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1950년대 이전까지 체계적인 낙농이 존재하지 않았다. 1947년 국제연합구제부흥사업국(UNRRA)이 300두의 홀스타인과 브라운 스위스를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낙농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1959년에는 케냐에서 109두의 홀스타인 미경산우가 도입되었고, 이에 따라 우유 소비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1단계: 황제 시대의 낙농 개척(1947~1974)- UNRRA 젖소 도입과 수도권 중심의 산업 태동
에티오피아 낙농산업의 발전은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 단계는 1947년부터 1974년까지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 시기로, 현대 산업적 낙농이 시작된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개인 낙농목장이 생겨났고, 수도 아디스아바바 주변에 유가공 공장이 들어섰으며, 반경 70km를 집유 지역으로 설정하여 운영하였다. 국영목장도 설립되었으며, 알시농촌개발지역(ARDU)을 수립하여 교잡종 미경산우를 도입하고 AI(인공수정) 및 농촌지도사업을 도입하였다.
1971년에는 정부가 낙농개발청(Dairy Development Agency)을 설립해 국내 우유 생산, 집유, 가공, 유통을 총괄하게 하였고, 낙농협동조합의 결성도 촉진하였다.
도입된 홀스타인 같은 외래품종은 왈라이타(WADU), 칠라로(CADU), 아르시(ARDU) 등 정부 주도의 대규모 사육단지에 배치되었으며, 개인 낙농은 주로 고산지대의 복합 영농 농가에 보급되어 도시 우유 공급에 기여하였다. 이들 젖소는 279일 착유로 1,120~2,500ℓ의 우유를 생산했으며, 1960년대 후반부터는 수도 근처에 개인 낙농가들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2단계: 공산정권의 국영목장 시대(1974~1991)- 집유망 확장과 생산성 저하, 수입 의존의 확대
두 번째 단계는 1974년부터 1991년까지의 공산정권 시기로, 국영목장 시대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모든 낙농목장이 국유화되었고, 낙농개발회사(Dairy Development Enterprise)가 설립되어 국영목장 운영과 집유망 확립을 담당했다.
농민 협동조합 및 농가협회가 수립되었고, ARDU의 운영은 생산자 조합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집유 반경은 150km까지 확장되었지만, 오히려 1인당 우유 생산량은 감소하였고, 이에 따라 우유 수입은 증가하였다. 수도권의 Shola 가공장 용량은 일일 6만 리터까지 증설되었다.
3단계: 자유시장 경제와 민영화의 물결(1991~현재)- 외국인 투자, 민간 유가공헙체 등장, 수도권 집중
세 번째 단계는 1991년부터 현재까지로, 자유시장경제 시대이다. 이 시기에는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고, 토지와 시설, 기자재 수입에 대해 관세 면제 혜택을 제공하였다. 국영목장 및 DDE는 민영화되었고, 수도 아디스아바바 근처에는 유가공회사가 활발히 설립되었다.
네 가지 낙농 농가 유형
에티오피아의 낙농 농가 형태는 크게 △유목형 낙농 △고산지대 소규모 복합영농형 낙농 △도시 및 도시근교형 낙농 △집약 낙농의 네 가지로 구분된다.
유목형은 주로 저지대에서 재래종을 사육하며 자가소비가 주를 이룬다. 고산지대에서는 재래종을 기반으로 239일 정도 착유를 하며, 대부분 자가소비와 일부 판매에 활용된다. 도시형은 방목이 어렵고 상업용 사료에 의존하며, 생산된 우유의 70% 이상이 판매된다. 집약 낙농은 주로 외래종을 사육하며 수도권에 소수 존재한다.
2013년 기준으로 생산량 기준 점유율은 고산지대 소규모 복합영농이 63.3%, 유목형이 21.4%, 도시형이 14.3%, 집약형이 1%이다.
재래종이 이끄는 생산구조- 산업화의 한계
에티오피아 총 우유 생산량의 98%가 재래종 젖소에서 생산되며, 대부분 생계형 낙농이어서 전체 생산량 중 10% 이하만이 유가공 산업에 사용된다. 생산된 우유의 56%는 가공용, 44%는 음용으로 소비된다.
최근에는 수도 근교 소규모 농가에서 생산된 우유의 73%가 판매되며, 자가소비는 10%, 가공제품 생산은 7.6%, 송아지 급여는 9.4%이다.
전통 유가공 문화의 힘
에티오피아의 전통 유가공 제품으로는 에르고(Ergo, 요구르트), 키베(Kibe, 버터), 기(Ghee, 향신료 버터), 아이브(Ayib, 코티지 치즈) 등이 있다(사진17 참조).

이무하 교수는...
현재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 명예교수이자 한국시니어과학기술연합회 연구위원이며, (사)세계가나안운동본부 전문가로서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의 가치사슬 활동과 관련된 인적 역량 강화를 통한 우유 및 유제품 품질 향상을 지도 감독하고 있다.
[경력]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장, 축산물등급판정소 이사장, 한국축산식품학회장, 한국동물자원과학회장, 한국식품연구원장, 에티오피아 아다마 과학기술대학교 농과대학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 등 역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