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보는 미래 식품트렌드는?
[인사이트]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보는 미래 식품트렌드는?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3.08.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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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MP, ‘떠오르는 글로벌 식품트렌드 BIG 8’ 백서 출간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 위기는 세계 경제를 주춤하게 하고 소비자의 니즈 변화 등 우리 삶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그 중심에는 식습관 행태 변화가 자리잡고 있어, 향후 어떤 모습으로 바뀔 지에 대한 식품산업계의 관심이 매우 큰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호주 마카다미아 마케팅프로그램(AMIMP, Australian Macadamia Industry Marketing Program)이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의 시야를 통해 앞으로 부상할 거시적 식품트렌드를 심도 깊게 들여다보고 정리한 백서에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AMIMP는 특히 이번 식품 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세계 식품산업의 주요 오피니언 리더인 셰프, 식품산업 혁신가, 인플루언서, 작가, 방송인, 기자 등 아시아 및 서구 식품시장의 다양한 전문가 패널을 동원했다. 이러한 방식의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독립 연구기관인 FiftyFive5를 통해 전문가들과 심층 일대일 인터뷰에서 근래의 유행을 이끌어 낸 문화적 발전과 동향에 대해 논하고, 미래 식품분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를 예측하는 등 거시적 트렌드 연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배경에는 COVID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과 기후위기, 경기침체 등의 요소가 작용했다. 전세계 식량 공급망의 혼란으로 인해 삶의 방식과 소비에 대한 평가가 다시 시작됐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갖춘 브랜드를 찾고 있으며, 물가상승, 낮은 임금인상률, 소비부담, 경기불황 등 식품산업을 둘러싼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AMIMP는 또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마카다미아 제조업체를 위해 연구원들이 고안한 다섯 가지 강력한 혁신 분야를 제시해 그 내용에 신뢰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AMIMP가 제시한 향후 식품세계를 형성할 '새로운 식품트렌드 빅8’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편집자주>

# 트렌드1: 다차원적 건강

그동안 소비자의 관심 분야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건강이 최근 소비 행동 양상을 변화시키는 주 요인으로서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건강은 2023년 이후에도 식품시장 전반에서 부각될 것이고, 소비자의 관련 지식 또한 넓어짐에 따라 전에 없이 높은 주목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다.

내적 건강 vs 외적 건강= 아시아와 서구 시장에서 건강을 추구하는 방법에는 늘 이견이 있었다. 아시아의 경우 체중, 피부, 모발 등 외부적 요인을 건강의 지표로 여겨왔지만 최근 내적 건강을 중요시하는 서구 견해를 수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균형 추구= 완벽 추구를 위한 제한된 식습관에서 벗어나 보다 전체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에 가까워지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잘 먹는다는 것은 곧 스스로를 대우하면서 어느정도 즐길 거리를 허용하는 것도 포함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효능 등가교환= 식품의 구체적인 효능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이나 식자재에 더 큰 비용을 내려는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 패널들은 누트로픽(nootropics)이나 아답토젠(adaptogens)처럼 강력한 효능을 제공하는 건강기능식품과 강화식품들이 주류 반열에 합류함에 따라 앞으로 식품의 효능을 우선시하는 소비자 수요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대만의 한 셰프는 "내추럴 와인이나 친환경 사육방법에 초점을 맞춘 육류 등 몸에 좋은 고품질 식품에 흔쾌히 지갑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 트렌드2: 지역의 재발견

팬데믹과 잇따른 공급망 문제는 동네의 재발견을 이끌어냈다. 소비자들은 거주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에 다시 감사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 현상은 대중매체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오래된 것이 곧 새것= 사회적 자본과 지식이 곧 새로운 ‘멋’인 시대를 사는 소비자들이 빛바랜 전통을 스스로 공부하고 있다. 토착 재료와 전통 요리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고 대중매체 역시 이러한 행위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다.

전통과 변화구= 소비자와 요리사는 역사속 추억을 되새기는 방편으로 현대적인 터치를 더해 옛 전통을 새롭게 재창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지 재료를 사용해 다른 나라의 요리를 만들거나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음식에 새로운 풍미를 더하는 것이다.

