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남양유업 솜방망이 처벌 안돼...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해야"
[2021국감] "남양유업 솜방망이 처벌 안돼...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해야"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10.1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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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원들, "회장직 물러나고 회사 매각 약속 지켜라" 다그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국회 보건복지위 식약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나와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 이후 경영에서 물러나고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과 여직원에게 임신포기각서 강요, 육아휴직 후 보복성 인사 등 물의를 빚은 사안에 대해 심문을 받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국회 보건복지위 식약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나와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 이후 경영에서 물러나고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과 여직원에게 임신포기각서 강요, 육아휴직 후 보복성 인사 등 물의를 빚은 사안에 대해 심문을 받고 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는 남양유업과 이 회사 오너인 홍원식 회장의 부도덕성을 다시 한번 심판한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이 회사가 그동안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안들을 조목조목 따지는 한편 불가리스 사태 이후 회사를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오너 일가의 약속 불이행을 강하게 질타하는 심문이 이어졌다.

남양유업은 발효유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해 민심을 흩트리고 주가를 폭등시켜 이득을 취했는가 하면 홍원식 회장이 출산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직원을 당초 직능과 무관한 부서로 발령해 견디지 못하고 나가도록 지시한 보복성 인사 외에도 임신 포기 각서를 강요했다는 내부고발들로 말썽을 일으킨 것이 한두 건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이전에는 시장에서 불공정 거래행위를 하다 적발돼 벌금을 낸 적이 허다하고, 심지어 대리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 국회에 ‘을지로위원회’가 만들어지게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불가리스 관련 행사에 발표 및 토론, 진행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자들만 초청해 홍보 효과를 노린 실질적 ‘기자간담회’를 갖고도 자체 연구내용을 발표한 ‘심포지엄’이라며 여전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뻔뻔함을 여전히 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국감에서는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남양유업에 내려진 과태료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과 함께 위법성과 죄질이 나쁜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 다시는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기업이 존재하지 못하도록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은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사태로 8억 286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은 사실상 면제나 다름없다며, 식약처장에게 적절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과징금 조정 등의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장은 개선의 여지가 있으며,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육아휴직 후 업무에 복귀한 여직원을 그동안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발령하고, 빡세게 일을 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못 견디게 하라‘는 녹음이 담긴 영상의 내용을 놓고 홍 회장과 실랑이를 벌였다.

영상 속 목소리가 홍 회장임을 본인한테 확인한 고 의원이 왜 그런 말을 했느냐고 묻자 홍 회장은 “오래전 일이라 전후 사정을 모르겠지만 육아휴직과 관계된 일은 아니다”며 ’육아휴직‘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가 “잘못 본 것 같아 죄송합니다”고 수차례 번복하기도 했다.

이에 고 의원이 육아휴직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당하냐고 되묻자 홍 회장은 “지금 논란대로 육아휴직으로 직원이 불이익을 받은 상황이 아니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을 받았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고 답변했다.

고 의원은 10년 동안 광고팀에 있었던 직원 최 모씨가 2015년 육아휴직 후 물류관제팀으로 발령받은 사실을 홍 회장이 알고 있었는지와 적절한 인사 조치였는 지를 재차 묻자 홍 회장은 ’몰랐다. 인사팀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해서 발령했을 것“이라고 말해 최고 인사권자의 무책임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 의원은 이어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남양유업 직원이 임신 포기 각서를 강요받았다고 증언한 것의 사실 여부를 따지자 홍 회장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용호 의원(무소속)은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한 달만에 장남을 상무로 복귀시킨 것은 맞는 행동인지, 또 불가리스가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할 당시 전혀 몰랐고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했는데 회사에 출근해서 보고도 받지 못하고 뭐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홍 회장은 “세세한 것까지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 요즘은 회사는 출근해서 매각에만 전념하고 있다. 장남에게는 약속대로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며, 다만 취직시켰을 뿐이다”고 답했다.

홍 회장은 여직원을 강하게 압박해서 못 견디게 하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부끄럽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언제 누구한테 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해 사과의 진실성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이어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들 의원들이 홍원식 회장에게 심문한 내용을 조목조목 다시 물어 확답을 받기도 했다. 앞서 고민정 의원은 홍원식 회장을 상대로 증인은 국회에서의 선서와 발언의 중요성, 허위 진술했을 경우 처벌받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지 확인한 바 있어 추후 홍 회장의 답변이 거짓으로 드러났을 경우 응분의 조치를 위한 과정임을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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