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구칼럼] 지속가능한 브랜드 여정의 시작: ESG, CSR과 지속가능성 맥락 이해
[전민구칼럼] 지속가능한 브랜드 여정의 시작: ESG, CSR과 지속가능성 맥락 이해
  • 전민구 이사
  • 승인 2021.07.26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SG 열풍의 결정적 요인은 코로나19 재난 상황 극복 위한 각국 정부의 양적완화
제3차 산업혁명·그린 뉴딜·디지털 뉴딜 등 경기 부양책이 ESG 경영에 불붙여
ESG는 CSR·지속가능성과 연결된 개념...실천체계·전략·성과·커뮤니케이션을 의미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브랜드의 ESG(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를 조명하는 논의가 뜨겁다. 특히 한국에서는 각종 경제지와 전문매체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ESG 운영 사례 및 향후 방향성에 대해 무수히 많은 정보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ESG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에 따른 빈번하고 극단적인 재난의 발생, 인종차별과 혐오, 각종 불평등의 심화와 이에 따른 정치·경제적 불안이 더해지며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총론적으로는 그렇지만, ESG 논의 열풍의 결정적인 요인은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시장에 돈을 풀기 위한 구조적 저금리, 즉 양적완화가 대중의 관심 증폭에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이 만든-경제적으로 모든 수요가 감소하는-이전에 한 번도 없었던 불황과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공포는 2020년 4월 초 미 연준으로 하여금 통화를 ‘재팽창'시키기 위한 엄청난 부양 정책 내놓게 했다. 바로 이어서 전 세계 각국 정부도 시장에 직접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착수했다.

이는 위기 시작 후 실질 금리가 크게 하락한 후 구조적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을 다시한번 만들어 주었고, 저금리 대출로 시장에 풀린 돈은 봉쇄로 막힌 실물경기의 회복을 가져오는 마중물이 아닌 자산(부동산, 주식 등) 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되며 자산 가격을 요동치게 하고 투기적 상황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실 이는 과거 대공황과 금융위기 상황의 극복을 위한 양적 완화 과정에서 반복된 현상이기도 하다.)

2020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주식 시장의 반등, 회복과 급격한 상승이 바로 이러한 양적 완화와 시장에 풀린 부채가 밀어 올린 결과물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경제 회복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길고 약하게 이어지고 있어 기업부실과 금융위기론까지 일어나고 있었는데, 2020년 코로나19 상황은 시쳇말로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 준 셈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장에 무한정 돈을 풀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주었으며 금융 위기로 불안한 경제는 이제 더 많은 부채가 쌓였고, 실물 경기의 회복 없이 자산가격에만 거품이 형성되었으며, 경제적 불평등까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전 세계적 거품이 인플레와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붕괴하는 경제위기론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

이제 이 맥락에서 다시 ESG 열풍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 보자.

저금리 대출과 레버리지로 전 세계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엄청난 자금은 기록적인 규모로 일반 투자자들까지 자산시장에 끌어 모았고 (한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서의 소위 ‘영끌’이 그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관련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 산업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분석, 예측해 이들 투자자에게 리스크 관리와 장기적 투자의 비전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코로나19, 기후 변화, 환경 오염과 사회적 불평등 심화로 촉발된 환경 사회에 대한 관심 위에 전기차, 재생가능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업의 혁신이 미래 시장을 창출할 성장과 좋은 투자 영역이라는 방향성이 부각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바로 ESG이다. 그리고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제3차 산업혁명, 그린 뉴딜 및 디지털 뉴딜과 같이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는 각종 경기부양책들이었다.

기존 투자자들은 물론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신입 투자자들까지 이제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영향을 줄이고(Environmental),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공정한 노동 인권과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Social)하며 이를 사업의 목적과 관리의 핵심에 두며 그 성과를 투명하게 소통하는 거버넌스(Governance)가 견고한 기업이 미래의 성장 가능성과 투자 가치가 높은 기업이라는 ESG 투자 철학의 위대한 태동기를 코로나 감염병 위기 상황의 한복판에서 맞이하는 웃픈 현실이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1경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운용하는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블랙록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CEO들에게 매년 초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기업과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을 사업의 목적(Purpose)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이의 실천과 성과를 주주, 직원, 고객과 지역사회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소통하도록 당부했다.