장인정신= 지역 생산자를 지원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대량 생산품에 견주어 품질이 더 좋은 지역 공예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장인이 만드는 제품과 전통적인 생산 공정은 예로부터 검증된 유산과도 같기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농장에서 식탁으로 = 산지 직배송 서비스의 등장으로 가정마다 고품질 신선식품과 늘 먹는 식료품을 받아볼 수 있어 슈퍼마켓을 자주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다.

호주의 한 전문가는 “유수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향토 음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토착 음식에 경외심을 담아 진정성 있게 활용하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호주에서 기원한 마카다미아는 원산지에 대한 서사를 담고 있는 점을 활용해 한국의 토착 재료와 함께 활용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트렌드3: 의식적인 소비

소비자들은 그들이 무엇을 먹는지, 어디에서 이 음식이 유래한 것인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투명성에 대한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메뉴판과 제품 포장에 원산지 표시가 강조되고 있다

아는 것이 곧 힘이다=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원산지, 생산 공정과 생산 방식에 대한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생산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품질 우선주의= 식품 안전과 관련한 우려에 대응하고 재료 자체가 지닌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식품의 품질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식습관= 지역 생산품 및 계절 상품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졌다. '식품 운송 거리 감소가 곧 품질 향상'이란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역 특산품과 농산물에 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한 인도의 셰프는 “최근 양심적인 식습관과 음주 습관이 화두다. 사람들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적합한 시설에서 생산됐는지, 유기농인지 등 더 많은 정보를 알기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푸드플래너이자 기업가는 “최근 성장 추세를 보이는 기업들은 도시가 아닌 교외에 자리를 잡고 해당 지역의 특산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도시에 있는 슈퍼마켓의 경우 대량 생산되는 저렴한 작물을 판매하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맛과 품질 때문에 소비자들은 돈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더 나은 품질의 식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 트렌드4: 가계 경제

생활비로 인한 가계 부담이 급증하면서 맛있고 영양가 넘치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식생활 행태다.

손수 만드는 요리=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지름길을 택하기보다 집에서 손수 솜씨를 발휘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소비자들은 창의력을 더해 여러 음식을 만들어 보고 새로운 레시피와 활용법을 발견하고 있다.

집에서 하는 외식= 아직도 일부 시장에서는 외식 빈도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고, 많은 소비자가 평소 자주 가던 식당에서 먹던 음식을 집밥으로 재현해 집에서 편하게 즐기고 있다.

꿀팁 레시피= 소비자들은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뚝딱 만들기 위한 자신만의 DIY 식사 및 간식 꿀팁과 요리법을 축적하고 있다

호주에서 작가를 겸하고 있는 한 방송인은 “사람들은 식재료 활용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한다. 관성적으로 요리를 하던 사람들도 상추 값이 10~12달러 더 오르면 ‘이걸로 뭘 더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은연중 창의력을 발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 트렌드5: 지속 가능한 해결책

기후 위기가 심화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고심하고 있다. 전보다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음식을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극단적이라고 여겼던 식습관 트렌드들이 점차 평범하게 자리잡고 있다.

주류로 자리 잡은 대안= 비건 등 한때 극단적이라 여기던 식습관이 이제 확고한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채식주의, 완전 채식주의 및 유연한 채식주의의 확산으로 슈퍼마켓, 레스토랑 및 일반 가정 주방에서 대체육과 대체 유제품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제로 웨이스트= 가능한 한 폐기물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소비자와 식품 제조업자들은 재료를 남김없이 사용하는 방법과 남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재활용할 수 있고 순환성 높은 포장에 대한 수요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소량 생산= 대량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량 생산이 더 안전하고 미래를 위해 실행해야 하는 생산 방식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일본의 한 식품기업가는 “예전에는 아몬드밀크, 두유와 같은 대체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비쌌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대체우유가 주류 반열에 올라섰고 그 전망도 밝기 때문에 현재 고객의 약 40%가 대체우유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 트렌드6: 인터넷과 식품

새로운 식품기술은 소비자가 식품을 접하고 바라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국경을 초월하는 무한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다수의 음식 인플루언서를 양산하기도 했다.

