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닭가슴살 기반 효소·가수분해 저분자 단백질 개발
음료·젤리·떡·저나트륨 대체 소금까지 확장 가능
“피트니스 넘어 시니어·메디푸드·일반 가공식품 시장까지”

“왜 유청단백만 먹어야 하나?”
전 세계 단백질 시장은 여전히 유청단백과 대두단백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서비푸드 김인섭 대표는 이 고착된 시장에 질문을 던졌다. 국산 닭가슴살을 효소 가수분해해 만든 저분자 단백질 소재로 음료, 젤리, 떡, 간편식은 물론 저나트륨 대체소금까지 확장하며 새로운 단백질 소재 시장을 열겠다는 도전의 시작점이다.
김인섭 대표의 질문은 단순하지만, 지금의 단백질 시장 구조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현재 섭취형 단백질 시장은 유청단백과 대두단백 중심으로 고착돼 있고, 소비자 선택지는 파우더와 RTD 음료에 집중돼 있다.
단백질 함량 경쟁은 치열하지만, 정작 소화흡수율이나 아미노산 구성, 2차 가공 활용성까지 입체적으로 접근한 소재는 드물다. 김 대표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서비푸드는 국산 닭가슴살을 효소 가수분해해 저분자 단백질 소재로 구현한 ‘SB 닭가슴살 파우더’를 앞세워 기존 시장과 다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닭가슴살을 말려 분말화한 것이 아니라,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를 중심으로 분해해 용해도와 소화흡수율을 높이고, 음료를 넘어 젤리, 떡, 크리스피볼, 간편식, 저나트륨 대체소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기존 단백질 시장은 유청단백이 너무 당연한 기준처럼 자리 잡고 있다”며 “하지만 단백질은 함량만이 아니라 어떤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는지, 인체에서 얼마나 빨리 흡수되는지, 또 실제 가공식품에 얼마나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지가 함께 봐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퍽퍽한 닭가슴살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안세린·카르노신·다이펩타이드까지 추출 성공
서비푸드의 출발점은 의외로 일상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체중 감량이나 식단 관리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 닭가슴살을 찾지만, 정작 닭가슴살은 ‘퍽퍽하고 맛없지만 먹어야 하는 식품’이라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 대표는 “어차피 이렇게 먹으나 저렇게 먹으나 맛이 없다면, 좀 더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며 “처음에는 건조 닭가슴살 분말을 활용했지만 용해도가 거의 없어 침전과 이물감이 생기고, 레토르트 공정을 거치면 제품 안정성에도 한계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이 한계를 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효소·가수분해'다. 고려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홍지영 교수와 함께 약 2년 가까이 연구개발을 진행한 끝에, 서비푸드는 닭가슴살을 아미노산 중심으로 분해한 저분자 단백질 파우더 상용화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20종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 있고, 안세린과 카르노신, 다이펩타이드까지 추출에 성공했다”며 “단백질 함량만 높다고 좋은 소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능성 아미노산과 흡수 속도까지 함께 봐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가 주목하는 성분은 안세린과 카르노신이다. 이들 성분은 항산화와 요산 배출 측면에서 주목받는 아미노산 계열로, 일본에서는 안세린을 별도 영양제로 판매할 정도로 관련 시장이 형성돼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다. 김 대표는 “정제된 성분이 아니라 천연물에서 이 정도 함량을 추출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6분 만에 70% 흡수… 가수분해 단백질의 차별성
서비푸드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강점은 소화흡수율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일반 수입 단백질의 소화흡수율은 30% 내외, 유청단백은 30분 내 50% 안팎 수준으로 보지만, 서비푸드 소재는 인공위액을 활용한 실험에서 6분 이내 70% 수준까지 흡수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수분해 과정을 통해 저분자화된 구조가 인체 흡수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특성은 적용 범위를 넓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서비푸드는 단백질 음료 형태의 애플리케이션 제품을 통해 B2B 소재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 판매용 주력 제품이라기보다, 고객사에 “이 소재가 이런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샘플에 가깝다.
OEM 방식으로 필요한 물량만 생산하고, 고객사가 특정 제형을 선택하면 그 적용 분야에 대해 독점 구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유청단백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히 짚었다. 유청단백은 글로벌 표준 소재처럼 자리 잡았지만, 실제로는 2차 가공의 제약이 뚜렷하고, 100% 수입 의존 구조여서 환율과 국제 원료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심하다.
