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약 6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산업의 외형은 확대됐지만, 최근에는 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소비 경험이 확대되고 개인 맞춤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과거와 같은 양적 성장 방식보다는 제품 다양화와 정교한 시장 대응을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 단계’로의 전환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 전반에서는 글로벌 시장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제도와 경쟁 환경을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은 “국내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제도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제 시장에서 K-건기식의 입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러한 산업 전환기를 맞아 2024년 건강기능식품법 시행 2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 비전인 ‘이제는 세계로, K-HEALTH W.A.V.E.’를 선포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규제 조화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수출 확대 지원, 원료·제형 규제 완화, 기능성 표현의 유연화 등 제도 개선 없이는 K-건기식의 세계 시장 확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국내 건기식 산업은 ‘성숙기 진입에 따른 구조적 한계’와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 제고’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다음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정명수 회장과의 일문일답.
■ 소비 인구 변화 속 시장 재편…내수는 성숙 단계 진입
― 현재 건기식 산업을 어떻게 진단하나.
“산업이 성장하려면 구매층이 확대되고, 구매단가가 높아지며, 소비량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세 가지 흐름이 과거와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성장 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미 소비 경험률은 80% 가까이 올라와 대부분의 가정이 건기식을 접해본 상황입니다. 여기에 인구 구조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매 가격대 구조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방문판매를 중심으로 비교적 고가 제품이 시장을 형성했지만, 이후 몇만 원대 온라인 중심 시장으로 전환됐고, 최근에는 생활용품 전문점이나 편의점을 통해 몇천 원대 제품까지 주류 시장에 편입되고 있습니다.
소비량 역시 무조건 많이 섭취하는 방식이 아니라, 남용을 줄이고 ‘적정 섭취’와 개인 맞춤형 소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내수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고, 시장 성장이 정체기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 전략에 대해 산업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 건기법, 산업 고도화에 맞춘 정비 필요…글로벌 기준과 정합성 높여야
― 규제 환경의 문제와 협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글로벌 규제 조화입니다. 현행 제도는 산업 초기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글로벌 시장 환경과 비교할 때 정비가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법은 약 20년 전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에는 GMP 도입, 광고 규제, 판매 자격 관리, 기능성 원료의 과학적 평가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기존 건강보조식품 시장을 정비하고 기준을 강화하는 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국내 산업 질서 확립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글로벌 지향적 방향성은 상대적으로 미약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국제 기준과의 조화를 통해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라고 판단합니다.”
■ 수출 확대는 선택 아닌 필수…3단계 지원 체계 구축
― 산업의 돌파구는 무엇이라고 보나
“해법은 글로벌 시장입니다. 건기식 산업은 성숙 단계에 접어든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시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입니다.
국내 산업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GMP 의무화를 통해 품질 관리 수준이 높아졌고, 최근에는 SMART GMP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까지 구축되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기능성 원료 개발 역량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협회는 2035년 수출 5조 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협회 역시 산업의 해법을 글로벌에서 찾고 있습니다. 핵심 전략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신뢰 기반 산업 구축,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입니다.
특히 수출 확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협회는 1단계로 시장 조사와 진입 준비를 지원하고, 2단계에서는 해외 홍보 및 전시를 통한 노출 확대를 추진하며, 3단계에서는 바이어 상담과 거래 연결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회원사들이 실제 수출 성과와 계약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개인화 소비 확산… 시장 세분화 기반의 질적 성장 중요
― 최근 시장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건기식 시장은 이미 양적 성장 단계를 지나 질적 성장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구매자는 늘고 있지만 1인당 지출은 줄어드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제품만 선택적으로 구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MZ세대는 개인 맞춤형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반면, 시니어층은 기능성과 안전성을 더 중요하게 보는 등 소비 구조도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구매자는 늘고 지출은 줄어드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는 세분화된 소비자 요구에 얼마나 정교하게 대응하느냐가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 글로벌 규제 조화와 해외시장 진출로 새 성장동력 만들어야
정명수 회장은 인터뷰 내내 산업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내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우리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이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세계 시장의 높은 벽을 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우리 산업이 글로벌 기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규제의 틀을 과감히 혁신하는 선제적 제도 정비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식약처와 산업계가 ‘원팀’이 되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한다면, K-건기식은 명실상부한 국가 전략 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