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대체단백질 시장] "식물성고기·배양육 등 성패는 '맛'이 좌우할 것“
[인사이트-대체단백질 시장] "식물성고기·배양육 등 성패는 '맛'이 좌우할 것“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6.14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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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방 소재는 색깔·마블링·식감 동시 만족시켜야
이진규 이화여대 교수, ILSIKorea 주최 세미나서 주장
How Food Works - The Facts Visually Explained (2017) (DK Publishing)

최근 동물성 육류(Animal based Meat)를 대신하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대체단백질 공급 방안으로 식물성 고기(Plant based Meat)와 세포 배양육(Cell based Meat)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이들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영양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맛’을 제대로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국제생명과학회(ILSIKorea)가 지난 5월 25일 ‘건강하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식단에 대한 접근(Access to a healthy, safe, sustainable diet)’을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기술벤처기업 SuFAB(슈팹) 창업자이자 대표인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이진규 교수는 ‘식물 및 세포 기반 공정에 의한 대체단백질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공급’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단백질만으로 만들어진 식품은 맛을 즐길 수 있는 요인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대체단백질 제품이 성공하려면 새로운 지방 소재들을 어떻게 보완하고 어우러지게 할 것인지, 색깔과 마블링, 식감을 함께 만족시키는 텍스쳐(texture)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두부나 콩류로 만든 대체육이 오랫동안 발전하고 진화하면서 이제는 축산업의 온실가스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전공학 기술과 세포 배양을 통한 대체단백질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세포 배양 육류 개발은 몇몇 유럽국가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분위기이고, 북미나 유럽 북쪽 지역에서는 식물 기반 고기들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외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하지는 않지만 대체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들의 데이터베이스가 모여지고 있다.

Nature Communications. 2020 Dec 8;11(1):6276.

건강과 웰니스, 안전성 외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이종단백질에 대한 부담과 더불어 지속가능성 등의 이슈들이 동물 기반의 육류로부터 대체단백질, 특히 식물성 단백질 시장을 성장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교수는 “세계적으로 기존 동물성 육류 대신 대체단백질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축산업이 없어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시 2050년 고령화 사회가 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대체육의 수요가 점차 커지는 양상으로 변화되는 것과 더불어 배양육 시장도 확대되어 향후 20년 안에 축산업 비중이 50%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단백질로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 소재를 영양이용률 등과 함께 조사한 결과 유청분리단백질(whey isolate), 콩분리단백질(soy isolate), 완두콩분리단백질(pea isolate) 등이 훌륭한 대체재가 될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 외에도 myco isolate의 경우 계란과 혼합해 고기의 질감을 나타낼 수 있는 소재로 관심이 높고, 곤충 분말과 배양육도 거론되고 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이러한 새로운 식품들에 대한 소비자 수용도는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이 부분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감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들 대체단백질을 상품화할 경우 건강을 비롯한 다양한 부분들에 대한 고민과 함께 그것을 먹었을 때 즐겁지 않다면 소비자들에게 더이상 선택받지 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대체단백질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경제적 이윤 창출의 중요한 요인인 맛 개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또 어느 정도 해결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외 대체육 R&D 동향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의 경우 식물성 소재인 콩의 헤모글로빈을 이용해서 피 맛을 내는 햄프로테인 헤모글로빈을 만들 수 있는 생명공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욘드미트도 ‘감자 전분 메틸 셀룰로오스 (식물섬유유도체)’로 제품을 씹을 때 축산 고기와 유사한 질감을 갖도록 했으며, 균형 있는 영양을 위해서는 칼슘 철분 소금 염화칼륨 등의 미네랄을 공급하고 있다. 또 인공첨가물 없이 비트 사과즙과 천연향료만으로 색깔과 맛을 구현한다.

식물성 계란으로 유명한 저스트(JUST)도 배양육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이스라엘에서 각광받고 있는 모사미트(mosa meat)는 성체로부터 얻은 세포 배양을 통해 대체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생물반응기(bioreacter)에서 구현하고 있다.

