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와인산업은 생산과정의 '최소한의 인위적 개입(Minimal Intervention)‘을 통해 내추럴 와인에서 지속가능한 성숙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와인 프리젠터이자 평론가, 교육가인 마스터 오브 와인 ‘네드 굿윈’은 지난 6일 서울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개최된 ‘호주 와인 마스터 클래스’에서 "호주인은 젊은 낙관주의와 타고난 자산 덕에 탁월한 적응력을 자랑한다"며 작금의 호주 와인 시장 트렌드를 이같이 소개했다.
단적인 예로, 호주인들의 자신감과 긍정주의는 한 때 바닥을 쳤던 와인시장에서 다시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도록 재촉함으로써 정신 세계를 와인에 투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드는 본인이 시드니에서 보냈던 유년시절만해도 학교에서 백인 앵글로색슨 족에 대한 배경이나 역사를 배웠으나 지금은 원주민들의 예술이나 정신세계를 가르치고 있고, 특히 아시아 언어 교육과정이 의무화된 점을 들어 호주 사회의 급진적인 변화를 설명했다.
과거의 관행에 대한 반추, 재조명 등을 통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문제점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것들로부터 새로운 추세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이는 와인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동안 온화한 기후 지역에서 생산되는 표현력이 뛰어난 와인이 대량생산체제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면, 2002년 중반부터는 호주의 비뉴홍(vignerons, 포도재배자 겸 양조자)이 와인산업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네드에 따르면 호주는 역동적인 다문화의 영향으로 식문화가 더욱 성숙하게 발전되었으며, 이에따라 식탁에서 즐기는 와인 스타일의 유연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생산자들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Minimal Intervation)을 활용해 보다 새롭고 고급화되고, 다양한 와인을 추구하는 pregnance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영국의 기자출신 유명 와인작가인 앤드류 제포드(Andrew Jafford)가 ‘세계 최고의 내추럴 와인'이라고 극찬할 정도의 와인을 탄생시켰다.
앤드류 제포드는 호주의 와인산업 발전이 해양으로 둘러쌓여 다른 지역으로부터 고립된 청정환경과 자원이 풍부한만큼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한 호주인들의 관심 외에도 훌륭한 와인 양조 전문가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라고 네드는 말했다.
내추럴 와인메이커는 포도를 수확한 후 거의 인간적인 개입(첨가) 없이 양조하는데, 이 때 훈련이 잘되고 품질을 제어하는 기술력이 우수한 양조전문가 없이는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드는 “최소한의 개입 방식으로 생산된 와인은 오가닉(Organic)이나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는 포도원의 농법과 관련된 것이지 와인 양조와는 관계가 없는 방법이다.”며, “가장 이상적인 와인은 오가닉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통해 생산된 포도를 부드럽게 처리하거나 기계 사용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네드는 “내추럴 와인이라는 컨셉은 최소한의 개입을 조금 더 극단적으로 접근해 와인을 생산하는 방식”이라며 “여기서 최소한의 개입이라는 개념은 오가닉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방식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서 효소나 효모, 산, 탄닌 등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심지어 오크도 새것의 사용을 극히 제한하고 젖산발효를 유도하는 박테리아도 첨가하지 않을뿐더러 이산화황(SO₂)마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정의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디테일에 집중하는 섬세함과 포도밭 부지 특징을 고려해 편하게 마실 수 있있는 와인 생산 문화는 점차 모든 와인 카테고리에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