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설탕·밀가루 가격 인하 확산...원자재 안정·물가 정책 맞물리며 ‘가격 책임’ 압박 커져
식품업계, 설탕·밀가루 가격 인하 확산...원자재 안정·물가 정책 맞물리며 ‘가격 책임’ 압박 커져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2.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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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삼양·대한제분·사조동아원 잇단 인하… 원가 반영 구조 전환 시험대

설탕과 밀가루를 중심으로 한 식품 원재료 가격 인하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 원당·원맥 시세 안정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맞물리면서, 주요 제당·제분 기업들이 소비자용과 업소용 제품 가격을 잇달아 낮추고 있다. 식품업계의 가격 정책이 ‘원가 반영’이라는 원칙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설탕과 밀가루 등 기초 원재료 가격 인하가 뚜렷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정용 제품은 물론 외식·제과·제빵 업계를 겨냥한 업소용(B2B) 제품까지 인하 대상이 확대되며, 원재료 가격 안정이 실제 시장 가격에 반영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초 업소용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6%, 4% 인하한 데 이어, 일반 소비자용 설탕·밀가루 전 제품 가격도 최대 6% 낮추기로 했다. 국제 원당·원맥 시세를 반영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한다는 설명이다.

삼양사도 소비자용(B2C)과 업소용(B2B) 설탕·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인하한다고 밝혔다. 삼양사 측은 원자재 시세 변화를 가격에 반영한 조치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분업계 역시 동참하고 있다. 대한제분은 일부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4%대 중반 인하했으며, 사조동아원도 박력·강력 등 주요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5%대 후반 낮췄다. 모두 소비자용과 업소용 제품을 포괄한 조정이다.

이번 인하 흐름의 배경에는 국제 원자재 시장의 변화가 있다. 최근 원당과 원맥 가격이 고점 대비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물가 안정 기조가 기업들의 가격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 원재료 가격은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설탕은 제과·음료·빙과류 전반에 사용되며, 밀가루는 빵·면·제과·제빵 산업의 핵심 원료다. 이들 가격이 하향 조정되면, 후방 산업 전반의 원가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인하를 ‘구조적 전환의 시작’으로 볼 수 있을지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한 식품산업 전문가는 “그동안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는 즉각 제품 가격에 반영됐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반영 속도가 느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인하는 가격 결정 구조의 신뢰 회복을 시험하는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환율, 물류비 등 변수가 여전히 많아 인하 폭과 지속성은 기업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소비자와 정부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가격 정책에 대한 업계의 책임은 분명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이번 설탕·밀가루 가격 인하 확산을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아닌, 식품업계 전반의 원가 반영 원칙과 가격 투명성이 시험대에 오른 신호로 보고 있다. 원자재 안정이 실제 소비자 체감 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이 흐름이 다른 원재료와 가공식품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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