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유명 케이크 업체의 비위생적 관리에 대한 소고
[데스크칼럼] 유명 케이크 업체의 비위생적 관리에 대한 소고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4.03.1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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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옥 편집국장

한 베이커리 직영점에서 쓰레기 등이 쌓여 있는 창고에 케이크를 보관했다는 고발 방송 이후 문제의 회사가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보도한 방송사는 위생불량 베이커리 브랜드가 어디인지 공개하라는 시청자 문의가 쇄도한다고 전했다.

방송 화면상에서도 케이크 보관장소의 불쾌한 환경이 뻔히 보이는 탓에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고싶은 소비들의 궁금증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지금까지 이용했던 브랜드라면 배신감이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고,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그곳만큼은 피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알권리에 기인한 요구이다.

방송에서는 해당 회사가 유명베이커리 프랜차이즈라면서도 대기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행여 시청자들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점으로 잘못알고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의 엉뚱한 피해를 겪을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업체명을 밝힐 수 없는 입장이라는 답답하다는 점도 호소했다. 아무리 제보 내용을 뒷받침하는 자료 화면을 확보했더라도 관계당국의 정확한 점검 결과와 그에따른 법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보에 따르면 문제의 베이커리 직영점은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제작한 케이크를 냉동고 공간이 부족하자 쓰레기 등이 쌓여 있는 자재 보관 창고에 방치했다는 고발 내용이다. 업체가 수요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하고 너무 많은 케이크 물량을 제작한 것도 잘못이지만, 제대로 포장하지 않고 내용물을 외부 환경에 그대로 노출시켰다가 판매하는 안전불감증이 더 심각성한 실정이다.

게다가 조리실에 날벌레가 들끓고 하수구가 터져 오물이 재료보관 창고에 역류되는 것은 물론 제품개발실에 곰팡이 핀 빵들이 방치됐는가 하면 유통기한이 2~3년 지난 재료로 빵을 만들었다가 나중에 사실을 확인하고 전량 폐기한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회사 측은 ‘겨울이니 밖이 추워서 (케이크의 품질은) 괜찮다’느니, ‘제품을 보관한 장소가 상자나 재료 등을 두는 차고이지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는 아니다’며 변명하기에 급급한 태도를 보여 소비자들을 더욱 경악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케이크 보관의 위생 문제가 과연 특정 업체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1년 매출을 좌우할 정도로 케이크 특수가 몰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거의 모든 베이커리 업체들이 몇 달 전부터 일찌감치 제품을 생산해 냉동창고에 보관한다.

그 때 온도 관리를 잘못해 제품이 얼고 녹는 상태가 반복되면서 품질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종종 지적돼 왔다. 또한 케이크를 판매할 때 미리 냉동실에서 제품을 꺼내 자연 해동시켜야 하는데, 그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꽁꽁 언 상태로 판매하다 소비자 클레임으로 업체들이 애를 먹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또한 케이크 특수가 절정을 이루는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베이커리 점포 한켠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냉동제품을 켜켜이 상온 보관하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도 전해진다.

그런 면에서 이번 케이크 위생관련 제보 내용은 특정 베이커리에만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어쩌면 케이크의 포장 유무 등 보관 상태와 장소의 환경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업계가 처한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니 이번 방송 보도 내용이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제과점에 대한 위생점검을 실시하고 이물이 혼입되거나 병원성 미생물 등으로 오염되는 등 비위생적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식약처의 사후약방문식 뒷북 행정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평소 문제점이 노출된 사안은 수시로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한데도, 사각지대에 대한 안전관리가 허술하고 언론이나 방송매체의 보도에만 의존는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이번 방송에서 고발된 내용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케이크를 생산하는 베이커리 업체의 전반적인 위생 점검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최일선에서 지키는 콘트롤타워로서의 책임과 역할에 충실하는 모습으로 신뢰를 높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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