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구칼럼] '지속가능한 삶' 실천하는 ESG 접근법
[전민구칼럼] '지속가능한 삶' 실천하는 ESG 접근법
  • 전민구 이사
  • 승인 2021.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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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는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소비자 열망과 의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적 제품, 서비스, 브랜드 영향력 확대를 통해 미래 시장을 창출하고 성장하는 기업이 진정한 의미의 ESG 실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뒷받침하는 프로젝트와 연구조사들을 보다 세밀히 살펴봄으로써:
▲ 지속가능 발전에 가장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9대 소비자 행동영역을 재확인하고
▲ 지속가능한 삶과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의 ‘의도와 행동’간의 오랜 격차를 이해하며
▲ 소비자의 의도를 행동으로 연결하기 위해 브랜드가 명심해야 할 7가지 접근법을 간략히 소개한다.

지난 글에서 짧게 소개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9대 지속가능한 소비자 행동영역’은 전 세계 소비자가 원하는 지속가능한 삶이 무엇이고 그 긍정적 영향력이 가장 큰 영역들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규정해 놓고 있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9대 행동영역’은 SB(sustainablebrands.com)의 Brands for Good 프로젝트(sbbrandsforgood.com)에 참여하는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들(아래 참조)을 주축으로 광범위한 설문과 리서치를 통해 선정됐다.

9대 영역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는 자사의 사업과 관련된 각 영역과 관련 소비자의 인식을 파악해 보다 규모 있고 빠르게 전 세계 소비자의 문화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해법과 전략적 가이드를 얻을 수 있다. 브랜드가 추진하고자 하는 기후위기 대응방안에 확신을 제공할 수도 있으며,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의 접근이 기대하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미리 검증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들 9대 영역은 새롭고 지속가능한 미래 시장의 기회로 연계될 수 있어서 소비자와 브랜드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이를 더욱 가속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SB의 Brands For Good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브랜드

9개 행동 영역은 3개 하위 분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기후위기 대응’으로, 여기엔 최근 전세계적 화두인 '식물기반 대체육'으로 먹거리를 전환하는 노력을 필두로 보다 적극적인 일회용품,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와 오래 쓰고 다시 쓰는 제품 구매 및 스마트한 에너지 사용 촉진 영역들이 포함된다.

두 번째는 ‘자원 절약 및 보호’로서, 물과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자원순환의 촉진 및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자연친화적 제품의 사용이 다루어지고, 마지막 ‘사회적 레질리언스 강화’에서는 여성과 여아 지원, 공정무역 촉진 등 형평성과 포용성 개선, 자원봉사와 구매를 통한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삶의 의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영역들이다.

아울러, 이들 9대 영역에서 지향하는 소비자의 행동과 문화 변화들은 모두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도 긴밀히 연계되어 이의 달성을 지원하며 앞당기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소비자 행동 변화의 현황은 어떠할까? 이를 위해 글로브스캔(GlobeScan)이 2020년에 실시한 Healthy & Sustainable Living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았다.

연구조사에서는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변화를 원하는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47~61%에 달하는데 비해 과거 1년동안 환경친화적 주요 변화를 실제로 실행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그 절반 수준인 평균 24~31% 정도에 불과해 환경친화적 삶에 대한 의도와 실제 소비행동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래 차트 참조).

지난 11년간 책임 있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소비를 통해 해당 브랜드를 지원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동일하게 약 25~31% 수준에서 제자리에서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의지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데 반해, 실제 소비자의 행동과 실천에서는 큰 진척이 없는, 소위 ‘의도(Intention) vs 실천(Action)’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SB의 연구조사와 마찬가지로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의도와 행동의 오랜 격차는 브랜드들에게 아래와 같은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촉진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ESG 경영의 과제들을 던져 주고 있다.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1) 소비자가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다 쉽게 자신의 소비 패턴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2) 소비 행동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혁신적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동기 부여 및 영감을 불어넣는 한편,
3) 변화된 자신의 소비를 통해 충분한 삶의 보상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연구조사 결과에서도 9대 행동영역과 같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력과 파급력이 큰 영역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의 의도와 행동 간 격차 줄이는 것을 돕고, SDG 달성에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그 토양 위에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ESG 실천이며 지속가능한 브랜드(Sustainable Brands) 달성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위에서 열거된 접근의 실천 방향에 대한 논의, 우수사례 연구와 가이드는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며 선도적인 글로벌 브랜드들에서조차 효과적 해법을 찾기 위한 고민이 오랜 기간 깊어져 왔다.