매트릭스미트(MATRIX MEATS)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구조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BATH 대학에서도 돼지 성체의 조직을 채취해 줄기세포를 추출한 다음 생물반응기에서 근섬유를 배양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인조고기를 만드는 연구 및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redefine meat는 대체단백질의 소재가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그것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식감을 고려해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고 있고, 스페인의 노바미트 역시 프린팅 기반 대체육을 생산하고 있다.

MeaTech는 동물의 식감을 만들기 위한 미세구조 연구를, 러시아의 3dbio는 세포 배양 대체육을 프랜차이즈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레전더리 비쉬(Legendary Vish)는 완전히 다른 모양의 식물성 기반 해산물을 3D 프린터로 만들고, 풀무원과 MOU를 체결한 미국의 블루날루(BlueNalu)는 세포 배양 해산물로 만든 스시를 제공하고 있는데, 방문하는 손님의 건강상태 등을 분석해 맞춤형 단백질 소재를 사용한다.

이 외에도 핀리스푸드(Finless Foods)나 와일드타입(WILDTYPE)은 해양수산물의 수은 등 환경 이슈로부터 자유롭게 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의 시요크 미트(Shiok Meats)는 마치 채소와 과일을 온실에서 재배하듯이 새우의 세포를 채취해 영양이 풍부한 환경에서 성장시키는 방식의 세포배양 수산물을 생산하고 있고, 굿캐취(GOOD CATCH)나 오션허거푸드(OCEAN HUGGER FOODS)도 마찬가지로 식물성 기반 피쉬 프리(fish free) 수산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원F&B가 2018년 12월 콩과 버석,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제조한 식물성 대체육을 비욘드미트로부터 수입 판매하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 롯데푸드가 2019년 4월 밀단백질 기반의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내놓았고, 풀무원이 어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한 후 3D 프린팅으로 생산한 수산물을 미국 블루날루와 MOU를 통해 올해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노아바이오텍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소 근육 유래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하는 기술로, 다나그린은 소나 돼지의 줄기세포를 활용한 배양육을 각각 2023년에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 벤처랩 슈팹(SUFAB) 역시 3D프린터를 이용한 배양육 소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단백질 및 지방 소재들을 이용해 (구워 먹을 수 있는 등의) 다양한 요리법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단백질을 공급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맛을 만들기 위한 미세구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포배양육의 안전성 이슈

여기서 세포배양육의 경우 안전 이슈와 관련해서 고기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특정 종류의 식품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세포 배양육은 아직 흔치 않은 일이어서 미국 농무성과 FDA는 GM 이슈와 같이 취급하면서 이들 식품이 미래에 새로운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는 상황들을 계속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식물성 대체육과 세포 배양 기반 육제품 및 수산물에 대한 연구가 많은 기업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머지 않아 관련 제품들이 출시될 예정이고,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 식품이 나아갈 방향

미래 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수자원 활용 방안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먹지 않았던, 또는 먹어왔던 것을 과연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또 그것들을 생산할 때 필요한 온실가스와 바다라는 환경에 대해서도 어떻게 아쿠아 포믹스같은 형태로 생산을 전환할 것인지 등이 미래 식품이 가야할 길이다.

즉, 대체 또는 인공단백질의 안전성 확보와 영양성분 조달방법, IoT 기술에 의한 수요 예측, 그것들을 생산하기 위해서 로봇이나 3D프린터를 이용할 것인지 등을 결정짓는 식품공학이 안전하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식품의 방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이 분야의 스타트업이나 대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이 결성된 상황이다. 특히 나사(NASA)의 우주식품으로부터 비롯된 유비쿼터스 스마트 팩토리가 병원이나 집, 레스토랑 등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고,  군사용 또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이동하면서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체단백질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비례해 개발 과정에서의 GM 이슈가 불거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제조·활용하고 유통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총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협력체계,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식품산업이 최근 대체단백질 개발 등 급변하는 상황으로 바뀌면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영양은 물론 향과 맛, 질감등을 그동안 먹어왔던 가축 유래의 고기와 다를 바 없이 잘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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