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산 쇠고기 위생안전성 만전 내년 한국 수출 재개…세계적 수출국가 정체성 회복 노력"
"멕시코산 쇠고기 위생안전성 만전 내년 한국 수출 재개…세계적 수출국가 정체성 회복 노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10.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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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 '질파테롤' 등 금지약물 배제 증거 자료 준비 박차
로헬리오 MBEA 회장 방한, 국내 바이어 대상 홍보활동 개시

“어제 저녁식사에서도 즐겼지만, 한우고기의 맛은 세계 최고입니다. 그러나 가격이 금값이기 때문에 자주 먹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지요. 멕시코산 쇠고기는 한우 맛에 가까우면서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로헬리오 페레즈 멕시코쇠고기수출협회(MBEA) 신임 회장의 첫 마디다. 2012년 멕시코산 쇠고기에서 금지약물인 ‘질파테롤’이 검출돼 국내 수입이 금지되기 전만해도 협회 수출담당 실무자로 한국을 자주 찾았던 그는 이번에 CEO로 승진한 명함을 들고 오랜만에 나타났다.

그에 따르면 멕시코산 쇠고기 수입이 빠르면 내년 중하순 경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은 그에 앞서 한국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멕시코산 쇠고기의 품질 및 안전성 관리 현황을 자세히 홍보함으로써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로헬리오 멕시코쇠고기수출협회장 

로헬리오 회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와 정서는 친한 친구나 파트너가 어려움에 봉착해도 절대로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신의를 지킨다. 이번 멕시코산 쇠고기 문제도 그러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멕시코쇠고기의 한국 수출물량은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사업파트너는 물론 신규 거래처와의 우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협회 대표 자격으로 책임을 갖고 방문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까다로운 한국 축산물 검역요건 충족… 1년 후 수입 재개 노려

“멕시코 쇠고기생산업체들은 현재 한국의 수의검역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1년 후에는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속도전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내와 끈기로 제대로 이뤄낼 것이다.”

MBEA는 이를 위해 한국 정부의 생산 공장 인허가 등록 이전에라도 현장을 보고 싶어 하는 수입업자를 초청해 견학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내년 초에는 한국과 거래가 가능한 회원사를 중심으로 사절단을 구성해 재미팅 기회 가질 계획이다. 이외에도 5월 서울푸드엑스포 등 각종 식품전시회 및 박람회에 참석해 세미나를 통한 홍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2012년 멕시코 쇠고기의 검역이 중단될 당시만 해도 한국의 질파테롤 검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kg당 0.001mg으로 규정돼 있다. 멕시코산 쇠고기의 질파테롤 검출량은 한국의 기준치에도 못 미쳐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선적 때마다 회사별로 이를 증명할 등록원부(Register)를 제출하지 못해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고, 이후 정부 지원 아래 공장개선, 역학조사 등을 통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만큼 빠른 시일 안에 한국의 식약처 검역관을 초청해 회원사의 도축장 시설에 대한 검역을 실시할 것이다.”

“멕시코산 쇠고기는 위해성이 없는 우수한 품질이 장점”이라고 강조한 로헬리오 회장은 현재 VIVA, SANTARA, INTERGAN, SUCARNE 등 4개사가 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PRADERAS, GUSI 등은 조만간 승인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멕시코산 쇠고기 27개국에 20만 톤 수출

멕시코산 쇠고기의 지난해 전 세계 수출량은 20만 톤에 12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10년 전 10만 톤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2006년의 경우 내장 등 부산물을 포함한 육류 수출 실적 총 2만8000톤 중 한국으로 수출이 6500톤으로 23%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총 수출량이 20만 톤으로 10배정도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의 수출량은 2000톤으로 1%에 불과했다. 올 들어서도 멕시코산 쇠고기의 수출량은 8월까지 14만톤 7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9%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으로의 수출은 8월까지 1000톤에 그쳤다.

멕시코는 연간 190만 톤 규모의 세계 6위 쇠고기 생산국가다. 이는 캐나다보다 많고, 호주(200만톤)를 바짝 뒤쫓는 물량으로, 멕시코의 역량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그 결과 현재 세계 9위 수출국가로 발돋움했다. 1994년 25위에도 들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지난해 멕시코는 수입량(18만8000톤)보다 수출량(19만4000톤)이 더 많았다. 10년 전만해도 수입량이 50만 톤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자급률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멕시코내 쇠고기 내수 소비는 많지 않아 거의 수출로 이어지는데 현재 27개국에 공급된다.

◇ MBEA 조합형태로 위상 제고…쇠고기 등급제 추진

올해 멕시코 쇠고기 수출량은 21만5000~22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액은 국제쇠고기 가격 변동이 심해 측정하기 어렵다. 멕시코는 다른 경제적 자원이 많지 않아 쇠고기 수출에 집중할 수 있다. 무역사절단을 파견해 해외 수입업자와 2년 새 1000회 이상 미팅을 진행했다. 15개 회원사가 예산 등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동시에 해외 수입 파트너를 멕시코로 초청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식품전시회에 참여하고, SNS 등을 활용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멕시코 수출가능업체 56개사 중 95%가 MBEA 회원사로, 그만큼 협회의 기능이 중요해졌다. 5년 전 사무소 단위에서 단순한 홍보와 세일즈에 역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대외무역, 대관, 행정 업무로 나뉘는 3개 분과 12명 외에도 사외고문으로 법률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조합 형태로 확대돼 환태평양 협상 회의나 정부예산 기획회의에 민간대표로 참여하는 등 위상제고에 따른 책임도 커졌다. 아르헨티나나 EU 등 해외 신시장 개척 외에도 전문인력 양성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MBEA는 2018년 상반기 쇠고기 등급제를 시행한다는 방침 아래 3년 전부터 쇠고기 등급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올해 표준화 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등급기준은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규제를 적용해 소의 월령과 마블링으로 삼고 있으며, 프리미엄, 수프림, 셀렉트, 스탠다드 등 4등급으로 나뉜다. 모든 수출업자는 자신이 생산한 쇠고기가 고품질임을 입증하기 위해 2018년 등급제를 획득해야한다.

로헬리오 회장은 “멕시코가 전 세계 쇠고기시장의 중요한 주체로서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한국 정부는 멕시코가 위생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속히 확인해서 값싸고 우수한 품질의 쇠고기를 한국의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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