최근에는 킬로그램당 수입 단가가 4만5000~5만원 수준까지 올라가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접근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반면 서비푸드의 닭가슴살 가수분해 소재는 유청단백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다양한 식품 제형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 대표는 “유청단백은 결국 딸기, 바나나, 초코 같은 맛으로만 가기 쉽지만, 저희 소재는 떡도 만들 수 있고 젤리도 만들 수 있고, 간편식이나 크리스피볼 같은 형태로도 접근이 가능하다”며 “기존 시장의 양 극단 사이에 없던 중간 지점을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짠맛은 그대로… 저나트륨 대체소금 ‘히든 카드’
그가 공개한 ‘히든 카드’는 저나트륨 대체소금이다. 닭가슴살 가수분해 소재가 가진 아미노산 특유의 짠맛과 감칠맛에 착안해, 일반 정제염보다 나트륨 함량은 크게 낮추고 맛은 유지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제품은 일반 정제염 대비 나트륨 함량이 3분의 1 수준이며, 향후 정제염 포함량을 20% 미만으로 더 낮추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닭가슴살 유래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까지 더해, 단순한 저염 제품을 넘어 기능적 식품소재로 접근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짠맛은 그대로 나는데 나트륨 섭취는 줄이고, 대신 단백질과 아미노산은 더 보강할 수 있다”며 “당뇨환자식, 저염식, 시니어 식단, 메디푸드 영역까지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식품유형 규제상 정제염 함량이 낮아질수록 ‘소금’이라는 표현을 쓰기 어려워지는 한계가 있어, 오히려 미국 시장에서 먼저 테스트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왜 없지?” 질문에서 시작된 푸드테크 도전...세계가 주목
실제로 서비푸드는 오는 4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단백질 관련 행사에서 이 같은 소재 경쟁력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주제는 사실상 “왜 유청단백만 먹어야 하느냐”는 질문에서 출발한 새로운 동물성 단백질 소재 제안이다. 완전 대체를 목표로 하기보다, 유청·대두 일색인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던지는 접근이다.
김 대표는 “100% 대체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단백질 시장은 너무 제한적이고, 소재와 제형 모두 지나치게 좁다”며 “전체 섭취형 단백질 시장의 1%만 가져와도 충분히 의미 있는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의 단백질 시장은 너무 피트니스 중심으로 마케팅되고 있지만, 오히려 시니어, 건강관리층, 간편식 수요, 메디푸드 영역이 더 큰 잠재력을 가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원물 경쟁력에서도 국내산 닭은 서비푸드에 중요한 기반이다. 태국산, 브라질산, 국내산 닭을 비교 테스트한 결과, 지방 함량과 아미노산 스코어의 균일성에서 국내산이 가장 우수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국내 닭은 같은 환경, 같은 사료, 비슷한 조건에서 자라 원물 편차가 적고, 표준화된 소재를 만들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장벽은 결코 낮지 않다. 효소 종류, 투입량, 반응 시간, 온도, 농축 조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반응 시간이 30초만 달라져도 용해도가 떨어지고, 온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육류가 익어버린다”며 “100번 실험해서 100번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하나의 표준화된 소재가 되는 만큼, 사람이 수없이 반복하면서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효소 가수분해 기술이 단순한 공정처럼 보여도 실제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닭가슴살이나 육류를 이렇게 가수분해해 2차 가공까지 상용화한 사례를 전 세계적으로 찾아봤지만, 아직 뚜렷한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비푸드는 닭가슴살 파우더에 그치지 않고 닭발 유래 콜라겐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닭발이 식재료로 소비되지만, 산업적으로는 여전히 부산물 개념이 강하다. 김 대표는 이 부산물에서 새로운 고부가가치 소재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닭발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돈피 콜라겐에 근접한 수준의 데이터가 나왔고, 현재는 냄새와 지방 이슈를 잡는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식품을 단순한 원료 사업으로만 보지 않는다. 사회학을 전공한 뒤 식품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식품 시장 역시 결국 사람의 선택과 사회적 변화, 구별짓기와 소비 행태가 교차하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왜 없지?”라는 질문이 그에게는 곧 사업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없던 것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가장 재미있다”며 “아직은 큰 마중물이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는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파트너와 만나면 해외에서 먼저 가능성을 증명하고, 이후 국내 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싶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