그는 또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목적을 분명히 한 기업이 타 기업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언급하며 투자에서 ESG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블랙록이 실질적으로 ESG를 투자와 자산운용 정책에 완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긴 하다.)

이제 ESG가 무엇이고, 또 이를 잘 이해하고 반영한 진정성 있는 목적을 바탕으로 관련 실행체계를 도입, 실천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래 투자가치가 높은 기업과 브랜드가 누구인지를 찾아내는 것은 모든 투자자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ESG의 개념과 관련 표준 등에 대해서는 이후 칼럼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우선 ESG와 CSR(기업사회적책임) 그리고 Sustainability(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부터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ESG, CSR과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마치 시대에 따라 발전하며 다른 정의가 생긴 것처럼 설명하는 글들을 최근 자주 볼 수 있는데 (이전에 CSV 기업공유가치 논의 때에도 그러했듯이) 이러한 차별화(?)가 ESG의 최근 열풍을 반영하고 최고경영진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기 위한 의도임은 알겠으나 이는 사실과 완전히 다르기도 하고, 기업의 ESG 정책과 전략을 매우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ESG는 CSR, 지속가능성과 다른 개념이나 트랜드로 생각할 수 없이 완전히 연결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 논의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너무도 당연시하며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ESG 용어가 실제 어떻게 등장하여 지속가능성 및 기업책임과 연결되고 활용되는지는 앞서 언급한 블랙록 래리핑크 CEO 서한들에서 살펴볼 수 있다.

래리핑크는 2020년 1월 ‘금융업의 근본적 변화’라는 연례서한에서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를 총 8회 언급했다(지속가능 투자는 2회). 블랙록의 ‘넷 제로’ 추진 약속을 담은 2021년 연례서한에서는 ‘지속가능성’이 무려 14회나 사용됐으며, 처음으로 ESG란 단어가 5회에 걸쳐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들 서한에서 지속가능성과 ESG 용어 사용의 맥락과 의미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 칼럼에서 명확히 정의 내리고자 하는 두 용어의 연계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www.blackrock.com

2021년 서한에서 래리 핑크는 “2018년에 저는 모든 기업이 ‘사업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것이 주주, 직원, 고객, 주변 지역사회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명확히 설명’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썼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더 나은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프로파일을 지니고 목적을 가진 기업이 동종 여타 기업보다 얼마나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지 똑똑히 확인했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출처: https://www.blackrock.com/kr/2021-larry-fink-ceo-letter)

여기서 주목할 핵심 키워드는 ‘사업의 목적(Purpose)’이다.

 매출 달성, 지속적 성장, 산업 1위 등과 같이 자사 사업 목적과 목표를 이미 정의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일 텐데, 왜 뜬금없이 블랙록의 CEO는 ‘사업의 목적’을 정의하라고 강조하는 것일까?'

여기에서 의미하는 ‘사업 목적’은 이전 칼럼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한 ‘목적 지향형 (Purpose Driven)’ 브랜드 맥락에서의 ‘목적(Purpose)’을 의미한다. 즉,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령을 발휘하고 기여하겠다는 그 사업의 목적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으로 그 정의는 이어진다.

CSR은 ‘지속가능성에 기여해야 하는 기업과 브랜드의 책임’이라는 의미이다. (이전 칼럼에서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소비자의 욕구와 열망을 논했는데 이는 바꾸어 말하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소비자가 담당해야 하는 ‘소비자의 사회적 책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업과 브랜드가 자사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데 가장 영향이 크고 중요한(Material)한 영역을 찾아내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제품, 서비스, 연구 개발과 혁신의 역량을 제공하는 것, 이것을 자사의 ‘사업의 목적(Purpose)’임을 분명히 천명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에도 목적을 완전하게 통합해 추진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인 것이다.

그렇다면 ESG는?

