐다.

5℃ 저온 보관하면 초록색 오래 유지

풋귤의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관 온도와 공기 접촉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풋귤을 공기가 차단되는 비닐봉지에 넣어 5℃ 정도의 저온에서 보관하면 껍질의 초록색을 비교적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확 적기는 8월 중순부터 9월 10일경으로 제시됐다. 적기에 수확하면 여름순과 가을순 발생을 억제하고 감귤나무의 해거리 방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풋귤은 감귤이 익기 전에 단순히 일찍 따낸 열매가 아니라, 완숙 감귤과는 다른 산미와 향, 기능성 성분을 갖고 특정 기간에만 유통되는 계절성 농산물이다. 특히 최근에는 생과 소비보다 청과 음료, 디저트, 차, 소스 등 가공식품 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감귤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강석범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센터장은 “풋귤은 여름철 감귤밭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소득원”이라며 “홍보와 연구 성과 확산을 통해 풋귤 소비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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