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식품소비행태 분석] “코로나19 이후 식품 구입시 '가격' 가장 중시...온라인 구입 지속 전망"
[2021 식품소비행태 분석] “코로나19 이후 식품 구입시 '가격' 가장 중시...온라인 구입 지속 전망"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12.1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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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김상효박사, ‘2021년 식품소비행태조사 온라인 결과발표대회’서 밝혀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식품 ‘가격‘에 매우 민감한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가격‘을 꼽은 가구의 비중이 거의 모든 품목류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는 급등한 먹거리 물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속화된 비대면 언택트 소비행태가 지속돼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가 ‘온라인 채널‘이라고 응답한 가구 비중이 2018년 0.3% 수준에서 올해에는 4.0%까지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외출을 줄이고 집밥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식품을 구입하는 장소의 선택이나, 온라인을 통한 식품구입행태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가구내 식품소비행태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농경연 김상효 박사

이 같은 결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김홍상)이 14일 온라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최한 ‘2021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에서 밝혀졌다.

이날 김상효 박사(연구위원)는 이계임 박사 연구팀이 실시한 '2021년도 우리나라 가구의 식품소비 및 외식행태와 식생활에 대한 조사결과' 중 '가구내 식품소비행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식품소비행태조사(The Consumer Behavior Survey for Food, CBSF)는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3,318가구), 성인(6,355명) 및 청소년 가구원(60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가구 및 개인의 식품소비 및 외식행태와 식생활 파악을 목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2년차로 대면조사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예년보다 다소 이른 5월부터 조사를 실시해 조사결과의 정확성을 담보하고자 노력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 Where: 구입 장소-코로나19 발생 전으로 회귀

조사 결과, 우리나라 가구에서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는 ‘대형 할인점(36.1%)’이 1순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크게 감소해 32%였던 작년보다 높아진 응답률로,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도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코로나19 1년차인 2020년에 처음으로 1순위로 올라섰던 ‘동네 슈퍼마켓(30.0%)’은 2순위로 내려갔다. 코로나19 1년차와 2년차의 변화로 판단된다.

‘재래시장’의 비중은 2019년까지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에 13.0%까지 증가한 특징을 보였으나, 올해에는 다시 10.9%로 감소해 기존의 감소 추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읍면에 거주하는 가구, 가구주 연령이 30대 이하인 1인 가구, 70대 이상인 고령 가구, 월 소득이 600만 원을 넘는 고소득 가구 및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대형마트가 식품을 구입하는 주요 채널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020년에 비해 크게 증가해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소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 When: 주구입 시간-오프라인은 평일 오후 vs 온라인은 평일 밤

오프라인의 경우 식품 주 구입자의 64%는 평일에, 나머지 36%는 주말을 주로 이용했다. 평일에 식품을 구입하는 사람(64%) 중 33%p는 오후, 26%p는 밤, 5%p는 오전 시간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하는 가구의 65%는 평일, 나머지 35%는 주말을 이용했다. 평일 이용자(65%) 중 밤 시간 구입이 41%p로 가장 높았다. 영업시간에 관계 없이 아무 때나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How: 품목별 구입시 고려하는 형태

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기준은 맛 품질 가격 순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가격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 비중이 2020년 20.3% 수준에서 2021년 24.2%로 약 4%p 증가해, 물가가 크게 오른데 기인한 행동변화로 풀이된다.

맛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안전성이나 품질은 그 중요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쌀의 경우 안전성이나 품질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채소류를 구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 역시 가격을 으뜸으로 꼽았는데, 이 또한 2020년에 비해 3%p 이상 증가했다. 구입의 편리성이 중요하다는 응답도 증가하는 추세다. 품질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은 쌀과 마찬가지로 2020년에 비해 6%p 감소했다.

과일류를 구입할 때는 맛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만 올해에는 가격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비중이 전년보다 3.5%p 증가해 과일 구입에 있어서도 가격 요인의 중요도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육류를 구입할 때는 맛 다음으로 품질, 가격 순으로 중요하게 고려했다. 육류도 쌀 과일 채소와 마찬가지로 가격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 비중이 4.5%p 증가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단위 또는 어떤 형태로 식품을 구입할까?

백미의 경우 ‘20kg 포장’ 구입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10kg 포장’ 응답률도 올해에는 40%까지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10kg 미만 소포장 구입 비중이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도 특징이다.

쌀 구입 가격을 살펴보면 ‘6만 원’이 넘는 쌀을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이 36.6%로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쌀 가격의 상승과 구입 단위의 증가가 그 원인일 수 있다.

채소류와 과일류 구입 형태는 ‘원하는 양만큼 저울에 달아서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이 8~10%p 감소한 반면에 비닐봉투 등 소포장 형태로 구입한다는 응답은 증가했다.

■ 온라인 식품 구입 형태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하는 가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 1회 이상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다‘는 응답 가구가 2017년 1.8%, 2019년 4.9%에서 올해에는 15.7%로 크게 증가했다(2020년 11.7%).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한 가구의 경우 전체 식품비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20% 수준에서 올해에는 27.1%까지 올랐다.

온라인 식품 구입 방식은 88.7%가 모바일·스마트폰을 통해 주문하는 것으로 나타나 2017년 61.4%에 비하면 매우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컴퓨터로 식품을 주문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식품 구입시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조사한 결과, G마켓이나 쿠팡과 같은 ’온라인 종합 쇼핑몰‘이라는 가구의 비중이 71.1%로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작년에는 58.5%, 2019년에는 51.1%였다.