아직 국제적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지만 ESG는 단순히 이러한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기업과 브랜드가 담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 즉 CSR을 실천하는 체계와 전략, 성과와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좁은 의미로는, 앞서 설명한 최근 전 세계 투자자 관심 확대라는 맥락에서 ESG 활동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투자자와의 참여에 보다 방점을 둔 정의도 내릴 수 있다. 이때는 ESG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기업과 브랜드의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리스크 및 기회 평가결과를 ‘사업의 목적 (Purpose)’에 충실히 반영하는지, 그리고 관련 성과를 개선하며 해당 기업과 브랜드가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기업으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최대한 객관적이고 검증 및 비교 가능한 정보를 투자자에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겠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는 다양한 ESG 관련 표준, 평가체계들이 공시, 평가와 경영 등의 목적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며 활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표준과 가이드는 향후 칼럼에서 다룰 것이다.

이어지는 칼럼에서는 ESG 추진을 위한 브랜드 목적(Purpose) 정의,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 확대, 생산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급망과 운영관리와, 지속가능한 제품/서비스의 혁신과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접근방법을 하나씩 짚어보겠다.

앞으로 소개할 ESG 실행을 위한 평가와 접근방법은 글로벌 브랜드 연합인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가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발전하기 위한 5개의 발전 단계를 5대 ESG 중요 실천 영역(지속가능한 브랜드 5대 특성 영역)별로 정의한 내용이다.

SB는 Brand Transformation RoadmapSM 온라인 평가체계를 통해 기업 멤버들의 자사의 현 수준을 평가하고 벤치마킹을 통한 개선방향을 제시하는데 이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0년부터 SB Korea의 멤버사인 GS칼텍스, 한국타이어, 유한킴벌리와 아모레퍼시픽에서 자사 브랜드의 ESG 활동 평가와 개선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https://sustainablebrands.kr/roadmap-introduction)

다음 칼럼에서 심층적으로 소개할 5대 중요 실천 영역 및 각 단계에서 지향하는 최고 5단계 수준의 지향점, 즉, ‘지속가능한 브랜드(Sustainable Brands)’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먼저 간략히 소개한다.

이미지 링크: https://sustainablebrands.com/insights/brand-transformation-roadmap

# 브랜드 목적 (Purpose): 환경, 사회적 이슈와 도전과제 해결을 기업과 브랜드 사업 목적에 명확히 정의하고 구현하여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개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함
# 브랜드 영향력 (Influence): 브랜드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환경, 사회 이슈와 시스템 전반의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함
# 운영 및 공급망 관리 (Operation & Supply Chain):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운영과 공급망 관리 과정에 있어서 브랜드의 환경, 사회적인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개선함
# 제품 및 서비스 혁신 (Product & Service): 전과정 사고를 기반으로 제품,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 순환 경제를 달성하고, 환경, 사회 문제에 순긍정/양정(Net-Positive)의 영향을 성취함
# 거버넌스 투명성 (Governance): 지속가능성 이슈를 관리함에 있어서 브랜드의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함

전민구 이사, SB Korea (sustainablebrands.kr)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커뮤니티인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의 한국 챕터를 총괄하고 있는 래티튜드의 전민구 이사는 15년 이상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국내외 유수 기업에 대한 자문, 평가와 검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LG그룹 CSR(기업사회책임) 전략과 그룹사 평가지표 개발, 실행의 PM 역할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의 평가와 벤치마킹, Fortune 100대 및 국내 유수 기업 CSR 평가순위 발표, NIKE P2P Audit (HSE 및 노동인권 심사) 및 SA 8000 심사를 수행했다.전민구 이사는 LG, 삼성, 현대, SK텔레콤, KT 및 한국타이어 등 국내 유수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및 분쟁광물 등 비재무 보고서 검증 PM과 AA1000 지속가능성 검증 심사원 국제 강사 자격 등 폭 넓은 지속가능성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캔터배리대학에서 레질리언스를 전공하며 코로나와 자연재해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와 조직이 신뢰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경영 시스템적 접근에 대한 마스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