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성분 형태·맛·식감 그대로 동물성 대신 사용

“이번 SIAL 혁신상에서 금상을 받은 제품을 보듯이 유럽에서의 대체식품에 대한 견해는 미국 등 지금까지 이 시장을 견인해온 회사들과 완전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체단백질과 관련해서, 특히 패티류를 보면 미국에서는 진짜 고기보다 더 고기 맛이 나고, 모양도 고기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게 구현하는데 힘쓰는 반면 유럽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부정적 자세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인 SIAL PARIS의 SIAL INNOVATION AWADS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 농경제학부 문정훈 교수(푸드비즈랩 연구소장)는 “유럽에서의 대체식품은 식물성 자체의 맛과 향, 식감을 그대로 느끼도록 하면서 단지 동물성을 대체하는 용도로만 잘 만들면 된다는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며 특히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 굳이 첨가물을 넣어가면서까지 고기 맛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고 강조한다.
문 교수는 "올해 혁신상 제품을 선정하면서 혁신에 대한 정의에서 다소 견해가 다른 유럽 심사위원들과 의견이 상충돼 상당 부분 갈등을 빚었다"며 "우리나라 식품업체들이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식품 혁신에 대해 새로운 해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권면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유럽의 대체단백질 시장은 식이섬유와 단백질 등 곡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영양성분을 그대로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까 햄버거 패티를 반드시 동물성 성분과 유사하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올해 SIAL 혁신상에서 금상을 받은 프랑스 SABAROT사의 식물성 패티 혼합물 제품이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이 제품은 퀴노아를 비롯한 여러가지 곡물과 콩을 혼합해 만든 식물성 패티로 8분이면 조리가 가능한 즉석 요리 식품인데, 제품 표기 사항에 '동물성을 식물성으로 대체했다'고 기재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체단백질은 식물성 원료이면서도 고기의 맛과 형태를 지녀야 하는데, 이 제품은 곡물 그대로의 형태와 맛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품 포장에도 ‘갈레트 베지터블(Galette Vegetable, 둥근 모양의 채소)’로 표기돼 있을 정도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문 교수는 설명했다. 이 제품은 또 버거 안에 넣어 먹거나 샐러드 위에 가니쉬로 올려도 좋은, 많은 요리에 응용하기 쉬운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와 비슷한 제품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문 교수는 “‘맛이 있으면서도 건강하고 편리하면서도 응용성이 높다’는 이 제품의 키워드에 특히 프랑스 심사위원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 금상까지 받게 됐지만 아직도 의문점은 남는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일지라도 새로운 맛과 형태를 갖는 새로운 제품이 라인업되면 프랑스 사람들은 굉장한 기대감을 표명하는 것 같다고 문 교수는 해석했다.
핀란드 제품인 ‘KING KONJAC’ 제품도 비슷한 경우로서, 문 교수는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는 곤약쌀을 활용한 제품이 흔해서 혁신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대했지만, 유럽 심사위원들은 곤약쌀의 경우 유럽이나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아시아 외의 지역에서 흔하지 않은데다 저칼로리이면서 포만감이 높고 글루텐프리라는 점과 쌀을 대체하면서도 비슷한 맛을 보장하면서 새로운 스시의 세계를 열어 혁신적이라고 높이 평가한 데 대해 이견이 있음을 밝혔다.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 오랜 전부터 즐겨온 제품은 전혀 새롭지도, 혁신적이지도 않다고 설명했으나 유럽 심사위원들의 비중이 높은 관계로 수세에 밀려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고 말한 문 교수는 "혁신상에 대한 합리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 심사위원을 더 늘려야 하지 않겠냐"는 농담반 진담반의 견해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