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토종닭 살리기에 민관 협력 강화
국산 토종닭 살리기에 민관 협력 강화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12.0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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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 GSP종축사업단-토종닭협회 손잡고
유명셰프 5명과 ‘월향팀’ 구성 간편요리 개발...네이버 '토닭토닭 식당'서 대대적 홍보
토종닭협회는 키르키즈스탄·카자흐스탄에 원종계 및 종계 수출 드라이브

◇문정훈 서울대 교수(맨오른쪽) 사회로 토종닭 스토리와 레시피를 공개하는 '토닭토닭 식당' 토크쇼에서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맨왼쪽)이 김욱성, 최현정 셰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 고유의 토종닭을 복원하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민관협력 사업이 한창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육계는 글로벌 종자기업이 유전공학기술로 육종한 것으로, 사료를 적게 먹어도 한 달이면 두꺼운 닭가슴살을 갖고 시장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토종닭은 뼈가 굵은 대신 살은 덜 찌는 특징이 있어 70일 이상 길러야하기 때문에 일반 육계와 뚜렷이 구분된다.

 ◇토종닭클럽샌드위치

토종닭은 천천히 자라면서 조밀하고 탄력 있는 육질을 형성해 육계와는 전혀 다른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흐느적거리는 육계 껍질과 달리 두텁고 쫄깃한 껍질은 토종닭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러한 토종닭을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 '황금씨앗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를 통해 유전자를 복원하고 소비를 늘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민간 중심에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소장 문정훈 교수가 있다.

문 교수는 지난 10월부터 ‘전통이 트렌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국요리와 술(막걸리)을 개발해 우리 식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월향’팀과 함께 토종닭 팝업 레스토랑을 진행하고 있다.

토종닭 스토리와 다양한 레시피 공개는 물론 일반 육계와 맛을 비교함으로써 그 우수성을 정확히 알리는 일에 초점을 맞춘 이 행사는 오프라인 토크쇼 형태로도 진행돼 매주 수요일 네이버의 ‘토닭토닭 식당’ 채널로 일반인에 홍보하고 있다.

◇토닭말이리조또

6일 오후 홍대 근처 ‘소로리 by 월향’에서 올해 마지막 토크쇼와 단체 먹방(먹는방송) 행사를 마친 문 교수는 “토종닭 복원은 종의 다양성을 꾀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다. 종자 선택권 없이 글로벌 종계 회사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우리 농업인과 우리나라 종자 주권에 기여하기 위해 이 사업을 진행했다”며 “토종닭 유통이 활발해지면 소비자는 양질의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할 수 있고, 생산자는 가격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셰프들이 연구해 선보인 토종닭 메뉴는 토종닭클럽샌드위치(최현정), 토닭냉채(김욱성), 토닭말이리조또(이재민), 토종닭레몬구이(임현식), 토종닭열무물김치말이국수(박종숙) 등 5종.

주로 푹 삶거나(백숙) 기름에 튀기는(프라이드) 등 단순 조리로 소비하는 것에서 탈피해 가정에서도 코스 요리처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간편 레시피로 소개돼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토종닭협회는 토종닭 종자 보존사업과 함께 해외로의 수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문정진 토종닭협회장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키르키즈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우리 원종계(GPS)를, 카자흐스탄에는 종계(PS)를 내보내 국산 토종닭 수출의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각각 한반도 2배, 17배에 달하는 이들 국가에서 우리 토종닭을 사육하며 방송이나 무료시식 등을 통한 소비촉진 홍보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키르키즈스탄의 경우 현재 계란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키르키즈스탄 농가들이 소득 보전을 위한 돌파구로 국산 토종닭 사육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현재 건국대 GSP사업단이 키르키즈스탄, 카자흐스탄 국립대와 MOU를 맺고 우리 토종닭을 시험 사육하고 있다.

문 회장은 "키르키즈스탄 농림부의 경우 한국산 토종닭을 국가산업으로 육성해 농가 주력 품목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 미국에서 구축한 사료 및 유통시스템을 활용하면 향후 원종계에서 실용계까지 우리가 관리할 수 있어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토종닭협회는 이밖에도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의 롯데마트에서 현지 유명 배우를 초청해 대규모 시식회를 개최하는 등 토종닭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홍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을 강조하는 '월향' 주방에서 셰프들이 손님들에게 내놓을 '토종닭냉채'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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