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산 우유, 살균 방식 바꿔야 살아남는다
[데스크칼럼] 국산 우유, 살균 방식 바꿔야 살아남는다
  • 김현옥 편집국장
  • 승인 2024.08.20 10:0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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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C 순간 살균 UHT 처리, 국제 기준은 '멸균' 간주
세계 최고 품질 원유를 UHT 처리로 저급우유 생산
LTLT HTST만 '살균'으로 정의... 국제기준과 조화 이뤄야
한국 낙농·유가공 산업에 대한 전략적 사고 전환 시급

오는 2026년이면 국내 낙농 및 유가공시장이 완전 개방된다. 그동안 수입 유제품에 부과하던 20%의 관세 장벽이 없어지며 빗장이 완전히 풀린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덴마크 등 선진 낙농국의 값싸고 질 좋은 유제품의 무차별 국내 공습이 시작된다. 지금도 해마다 급증하는 저가의 수입 멸균유 제품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낙농 유업계가 존폐 위기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정부는 최근 국내 낙농산업을 위협하는 대내외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을 발표했다. 저렴한 수입 멸균유와 경쟁할 수 있도록 저가의 흰우유 공급을 활성화하고, 고품질 고부가 음용유 시장을 만들기 위해 목초우유 등 프리미엄 원유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세계 최고 품질의 원유 생산하면 무슨 소용?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산 우유의 품질 경쟁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헛다리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내산 우유가 우월적 지위를 가지려면 보다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살균 우유로, 유통기한이 6개월~1년에 달하는 수입 멸균유와 확실히 구별되도록 해야하는데도 핵심 가치를 도외시한 채 주변언저리만 매만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낙농산업은 지난 30년간 유대(乳代) 지불 방식의 변화를 통해 원유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원유의 위생 상태를 가늠하는 세균수와 체세포수, 항생제, 잔류물질 등면에서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국내 대다수 유업체들은 원유를 살균하는 과정에서, 130°C에서 수초간 열처리하는 UHT(Ultra High Temperature)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그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원유를 생산하기까지 갖은 노력을 기울여놓고 정작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우유제품의 품질은 형편없이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초고온 순간살균 UHT는 열악한 원유에 사용하는 열처리 방식

UHT 방식은 전세계적으로 열악한 품질의 원유를 처리할 때 주로 사용되는 기준이고, 냉장유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통기한을 늘리는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UHT 처리 우유는 강한 열충격으로 인해 균은 모두 제거되지만 단백질, 지방, 칼슘 등 주요 성분에 변성이 생겨 풍미는 물론 영양학적으로도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는 손실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UHT 방식은 국제 기준에서 ‘멸균’으로 간주되는데, 유독 우리나라와 일본만 ‘상업적 멸균’으로 표시해 살균의 일부로 허용함으로써 우유의 영양적 가치를 소멸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세계 최고 품질의 원유를 생산하면서도 정작 소비자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유가공업체에게 우유 유통기한 연장과 반품률 제로화 등 판매 영업의 편익만 제공할 뿐이다.

30년 전 젖소의 유방염이 만연할 정도로 위생상태가 매우 열악했던 낙농 상황에서 적용했던 UHT를 세계 최고 수준의 원유를 생산하는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정책의 후진성이 우리나라 낙농 및 유가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원유 '멸균' 및 '살균' 정의 필요

현재 국내 시장에는 폴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수입한 UHT 처리 멸균우유가 판을 치고 있다. 중국이나 태국도 UHT는 멸균으로 표시하며, 특히 태국은 UHT 처리 우유에 ‘Fresh’라는 표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LTLT(Low Temperature Long time, 63°C 30분,) HTST (High Temperature, Short time 72-75°C 15초) 열처리 조건은 UHT보다 원유 성분의 열변성이 적다. 열변성이 적다는 것은 풍미적으로는 신선한 맛이 살아있으며, 각종 영양 성분의 체내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상된 원유 품질을 소비자가 체감하기 위해서는 UHT를 상업적 멸균이라는 행정 편의주의적 정의에서 제외시키고 '살균'은 LTLT와 HTST로만 제한하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몇 년 전 중국으로 수출되던 국산우유가 중단된 이유도 나라간 상이한 열처리법 때문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UHT 처리한 우유에 살균으로 표기함으로써 중국 기준을 위배해 불이익을 당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한중일 FTA 체결 시 고급유 시장은 일본 북해도산이, 중저가 우유는 중국산 제품이 점령해 한국 낙농시장을 붕괴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정책적 제도적 개선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현재 중국의 원유가격은 우리나라의 1/2 수준이며, 원유의 품질은 우리나라의 10년 전 수준에 도달했다. 세계적 품질의 국산 원유를 UHT로 망가뜨리면 중국산 수입우유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원유가격 자체의 차이로 국산 우유는 경쟁에 밀릴 수밖에 없음을 정부 당국자는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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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귀호 2024-08-24 21:22:47
내용중 몇가지 오류가 있네요. 초창기 국내 원유 초기세균수가 너무 많아서(최소 수백만/mlㅡ요즘 기준으로는 수유거부될 수준) 초고온살균이 필요했고 오늘날까지 그 관행이 이루어져 왔다. 또 현재는 콜드체인이 거의 완벽하게 구비되어 그럴 위험은 없다시피하겠으나 혹시 소매판매 과정에서 보관온도 유지가 염려되어 출고시 최소 세균수를 유지하고자함이 있다. 그리고 멸균유라함은 원유 멸균처리뿐 아니라 모든 배관, 홀딩탱크, 멸균충진기, 멸균유 특수 포장지 및 포장지의 멸균과정을 거쳐야 멸균유라고 표시하고 유통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상온유통을 할 수 있다.
프레쉬 밀크 표기 문제는 국가마다 기준이 다소 상이할 수는 있겠으나 분유를 사용한 환원유가 아닌 이상 순수 원유 100%일 경우 당연히 사용할 수 있다.

박승용 2025-07-02 15:09:20
글의 의미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원유의 품질이 아무리 좋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라는 의견에는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여러 국가의 농장을 방문해 보고 가축 질병 콘트롤 기관과 식품 관리 감독 기관의 실태를 살펴보면, 목장은 동물 약품 구입 비용이 없어서, 분석할 기기와 예산이 없어서 위생적 품질을 방치하는 국가가 대부분입니다. 낙농 선진국과 일본, 우리나라를 비롯한 목장의 위생 상태, 관리 영역의 제도, 감독 기관이 제도적으로 운용되는 국가들과 같이 가축의 건강 상태나 원유의 위생적인 착유, 착유기의 세정, 원유의 냉각 보관 상태가 양호하면 가공 과정에서 살균이나 멸균을 잘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건강한 우유를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UHT 멸균은 상업적 결정인 것이지 후진적 기술 선택이 아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