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유라시아 지역서 확산 전망...최고 방역수단은 바이오 안보"
"아프리카돼지열병 유라시아 지역서 확산 전망...최고 방역수단은 바이오 안보"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0.10.21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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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대륙 50개국서 감염 발생...7가지 경로 확인
전세계 돼지 78% 위험에 노출 도축장 유입 막아야
3가지 후보 백신 개발 중...2~3년 후 결과물 기대
OIE 호세 비스카이노 박사, 바이오 안보 중요성 강조

최근 우리나라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앞으로도 다양한 감염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특히 유럽과 아시아에서 더욱 확산될 뿐 아니라 미주 대륙으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호세 마누엘 산체스 비스카이노 박사

또 ASF 극복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은 문화적 관습이며, 현재 유효성이 없는 백신과 좋은 후보 백신을 비교하며 세 가지 후보 백신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아프리카돼지열병 표준연구소 호세 마누엘 산체스 비스카이노 박사(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센테 대학교 수의학대학 교수)는 15일 개최된 칠레포크 웨비나에서 ‘2020 이후의 바이오 안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스카이노 박사는 현재 1000만 유로의 연구비가 지원되고 있는 유럽연합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비스카이노 박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폐사했으며, 이 중 82%는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이는 피를 먹이거나 잔반을 급여하는 관습, 감염 돼지의 도축장 유입, 오염 차량 출입, 낮은 바이오 안보 수준 등 ASF 고위험 요인이 아시아 국가에 만연해 있기 때문으로, 특히 감염 돼지의 도축장 유입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까지 4개 대륙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감염이 발생했으며, 7가지의 감염 경로가 식별됐다.”고 말한 비스카이노 박사는 “전 세계 돼지의 78% 이상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ASF 바이러스는 환경에 매우 강하며, 분자 구조가 복잡하고, 이동성과 유전적 다양성이 높다"며, “전 세계 멧돼지와 사육돼지가 바이러스에 대해 저마다 다른 종류의 면역을 갖고 있는 것이 ASF가 복잡하고 면역학적으로 공격적인 바이러스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스카이노 박사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을 위한 최고의 수단으로 바이오안보를 지목했다. 질병 유입 방지와 식품 안전을 보장하고 높은 수준의 보건, 안전 수준을 확립해 고품질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경쟁적 우위를 확보한 칠레돈육 업계의 높은 바이오안보 수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양돈 농가의 바이오안보 수준을 비교 소개하며 지속적인 방역 프로그램 운영 감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전 세계의 많은 양돈 농가와 공장을 방문한 바 있지만 칠레가 양돈 농가는 물론 업계 전반에 걸쳐 훌륭한 바이오안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스카이노 박사는 또 2016년부터 전 세계 돈육 생산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도 증가해 중국이 전 세계 돈육 수입률 최고를 기록했다. 비스카이노 박사는 “중국은 수입을 통해 수요를 충당하려고 한다. 현재 당면한 것 이상의 리스크를 원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미발생국으로부터의 돈육 수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 미국, 캐나다, 브라질, 칠레가 각각 순서대로 현재 세계 최고 돈육 수출국이다.

2019년 말 유럽연합은 비스카이노 박사가 주도하는 ‘백디바(VACDIVA)’ (감염 돼지와 백신 접종 돼지를 구별할 수 있는 백신을 의미) 프로젝트에 1000만 유로를 연구비로 지원했다. 20개국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해당 프로젝트는 안전한 백신, 감염 돼지와 백신 접종 돼지 구별, 다양한 감염 경로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 프로그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에 주어진 기간은 4년으로, 현재 3개의 백신 원형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스카이노 박사는 “백신 개발을 위해 바이러스에서 유전자를 추출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한 이해도는 전 세계적으로 훨씬 향상된 상태다. 2, 3년 후에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신의 효능을 묻는 질문에 비스카이노 박사는 백디바 백신은 접종 10~15일 후 면역이 형성되며 현재는 면역 기간을 늘리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각국이 개발중인 백신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유전적 다양성이 높아, 즉 DNA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돼지를 보호할 수 있는 백신 개발 여부는 중단기적으로는 미지수다. 그러나 아프리카, 미주 등 지역별로는 가능할 것 같다. 다행인 점은 현재 바이러스의 이동성을 고려하면 한 지역을 순환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격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서 효과를 보이는 백신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돈육업계 근로자의 감염 방지와 농장 및 업계 전반의 바이오안보 수준 강화가 필요하다며 “통제와 장벽을 유지하고 있는 칠레 등의 남미 국가에 큰 기회가 있다. 계속해서 필요한 모든 방역 조치를 도입,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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