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업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진대학교 데이터경영·산업공학과 임성욱 교수는 11일 '2025축산유통대전' 강연에서 “AI는 정답을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질문과 데이터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도구”라며 “축산업이 AI 혁신을 제대로 이루려면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지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 활용의 핵심은 ‘정답’이 아닌 ‘과정’… “어떻게 물어보느냐가 결과를 바꾼다”
임 교수는 먼저 AI를 ‘만능 해답기’로 오해하는 현실을 짚었다. AI가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더라도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오류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에게 정답만 요구하면 항상 비슷한 답만 반복됩니다. 좋은 질문을 하고, 답에 이르는 과정까지 묻는 방식으로 대해야 AI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실제로 AI 활용 능력은 관리자급에서 더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며, “무엇을 시키고 어떻게 교정할지 아는 사람이 AI를 더 잘 쓴다”고 설명했다.
■ 축산업의 진짜 문제는 데이터… 직접 데이터보다 간접 데이터 활용 필요
소비자·생산자·행정이 모두 겪는 핵심 문제는 ‘데이터의 부족’이라고 임 교수는 지적했다. “직접 측정 데이터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돼지 체중을 이미지 분석으로 추정하듯, 간접 데이터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행정에서는 특히 축산 외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상 정보, 지역별 상황, 사회적 이슈 등 외부 변수를 결합해야 실질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데이터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건 AI가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데이터를 연결할지는 사람의 몫입니다.”
■ 원산지·이력 조작 방지하려면… “AI보다 먼저 신뢰 기반이 필요”
임 교수는 축산 이력제, 원산지 표시 등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정보 조작’이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는 기술로는 블록체인을 제시했다.
“블록체인은 기록을 바꾸기 어렵게 하는 기술입니다. 원산지·이력 정보를 위변조하기 어렵게 만들어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국민 대부분이 축산 정보를 AI에게 직접 묻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공기관이 검증된 데이터 기반의 ‘축산 전용 AI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는 가장 설득력 있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공공이 책임지는 AI가 없다면 잘못된 정보 확산을 막기 어렵습니다.”

■ 사람과 AI의 역할 구분해야… “기술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
임 교수는 AI가 단순 업무나 반복 계산을 대신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AI가 할 수 없는 영역, 이를테면 문제 정의, 데이터 선택, 답변 검증은 오히려 사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혁신은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AI가 쓰일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문제입니다. 질문의 질, 데이터의 신뢰성, 공공 플랫폼이 갖춰져야 비로소 AI가 축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