식품 바이럴= 창의력과 영감이 넘쳐 흐르는 음식 사진 스크롤이 끝없이 올라가더니 소셜 미디어 속 온라인 음식 트렌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뀐다. 오늘 화제가 됐던 이슈가 내일은 소리소문없이 잠잠해진다. 이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브랜드와 생산자는 민첩하게 움직여 그 순간에 ‘뜨거운 소재’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새로운 식품계의 주인공= 셰프와 유명 요리사가 유행을 주도하던 시기에서 인플루언서 시대로 넘어오면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가 힘을 쥐게 되었다. 지역의 인플루언서들은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진정성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음식 추천, 요리 팁을 전달함으로써 팔로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비주얼 소비= 젊은 소비자들은 음식을 맛으로만 평가하지 않는다. 비주얼이 실제 맛과 상응하거나 더 뛰어나야 한다. 제품 포장은 이제 하나의 예술로 치부된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공유할 수 있도록 시선을 사로잡는 색감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기되 심플한 디자인을 유지하는 것이 열쇠다.

호주의 푸드에디터는 “공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졌다. 음식을 맘껏 뽐내고 만면에 드러내 다른 사람이 레시피를 물어보도록 하는 게 목표다”고 전했다.

# 트렌드7: 미래를 대비하는 음식

경제적 부담과 같은 거시적 압력은 식품 가용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소비자들은 눈앞에 놓인 식재료에 어떻게 접근하고 사용할지 재고하게 된다.

자급자족= 번잡한 도시 한 가운데서 자연과 어우러지기 위한 한 방편으로 신선한 작물을 직접 길러 생계를 유지하고 자급자족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성비 요리법=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값싼 재료로 내용물을 대체하거나 기존 레시피의 대안을 찾아 식재료를 더 오래 활용할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는 등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더 수월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적응형 재료= 팬데믹으로 인해 식재료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여러 활용법을 통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이 주목받고 있다. 식재료 한 가지로 구현할 수 있는 음식 가짓수를 극대화하는 한편,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항상 어떤 음식을 만들지 선택할 수 있는 재량권도 가지는 셈이다.

호주의 한 셰프는 “식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식재료를 재배하는 윤리적인 측면도 고려 대상으로, 요즘 소비자들은 후자에 더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COVID19가 세계를 강타했을 때 사람들은 토마토를 직접 길러 자급자족하고 싶어 했지만, 뭔가를 재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하게 됐다. 농부들을 향한 존경심이 높아졌다."며 "최근 지역 농부들이 대중에게 농장을 개방하는 ‘푸드 트레일’ 행사가 열렸는데, 운집된 수천 명이 딸기, 버섯, 마카다미아 농장을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이런 광경이야말로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는 증거다.”고 소개했다.

# 트렌드8: 소소익선

소비자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고 보다 조용한 삶과 깨끗하고 간결한 음식을 찾기 시작하면서 복잡성은 명확성으로 대체되고 있다.

단순화= 만드는 과정이 과하게 복잡하거나 수십 가지의 재료가 필요한 음식은 주방에서 밀려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최소한의 제품으로 빠르고 간단하게 질 좋은 요리를 만드는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핵심 재료= 소비자들은 한 두 가지 핵심 재료를 이용한 식품과 요리법을 선호한다. 간결한 재료를 사용한 음식은 재료의 맛과 질감, 특유의 풍미를 전면에 내세워 집중적으로 음미할 수 있게 해준다.

순수성= 아시아 시장에서는 특히 식품가공 공정의 최소화와 불필요한 화학물질 및 살충제 사용을 피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서구 시장에서는 이 트렌드가 지역에서 수급한 지속가능한 식품을 취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한 푸드 인플루언서는 “비가공식품과 인체에 무해한 포장을 사용한 식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마카다미아를 활용하는 제조업체가 이 기회를 이용하려면 아시아 시장의 경우 호주산 마카다미아가 최소한의 가공 공정을 거치고 엄격한 식품 안전 기준 적용의 대상이 되는 점을 강조해 소비자를 안심시킬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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