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에 국산밀 한 톨도 없다” 지적에 정부 "2차 육성계획 준비 중”
“K-라면에 국산밀 한 톨도 없다” 지적에 정부 "2차 육성계획 준비 중”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1.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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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밀 생산은 늘었지만, 수요·품질 구조 개선이 관건
@pixabay

국산 밀 소비 확대가 정체된 가운데 정부가 라면 수출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도적 성과와 한계를 함께 인정하며 후속 대책을 내놓았다.

한겨레21은 지난 12일 보도를 통해 “K-라면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국산 밀은 라면 원료로 거의 쓰이지 않고 있으며,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창고에 국산 밀이 쌓여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밀 자급률 정체와 소비시장 확대 부진을 업계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는 이미 밀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인식하고 제도적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며 “생산 확대 측면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재배면적·공공비축 확대… “생산 기반은 강화”

농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 '밀산업육성법' 제정 이후 2021~2025년 제1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 왔다. 이 기간 동안 밀 전문 생산단지 육성, 교육·컨설팅, 시설·장비 지원 등을 통해 생산 기반을 강화했으며, 공공비축 제도를 통해 농가의 판로 안정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산 밀 재배면적은 2020년 5,224헥타르에서 2025년 9,072헥타르로 73.6% 증가했다. 공공비축 물량도 같은 기간 850 톤에서 1만9400 톤으로 20배 이상 확대됐다. 여기에 전략작물직불금 도입과 단가 인상으로 농가 소득 보전도 병행했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다.

소비 확대는 ‘진행 중’, 그러나 구조적 한계 인정

정부는 국산 밀 소비 확대를 위해 공공비축밀 할인 공급과 제품화 지원을 병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국산 밀을 활용한 라면, 제과·제빵, 국수류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성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는 “업체 수요와 다른 품종 재배, 낮은 품질 균일도, 가공 적합성 문제 등으로 민간 수요가 기대만큼 확대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한겨레21이 지적한 문제의 상당 부분을 인정했다. 단순히 생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소비와 연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 정책의 한계를 스스로 진단한 셈이다.

“2차 밀산업육성계획으로 수요 중심 전환”

농식품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제2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새 계획에는 생산자와 수요업체 간 협의를 바탕으로 한 수요 맞춤형 품종 재배, 품질 균일화, 가공 적합성 개선, 실수요 기반 소비 확대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1차 계획이 생산 기반 조성에 방점이 있었다면, 2차 계획은 수요와 시장을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라면’과 국산 밀, 분리된 정책 넘어 연결 과제로

이번 논란은 K-라면 수출 확대와 국산 밀 육성 정책이 아직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생산 확대 성과를 강조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가공산업과의 정합성, 가격·품질 경쟁력, 장기적 수급 조정까지 포함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의 2차 밀산업육성계획이 ‘쌓여가는 국산 밀’과 ‘확대되는 K-라면 시장’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향후 정책 실행력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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