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올그루 인공교배...전북대·美농무성과 협업
유전자 변형(GMO)이 아닌 인공교배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제거된 밀 ‘오프리(O-free)’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는 밀 알레르기 환자를 위해 유발물질이 없거나 적게 포함된 식품을 개발해왔으나 대부분 유전자 변형과 물리·화학적 제거로 인한 것이어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리' 개발은 세계 밀 주식 국가들에 원천기술 및 종자수출이 가능하고, 국내 밀 품종의 수요 다양화를 통한 재배면적 확보, 밀 산업의 지속적 발전, 국제적 밀품종 개발기술의 선점, 수출용 종자 개발의 가능성 등 국내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전북대학교, 미국 농무성(USDA-ARS)과 협업해 국내 품종인 ‘금강’과 ‘올그루’의 인공 교배로 ‘오프리’를 개발,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고 24일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오프리’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의 하나인 ‘오메가-5-글리아딘’과 셀리악병의 원인인 ‘저분자 글루테닌’, ‘감마글리아딘’, ‘알파 아밀라아제 인히비터’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단백질 분석과 혈청반응 실험 결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고, 빵이나 쿠키로 만들었을 때 가공 적성 또한 일반 밀과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셀리악병으로 불리는 밀 알레르기병은 소장 내 영양분 흡수를 저해하는 글루텐에 대한 과민반응에 의해 설사 체중감소 복부팽만 피부발진 빈혈 등을 일으키는 증세로, 밀을 주로 섭취하는 서양인의 5%가 셀리악병 환자이며, 90%가 음식 알레르기를 가져 글루텐 프리 식품에 관심이 많은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주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9.9%가 ‘밀 가공제품을 먹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에 개발한 Non-GMO 밀 ‘오프리’는 1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전세계 글루텐프리 제품 시장으로의 진출 및 수출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진청은 '오프리'의 가치를 국내외에 선점하고 보호받기 위해 품종이 아닌 식물특허로 등록했으며, 일반 밀과의 혼입 방지를 위해 특별 관리가 필요해 계약재배로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농진청은 ‘오프리’를 자체 증식 중이다. 앞으로 생산자단체나 밀가루가공 업계와 연계해 재배 단지를 조성해 원료곡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김두호 원장은 “기존의 일반 밀과 차별화된 특성을 갖는 ‘오프리’ 개발로, 국산 밀 산업이 더욱 활성화되고 소비를 촉진해 자급률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