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식품 영업이익 40.1% 늘어…오뚜기도 전년 수준 유지
밀가루 판매가격 6~8%·설탕 12.6~14.1% 하락
“실제 매입단가·가격 산정 근거 공개하고 정부 지원 효과 점검해야”

주요 식품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이유로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가격 인상 직전 경영실적에서는 매출원가율이 낮아지고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와 설탕 등 주요 원재료 공급업체의 국내 평균 판매가격도 전년보다 하락해 소비자단체는 식품기업들이 실제 매입단가와 가격 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문미란) 물가감시센터는 농심과 풀무원식품, 오뚜기의 2026년 2분기 실적과 주요 원재료 공급업체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식품업계가 주장하는 원가 부담과 실제 경영지표 사이에 차이가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협의회는 지난 7월 롯데칠성음료와 농심, 오뚜기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실적 개선에도 가격을 인상한 데 대해 적정성과 소비자 부담 전가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오뚜기가 9월 컵라면과 냉동만두 등의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농심과 풀무원식품이 8월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인상 근거를 다시 분석했다.
농심 원가율 낮아지고 영업익 증가…“평균 5.8% 인상 의문”
농심은 최근 가격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국내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제시했지만, 협의회가 별도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가격 인상 직전인 2분기 수익성은 전년 동기보다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6937억원에서 7384억원으로 6.4% 증가했다. 매출원가는 5151억원에서 5453억원으로 5.8% 늘어 매출 증가율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74.3%에서 73.8%로 0.4%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총이익은 1785억원에서 1931억원으로 8.2%, 영업이익은 308억원에서 321억원으로 4.2% 각각 증가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만 비교하면 매출원가율이 72.1%에서 73.8%로 1.7%포인트 상승했지만, 협의회는 이 같은 단기적인 원가율 상승만으로 평균 5.8%의 제품 가격 인상이 충분히 설명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풀무원식품 영업익 40.1% 증가…오뚜기는 전년 수준 유지
평균 6.7%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풀무원식품도 가격 인상 직전 경영실적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풀무원식품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2분기 73.8%에서 올해 2분기 72.8%로 1.0%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억원에서 182억원으로 40.1% 증가했다.
협의회는 매출원가율이 하락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등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는데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며 인상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뚜기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원가율이 83.9%에서 84.2%로 0.3%포인트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오뚜기는 지난 7월 케첩과 후추, 카레 등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오는 9월 컵라면과 냉동만두 등 여러 제품군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협의회는 단기간에 반복되는 가격 조정이 실제 원가 상승 수준에 부합하는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가루 6~8%·설탕 최대 14.1% 하락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달리 국내 주요 원재료 공급업체의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동아원의 소맥분 등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2분기 ㎏당 688원에서 올해 647원으로 6.0% 하락했다. 대한제분의 소맥분 등 가격은 톤당 76만7862원에서 70만7417원으로 7.9%, 삼양사의 밀가루 가격은 톤당 69만8000원에서 65만원으로 6.9% 각각 낮아졌다.
설탕 가격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삼양사의 설탕 평균 판매가격은 톤당 112만8000원에서 98만6000원으로 12.6% 하락했고, 대한제당의 정백 가격은 ㎏당 1046원에서 898원으로 14.1% 낮아졌다.

협의회는 원재료 공급업체가 공시한 평균 판매가격이 개별 식품기업에 직접 적용되는 실제 매입단가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밀가루와 설탕의 국내 가격 흐름이 전년보다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만 신속하게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는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가 상승하면 즉시 인상”…반복되는 가격 공식에 문제 제기
협의회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등락과 포장재 등 부자재 비용 상승이 식품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가 구조가 서로 다른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현상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가공식품 시장은 소수 기업의 점유율이 높은 과점 구조여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더욱 엄격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식품기업들이 원가 상승이라는 포괄적인 설명에 그치지 말고 실제 원재료 매입단가와 가격 산정 기준, 인상 폭의 근거를 공개해 소비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분한 설명 없이 소비자가격부터 선제적으로 올리는 관행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정부에도 할당관세 등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 실제 소비자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하고, 소비자가 가격 형성 구조를 파악할 수 있도록 원가 관련 정보 공개를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반복적인 식품 가격 인상으로 생활물가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지속해서 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