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양희의 수다 in Jeju]-바다의 불로초_톳과 모자반(2)
[류양희의 수다 in Jeju]-바다의 불로초_톳과 모자반(2)
  • 제주=류양희 통신원
  • 승인 2020.06.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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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효능 불구 부족한 밥 늘리는 구황식품 취급
돼지고기국에 모자반 넣은 '몸국'도 서민음식
복통 설사 부작용에 무기비소 함유 주의해야
끓는물에 불린후 30분간 삶아서 사용 권장

톳과 모자반의 효능이 아무리 좋다한들 제주 사람들이 그 가치를 모르면 말짱 도루묵이다. 여기서 제주도민들이 지금껏 건강을 위해 톳과 모자반을 챙겨 먹어왔는지 궁금증이 생겨 이와 관련된 식생활을 엿보았다. 

제주 톳보리밥(출처_더반찬 업체홍보사진)

제주에서 ‘톨’이라 불리는 톳은 구황식품이었다. 얼마 안 되는 쌀이나 보리에 톳을 넣어 밥을 지어 간장에 비벼먹었다. 해조류들이 보통 저칼로리 음식이어서 비만을 예방한다고 하지만 이것을 뒤집어보면 바다에 널려 있어 언제든 양껏 먹을 수 있는데,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얘기다. 그래서 가난했던 시절 많은 이들의 굶주림을 급히 달랠 음식이었다는 말이 된다.

제주에 내려와 마음먹고 살을 빼보겠다며 한 1년 동안 하루 한 끼만 먹는 무식한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유일하게 먹는 점심식사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톳무침이나 톳두부무침을 두세 번 더 달라고 하여 실컷 먹었던 기억이 난다. 씹는 식감까지 좋아 이것만 먹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그러고나면 금방 배가 두둑해졌다.

하루 1식의 처절했던 다이어트 기간동안 속을 든든히 해주었던 것 중에는 ‘몸국’도 있다. 몸국의 ‘몸’은 제주에서 모자반을 이르는 말이다. 돼지고기와 모자반은 궁합이 잘 맞는다.

‘예로부터 제주도에서 잔치를 하면 돼지고기로 국을 끓였다. 처음 끓인 국은 고기가 많고 국물도 맑아서 지체 높은 상전이나 어르신들 밥상에 먼저 올라갔다. 남은 국물과 고기 몇 점에다가 제주도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자반을 넣고 또 포만감을 높이기 위해 메밀가루를 넣어 다시 끓였는데, 이것이 바로 서민음식인 몸국이다. 옛날에는 잔칫집에 가면 큰 가마솥에 한가득 넣어 불을 때고 마당 귀퉁이에서 끓여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산후에 산모에게 미역국 대신 먹이기도 하였다.’(제주 향토자원에 담긴 이야기, 제주도민일보 16.12.1.)

 몸국(출처_비짓제주 김희선몸국 홍보사진)

몸국에는 보통 경단구슬모자반이나 참모자반을 썼다. 하지만 경단구슬모자반은 수확량이 급감해 이제는 참모자반을 많이 쓴다. 지금은 경단구슬모자반에서 각종 기능성 및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면서 양식을 통해 생산량을 늘려가는 중이다.

물론 톳과 모자반이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톳이나 모자반은 찬 성질이어서 갑자기 많이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설사를 동반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톳과 모자반에 있는 무기비소라는 독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12월 이와 관련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하면서 생톳의 경우는 끓는 물에 5분간, 건조톳은 30분간 불린후 30분간 삶아서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나면 왠지 꺼려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국의 권고대로 따르면 문제될 것이 없다. 맛이 있다면 청산가리보다도 1000배나 강한 독을 가진 복어도 요리해먹는다.

일본에서는 오랜기간동안 톳을 학교 급식에 빠지지 않도록 했다한다. 일본인들의 작고 왜소한 키와 허리가 굽는 등의 약점을 톳이 해결해준다고 하여 지금도 제주의 톳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몸 속에 들어간 미세먼지와 중금속도 씻어 내려주고 키도 크게 해주고 피부에도 좋고 다이어트까지 된다니 제주에 아이들 데리고 여행하게 된다면 톳과 모자반 한번 먹어봄직 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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