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구칼럼] ESG 계획의 핵심: 사업 목적의 정의와 실천 ①
[전민구칼럼] ESG 계획의 핵심: 사업 목적의 정의와 실천 ①
  • 전민구 이사
  • 승인 2021.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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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에 진심인 회사의 사업목적이 전 세계 브랜드 핵심 전략으로 부각
진정성 있는 목적은 기후변화·코로나19 등 위기를 사업기회로 이끄는 ‘북극성’

지난 5회차 칼럼에서 ESG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사업의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도록 요구하고 이 중요성을 어떻게 강조하고 있는지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의 2021년 서한을 인용해 설명한 바 있다. 

서한에서 래리 핑크는 투자대상 기업이 주주, 직원, 고객과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에게 지속가능성과 ESG (환경, 사회, 거버넌스) 측면에서 어떤 도움을 주고자 하는지 그들의 사업 ‘목적’에 명확하게 정의하도록 요구했고, 관련 성과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 측면에서도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환경과 사회적 문제 해결에 사업의 고유 역량과 혁신을 통해 기여하겠다는 ‘단순한 재무적 수익 그 이상의 사업 목적’을 사회적 책임(CSR)의 최종 지향점이자 핵심 전략임을 명확히 천명하고 이를 실행하는 지속가능한 브랜드에 투자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칼럼의 독자 중에는 아마 ‘우리 회사는 이미 사업의 비전과 목표 등을 명시하고 있고, 지속가능성이나 ESG 방침, 목표와 전략 등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외부에 공표했으니 이 정도면 사업의 목적을 분명하게 정의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곧바로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이 회사의 목적을 알기 원하는 투자자에게 해 줄 수 있는 답변이라면, 그 회사에는 지금 ESG 투자자가 듣길 원하는 ‘목적’이 일관되고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거나 심지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황일 수 있다. 이렇게 산발적으로 정의되어 설명이 어려운 다양한 사업 목적, 지속가능성 방침 또는 ESG 목적이나 목표들은 회사의 ‘목적’이라고 투자자가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블랙록 등 ESG 투자자가 원하는 진정한 사업의 목적이라 함은,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잘 이해하여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고, 일상 업무의 의사결정에 판단의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세부적 목표와 연결된 것이어야 한다. 특히 지속가능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회사의 책임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목적’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세부적이고 유일하며 명확한 목적을 설정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떤 개발의 접근과정이 필요한 것일까?

목적 지향형 기업으로 발전하는 여러 단계별 특성은 SB의 Brand Transformation RoadmapSM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목적’을 정의하는 주요 활동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해 사업이 미치는 지속가능발전의 기회 및 위험을 평가한다. (기존 Materiality Assessment 즉,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활용할 수 있다. 단, 부정적 이슈와 함께 사업이 미치는 기회 측면까지 집중 고려해야 한다.)

▶ 지속가능 발전의 기회 측면에서 제품과 서비스 사업 운영이 지니는 고유 가치를 검토한다. 이러한 고유한 가치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영향력이 큰 지속가능성 이슈들의 우선 순위를 결정한다. (기후위기, 플라스틱 오염, 임직원과 지역사회 안전보건, 사회적 갈등, 불평등 이슈 등)

▶ 지속가능성 이슈 해결의 기회가 높고 부정적 영향을 낮출 수 있는 회사의 고유 가치를 활용해 목적 설정의 근간으로 삼는다. (재생 에너지 확대,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도입, 100% 재활용 원재료 및 순환경제 시스템 발전, 중대재해사고 예방, 여성 및 사회적 약자 보호 등)

▶ 목적에 정의된 제품과 서비스의 제공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줄이고 생물다양성을 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포용력이 높은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향성이 고려되었는지 검토한다.

▶ 임직원뿐만 아니라 파트너와 협력회사까지 회사의 목적이 지향하는 가치를 준수하며 일상 업무에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지침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소비자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목적인지 확인한다.

▶ 혁신적 솔루션 도출과 영향의 확대를 위해 유사한 목적을 천명한 고객, 협력사, 파트너와 산업 시스템 전반의 대전환을 위해 함께 협업을 도모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이러한 체계적 접근과 검토를 통해 개발된 목적을 통해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존재 자체가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를 진정성 있는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우수한 목적을 정의하고 실천할 때 기대효과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요구하며 급변하는 소비자의 행동과 문화 변화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고, 행동변화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의 잠재력이 세밀하게 분석되고 파악된다.

▶ 경영진은 목적 달성을 적극 지원하는 ‘목적 지향형 리더십(Purpose-Driven Leadership)’이 무엇이며, 이를 솔선수범하는 자신의 역할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게 된다.

▶ 조직 내부 관리와 외부 사업 운영 모두에서 해당 목적이 성취될 수 있도록 조직을 통제하고 자원을 배분하며 목표달성 성과를 촉진하는 견고한 거버넌스가 수립된다.

▶ 최고경영진의 사업 의사결정과 임직원 행동과 문화의 모든 측면에서 회사의 목적이 실질적 행동 지침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 진다.

▶ 임직원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주인의식이 높아지고 자사의 강점을 경쟁사와 차별화하며 혁신과 성장의 잠재력이 개선된다.

▶ 새로운 제품, 서비스에 영감을 주어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에 의해 창출되는 신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

▶ 파트너, 협력사 및 경쟁사와 함께 공동의 목적에서 혁신적인 협업과 파트너십이 촉진되며, 투자자, 고객 및 소비자 관계가 지속적으로 개선된다.

Deloitte 연구에 따르면 목적 지향형 기업은 경쟁사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 평균 3배 더 빠른 성장과 30% 더 높은 혁신수준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력 유지 측면에서 40% 더 높은 성과와 고객, 임직원의 모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높은 소비자 만족도를 보여주는 이유는 MZ세대를 비롯한 최근 소비자들이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방식, 환경을 대하는 방식,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방식을 보며 그 브랜드의 가치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계속>

전민구 이사, SB Korea (sustainablebrands.kr)
전민구 이사, SB Korea (sustainablebrands.kr)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커뮤니티인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의 한국 챕터를 총괄하고 있는 래티튜드의 전민구 이사는 15년 이상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국내외 유수 기업에 대한 자문, 평가와 검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LG그룹 CSR(기업사회책임) 전략과 그룹사 평가지표 개발, 실행의 PM 역할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의 평가와 벤치마킹, Fortune 100대 및 국내 유수 기업 CSR 평가순위 발표, NIKE P2P Audit (HSE 및 노동인권 심사) 및 SA 8000 심사를 수행했다.전민구 이사는 LG, 삼성, 현대, SK텔레콤, KT 및 한국타이어 등 국내 유수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및 분쟁광물 등 비재무 보고서 검증 PM과 AA1000 지속가능성 검증 심사원 국제 강사 자격 등 폭 넓은 지속가능성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캔터배리대학에서 레질리언스를 전공하며 코로나와 자연재해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와 조직이 신뢰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경영 시스템적 접근에 대한 마스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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