한편, 마켓컬리나 더반찬 등과 같은 ’온라인 식품 전문몰‘이나 ’대형 할인점의 온라인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의 독주가 이어졌다.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배송의 정확성과 신속성(47.2%)’이 2020년과 동일하게 1순위를 차지했다. ‘가격(26.7%)’이나 ‘프로모션 및 쿠폰 증정(11.4%)’과 같은 가격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전년(각각 22.7%, 8.5%)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식품 구입에서 가격적 요소들이 중요해진 2021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주로 구입하는 식품으로는 물이나 가공식품이 주를 이뤘는데, 2021년에는 곡류나 과일을 온라인으로 구입한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도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채소, 육류, 계란류와 같이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거나 깨지기 쉬운 신선식품군들도 처음으로 15%를 넘어섰다(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한 가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 기준). 특히 깨지기 쉬운 계란은 2019년 5.4%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3배 가까이 증가한 16.3%로 조사됐다.

■ 간편식

2017년부터 작년까지 간편식을 섭취한다는 가구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즉석 섭취 식품을 섭취한 적이 있는 가구의 비중이 8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즉석 조리식품이 78.3%를 차지했다.

간편식을 섭취하는 이유로는 ‘맛있어서’라는 응답이 24%로 가장 많았고, ‘재료를 사서 조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23%로 높았다. ‘조리하기 번거롭고 귀찮아서’나 ‘직접 조리할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도 각각 18%와 16%로 높은 비중을 점했다.

‘번거롭다’거나 ‘시간이 없어서’라는 등 비자발적 이유보다는 ‘맛있다’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이유 때문에 간편식을 섭취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간편식의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61점으로, 간편식을 섭취하는 가구의 59.5%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이보다는 다소 낮아 53.5%에 그쳤다.

간편식에 들어간 식품첨가물의 안전성 우려도는 5점 만점에 3.19점으로 우려도가 아주 낮다고는 보기 어려우며 간편식 섭취자 중 19.6%는 우려가 된다고 실제 응답했다.

■ 식량 안보 인식 변화

코로나19 이후 곡물 등 필수 물자에 대한 긴급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하는 국가들이 속출했고 국제 곡물가격 국내 농축산물 및 가공식품 심지어 외식 물가까지 대폭 증가하면서 식량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실제 코로나19 1년 차인 작년에는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이 31.3%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약 3%p 감소한 28.4%였지만 여전히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86.2%는 수입쌀을 섭취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10.9%는 먹어본 적은 있지만 1년 동안 먹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실제 수입쌀을 섭취하는 가구의 비중은 3%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향후 수입쌀 취식 의향 조사에서, 2019년까지 수입쌀 취식 의향은 5점 만점에 2.48점으로 높지는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인 작년에는 수입쌀 취식 의향이 감소한 채 올해까지 유지되고 있어서 식량안보의 관심 증가와 연결되는 현상이지 않은가 판단된다.

이러한 현상은 수입 과일 구입 행태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많이 구입하는 과일이 수입 과일이라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이 2019년까지는 13.6%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1년 차인 작년에 11.1%로 감소했고, 올해도 10.9%로 소폭 더 감소했다.

■ ESG 영역에서 식품소비 행태 

올해엔 특히 주로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가치인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관심이 크게 증가한 한 해였다.

소비자가 첫 번째로 실천할 수 있는 ESG 영역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분야다. 2021년 하루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약 550ml 수준으로, 2019년 504ml, 2020년 530ml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밥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ESG 실천 영역은 친환경 식품 구입으로, 우리나라 가구 중 '주 1회 이상 친환경 식품을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은 10%대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올해에는 10% 미만으로 떨어져 친환경 식품 구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소비자들의 ESG 인식 및 역량 조사에서 친환경 국내산 지역산 농식품 구매와 같이 환경이나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동들은 5점 만점에 3.3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비용적인 책임이 수반되는 행동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취약계층의 식생활 보장을 위한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는 3.7점 수준으로 높은 인식 수준을 나타냈고, 전통 식생활이 지속될 수 있도록 계승 발전하는 것이 중요한 지에 대해서도 3.7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인식 수준을 보였다.

■ 코로나19 이후 소비 행태 전망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식품 구입 주기는 바뀌지 않았다’는 응답이 46%, ‘대체로 구입 주기가 줄었다’는 35%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식품 구입장소를 다시 이용할 것 같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5.2% 수준으로 매우 낮았으며, 코로나19 종식 후 기준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 수준이 올해 수준과 동일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 또한 80%에 육박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식생활 행태 및 인식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가정 내 식사 횟수가 5점 만점에 3.65점으로 증가했다는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가정 내 지출 중 신선식품의 지출 비중 그리고 온라인으로 지출한 식품비 비중, 가공식품 지출 비중 가정 내 HMR 식사 횟수, 밀키트 식사 횟수 순으로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건강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도가 3.5점 수준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친환경 농식품 및 국내 농업에 대한 관심도도 3.3점 수준으로 높아졌다.

코로나19는 식생활 스트레스도 크게 높아졌지만, 규칙적인 식생활, 아침 식사 횟수,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횟수 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농식품 가격이 급등한 해였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했다’라는 응답이 ‘감소했다’는 응답보다는 많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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