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 일본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건강기능성 외 행복 도구로 활성화
[마켓트렌드] 일본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건강기능성 외 행복 도구로 활성화
  • 정리= 김민 기자
  • 승인 2024.02.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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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선물용 OSHI 초콜릿 구매
'자신을 위한 선물' 수요도 증가
소비자 30% 금액 상관 없이 구입
KOTRA 오사카무역관 하마다유지 분석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다. 사랑 고백, 동료나 친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등 선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한달 동안 백화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이 판매돼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고야에 있는 JR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하루에 1억 엔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호황을 누리니 가만 있을 수 없는 형편이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의 발렌타인데이 문화는 1956년 유통업계와 제과업계 판촉 활동의 하나로 도입됐다. 당시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 사이에서 초콜릿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류 등을 선물을 주고받았으며, 1965년경부터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풍습이 정착됐다고 한다.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이 연간 소비량의 약 20%가 2월 14일에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진 초콜릿 업계의 대목인 일본 밸런타인데이 행사와 초콜릿 소비 행태를 조사한 내용을 소개한다.

오사카 시내 백화점 밸런타인데이 행사장 [사진= KOTRA 오사카 무역관]

'나만을 위한' 초콜릿 구매 증가... "금액 상관없다"

JR 나고야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발렌타인 행사 기간 중(1월 18일~2월 14일) 국내외 150여 개 브랜드를 모아 한정품 130여 종을 포함한 2500여 종의 초콜릿을 판매한다. 2024년의 매출은 역대 최고치인 40억 엔(2023년 34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행사장을 방문한 소비자는 70만 명으로, 올해는 그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백화점이 2700명 소비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콜릿 구매 예산 총액은 '1만엔 이상'이 41%로 가장 많았고 '5만 엔 이상'도 13%나 됐다. 올해 소비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선물 대상에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캐릭터를 의미하는 OSHI(推し, 최애)가 포함된 것이다. OSHI에게 직접 전달하지 못한다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며 나만을 위한 선물로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로 자신을 위한 선물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한정판 초콜릿을 판매하는 등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OSHI용 초콜릿 [자료: JR Takashimaya]

"건강에 좋다"는 인식 확산....함량 카카오 초콜릿 구매 늘어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010년의 한 가구당 연간 초콜릿 구매액은 5467엔이었으나 2023년에는 9284엔까지 확대됐다. 원재료비 상승 등의 외부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과자 및 식품 전체 상승률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자료: 총무성 가계조사, 전일본과자협회, KOTRA 오사카 무역관 정리]

상승 요인으로는 초콜릿이 건강에 좋다는 소비자 인식이 늘어난 점을 꼽을 수 있다. 2010년 이후 카카오에 함유된 폴리페놀이 건강에 좋다는 초콜릿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고함량 카카오 초콜릿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다. 2015년 식품기업 MEIJI의 연구로 폴리페놀이 혈압 강하, HDL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에 도움을 주고 BDNF(뇌유래 신경영양인자)를 증가시켜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초콜릿 효과'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났다. 

제과 기업으로 인지도가 높은 일본 롯데는 초콜릿 섭취가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해 초콜릿 사업 60주년이 되는 2024년 2월 1일에 초콜릿과 행복지수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했다. 일본 롯데는 소비자 인터뷰에서 '초콜릿은 생활필수품이다'라는 의견이 있었으며, 초콜릿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거나 고양감과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와 동료나 친구들과의 소통을 돈독하게 한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초콜릿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초콜릿이 가져다주는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라 초콜릿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재와 원산지 중시하는 소비자가 증가

원래 밸런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해 고백하는 날이라는 성격이 강했지만,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을 위한 선물로 초콜릿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오사카시 소재 D 백화점 판매 담당자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를 자신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날, 해외여행이나 브랜드 가방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고급 초콜릿을 구매하는 날로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외출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신에게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에서 초콜릿을 수입하는 S사 관계자에 따르면, 재료를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딸기 초콜릿 등 소재의 생산지를 명시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커피 원두를 고르듯 카카오 산지를 선택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자기 자신을 위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맛이나 모양뿐만 아니라 개성있는 패키지도 구매 이유가 되고 있다. 

S사에서는 밸런타인데이가 끝난 후부터 거래처에 다음 해 신상품을 제안하기 시작해 6월이나 7월까지 계약을 체결한다. 여름에는 상품이 녹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을 이후에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도 아이디어가 풍부한 초콜릿 제품이 있지만, 원료를 벨기에 등에서 수입해 가격이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자신을 위한 선물로 고가의 초콜릿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한국 제품도 브랜드 인지도와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면 일본 시장에서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R Nagoya Takashimaya 2024 Amour de Chocolat Award [자료: JR Takashimaya]

시사점

밸런타인데이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식품업계의 큰 행사로, 초콜릿의 소비 형태는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기호품으로서의 존재를 넘어 가족이나 친구에게 애정과 감사를 전하는 날, 자신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날로 변화하고 있다. 초콜릿 대신 꽃을 선물하는 등 밸런타인데이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본적인 초콜릿뿐만 아니라 일본 술과 함께 먹는 초콜릿 등 초콜릿의 새로운 존재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말차 초콜릿 등 해외에서 구하기 어려운 일본산 재료를 사용한 초콜릿도 많이 개발되고 있으며, 초콜릿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관점에서 앞으로도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제품들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의 일본시장 진출 시에는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 등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장벽이 있으며, 공정무역 인증 여부도 향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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