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양희의 수다 in Jeju]-'바다의 불로초_톳과 모자반(1)
[류양희의 수다 in Jeju]-'바다의 불로초_톳과 모자반(1)
  • 제주=류양희 통신원
  • 승인 2020.06.1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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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수용성 섬유질 '알긴산'은 몸 속의 중금속 등 미세먼지 청소부
'톳' 무기질 많은 알칼리식품...시금치보다 철분 4배·우유보다 칼슘 16배 많아
'모자반' 항산화작용 피부 미용에 좋고 항염·혈관노화지연 기능성도 확인돼
제주특산 '큰열매모자반'은 비만·고혈압·관절염 등 성인 질환 개선에 효과적

제주 이주 열풍이 끝났다는 이야기가 얼마 전부터 들리기 시작한다. 통계를 살펴보면 다시 근소하게나마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많아지긴 했다. 하지만 이는 너무 단순하게만 통계를 보는 것이다. 20대의 전출인구는 많아진 반면 아직 30~40대의 전입인구는 월등히 많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 탈도시의 최적지로 제주로 향하는 흐름이 당분간은 좀 더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이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적지 않은 명분이 아이들 때문이다. 제주 사람들은 아이들 문제로 육지에 가는데, 육지에선 또다른 아이들 문제로 제주로 온다. 제주사람들은 아이들을 서울에서 공부시키고 싶어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육지에선 보다 친환경적이고 공기가 맑은 제주에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제주라고 미세먼지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그런데 수도권과 차이는 분명히 있다.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살 때는 공기가 아주 맑을 때라고 해봤자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이었고 웬만하면 ‘나쁨’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제주는 ‘좋음’일 때가 흔하고 ‘보통’수준이 일상이다.

물론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뒤덮일 때는 제주도 예외는 아니어서 ‘나쁨’이나 ‘매우나쁨’일 때도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그 횟수가 적어서 그 차이는 확연하다. 그러니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라는 걸 제주에 살면서 알게 됐다.

사람들은 미세먼지가 많은 날 또는 공사나 집 정리 등으로 먼지를 뒤집어쓴 날이면 삼겹살을 먹어야한다고들 한다. 근거가 있는 소리냐고 되물으면 돼지기름으로 목구멍의 먼지들을 씻어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고기가 먹고 싶다는 말이지 아무 근거없는 소리라는 걸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알고 있다.

그런데 제주에는 진짜 몸 속의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것들이 있다. 톳과 모자반 같은 해조류들이다. 해조류의 끈적끈적한 수용성 섬유질인 알긴산 성분이 중금속 배출에 탁월하다. 수도권에 비해 공기 질이 좋고 각종 해조류를 접할 수 있으니 미세먼지 하나만 생각하면 제주에서 아이들 키우기는 나을 수도 있겠다.

실제로 주변에 이주민들 중에 미세먼지를 피해 제주에 내려와 아이를 키우게 됐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한다. 정말이다. 물론 제주에는 미세먼지는 나을지 모르나 비염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들은 많은데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오직 미세먼지만을 피해 온 사람이 생각보다 꽤 많다.

제주 생톳(출처_소확품 업체 홍보사진)

바다의 불로초라고 불리는 모자반과 톳은 둘 다 모자반과에 속해있다. 그래서 이 둘을 육안으로 구분하기란 해초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쉽지가 않다. 그저 톳이라고 하면 톳인줄 알고 모자반이라고 하면 모자반인줄 아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톳은 모자반보다 잎이 더 둥글하고 넓은 편이다. 모자반은 성냥머리같이 생긴 것이 더 두드러져 씹을 때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다. 

‘톳은 나트륨, 칼륨, 칼슘, 요오드, 철 등 무기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시금치 보다 3~4배 철분이 많아 다시마나 미역보다도 빈혈에 효과적이다. 우유보다 칼슘은 16배, 철분은 550배 많다고 한다. 각종 무기질과 미네랄, 섬유소까지 풍부해 골다공증과 고혈압 및 변비에 좋다.

톳 추출물에는 항균, 항산화, 항고지혈, 항콜레스테롤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을 늙지 않게 한다고 해서 예로부터 장수채, 바다의 불로초로 불린다. 톳은 ‘혈액의 찌꺼기인 혈전을 없앤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혈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제주 향토자원에 담긴 이야기Ⅱ, 제주도민일보 17.11.12.)

[사진2] 모자반(출처_새벽바다 업체 홍보사진)

톳보다 상대적으로 효능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모자반은 최근들어 그 효능이 다양하게 밝혀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항산화작용이나 자외선 차단, 미백, 기미, 주근깨 예방 등이 밝혀져 화장품으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항암, 항염증 기능은 물론 혈관노화를 늦춰주는 등의 기능성도 확인됐다. 특히 2019년에는 그동안 식용이 불가능해 버려졌던 ‘큰열매모자반’에서 비만이나 고혈압, 관절염 같은 성인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큰열매모자반은 현재까지 제주에서만 발견되는 모자반이다.

(다음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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