바로 이 지점이 SB가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연합 행동(Movement), Brands for Good 프로젝트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Brands for Good은 소비자 의도와 행동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그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커뮤니티이다. Brands for Good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파트너 브랜드들은 긴밀한 협업을 통하여 9개 행동영역 개발을 시작으로 대규모 소비자 대상의 설문을 실행, 소비자의 인식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동일한 방식의 한국 소비자 조사도 현재 SB Korea를 통해 기획 중이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참여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 조사도 수행해 정량화된 심층 평가 보고서를 파트너사에 제공하는 한편,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브랜드가 관련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접근 방법을 개선하고 개발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다양한 워크숍, 툴과 가이드 및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Brands for Good의 첫 번째 주요 활동 중 하나인 ‘2020 사회 문화 트렌드 추적’ 조사를 우선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이 조사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2020년 미국 소비자 3,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2021년엔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 2020년 연구조사 결과의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미국 소비자의 71%는 사회 및 환경 문제가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해서는 초당적 선호도를 보였다. 응답 소비자의 79% (민주 89%, 공화 74%)는 모두 제품의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보다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소비를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 이슈를 선도하는 우수 브랜드를 명확히 특정해 선택하지는 못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Patagonia 및 Nike와 같은 회사가 강력한 환경 및 사회적 메시지로 유명한데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과 ESG가 우수한 브랜드를 지명해 달라고 요구했을 때 응답자들이 해당 회사를 언급하는 경우는 Amazon 같은 유명 브랜드를 언급하는 경우보다 보다도 훨씬 적었다.
- 소비자들은 자신의 행동을 지속가능한 소비로 바꾸려는 의도를 브랜드가 실제 지원해 주는 것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67%가 육식을 줄이겠다고 답했지만, 관련 브랜드와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가) 이러한 소비자의 의지를 실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 지속가능한 삶의 가장 보편적인 장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을 때 관련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3%에 달했다.
- 해당 조사 결론에서 브랜드가 보다 지속가능한 소비자의 행동과 라이프 스타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놓치고 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미국에서 시행된 Brands for Good의 조사 내용을 글로벌 소비자 측면으로 확대하여 유사한 결과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앞서도 소개한 글로브스캔의 Healthy & Sustainable Living 연구이다.

글로브스캔은 2019 년부터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을 추적했으며,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에 대해 25 개 이상 국가에서 25,000 명 이상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연례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글로브스캔 연구 프로그램에도 Brands for Good 파트너들이 다수 참여했는데 CVS Health, IKEA, PepsiCo, Visa 및 WWF International을 포함한 다양한 브랜드들이 설문을 공동으로 설계하여, 전 세계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고, 소비자가 자신들의 삶과 지구 환경에 긍정적 변화를 이루어 내는 것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위해 수행되었다.

‘소비자의 가치에 부합하는 삶을 영위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브랜드의 해법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2020년 글로브스캔의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는 소비자가 행동을 바꾸고 라이프 스타일을 지속가능한 가치 및 열망과 연계하는데 브랜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7 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우선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보다 자세한 데이터와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고자 한다.)

1. 합리적 가격 정책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소비자의 의지가 실제 구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지금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해 소비자가 제품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접근성을 낮추고 보다 빠르고 규모 있는 행동과 문화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2. 기업과 브랜드 신뢰성 제고
여러 국가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가 과학자, NGO나 정부보다도 여전히 낮고, 절반 정도의 설문 응답자 들만이 기업의 사회 및 환경적 성과를 믿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다양한 보고 방식의 채용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 활용을 통해 ESG 성과에 대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형식적 검증을 넘어서는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핵심으로 부각된다.

3. ESG 노력과 성과의 차별화
많은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과 ESG 성과가 높은 기업과 브랜드를 특정하지 못했다. 자사 브랜드의 ESG 성과를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지속가능한 특성을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4. 지속가능한 소비 트랜드에 부응하는 제품과 서비스 제공
전 세계 소비자는 자신의 소비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며 이는 특히 청소년 층에서 두드러졌다. 명확하고 더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과 그 효익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의 우려를 시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시사한다.

5. 참여의 접근성 낮추기
삶에 적용 가능한 손쉬운 행동 변화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높은 반면, 행동변화가 어렵고 부담스러운 선택지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제품 서비스 혁신으로 행동 변화의 효익과 편리함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부담감을 가능한 낮추어야 한다.

6. 지속가능성을 위한 목적 지향형 브랜드화
이익 창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제품, 서비스와 운영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목적(Purpose) 지향형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특히 젊은 세대의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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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소비자 행동 변화 규모의 확대
소비자 행동 변화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이를 함께 실천한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파해야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번 글에 소개한 7대 해법에 대한 세부 내용과 함께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행동변화를 이끄는 목적 지향형 브랜드들의 사례, 트렌드와 전망으로 이어가고자 한다. 칼럼에 인용된 SB의 기사 원문과 번역은 Sustainablebrands.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민구 이사
전민구이사 (Country Director, Sustainable Brands Korea)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커뮤니티인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의 한국 챕터를 총괄하고 있는 래티튜드의 전민구 이사는 15년 이상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국내외 유수 기업에 대한 자문, 평가와 검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LG그룹 CSR(기업사회책임) 전략과 그룹사 평가지표 개발, 실행의 PM 역할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의 평가와 벤치마킹, Fortune 100대 및 국내 유수 기업 CSR 평가순위 발표, NIKE P2P Audit (HSE 및 노동인권 심사) 및 SA 8000 심사를 수행했다.
전민구 이사는 LG, 삼성, 현대, SK텔레콤, KT 및 한국타이어 등 국내 유수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및 분쟁광물 등 비재무 보고서 검증 PM과 AA1000 지속가능성 검증 심사원 국제 강사 자격 등 폭 넓은 지속가능성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캔터배리대학에서 레질리언스를 전공하며 코로나와 자연재해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와 조직이 신뢰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경영 시스템적 접근에 대한 마스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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