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 가스 발생하는 훈증 살충 처리 대신 고비용 부담 불구 저온 창고 보관 방식 고수
OEM 탈피 위해 자체 생산 시스템 구축...천연 발효 후 80~90% 구운 '파베이크' 기술 적용
개량제 등 합성첨가물과 GMO 배제 외 국산 농산물 사용 등 친환경 기업 가치 원칙 지켜
우리밀빵 대량 생산 공장 건설 추진...소상공인과 연합 B2C사업 확대로 우리밀 자급률 제고 계획

2%에 불과한 우리밀의 자급률과 소비를 높이기 위해 우리밀 살리기운동에 앞장서 온 친환경식품기업 (주)네니아. 매년 300~400톤의 유기농 및 무농약 우리밀을 수매해 고비용이 들어가는 저온 저장창고에 보관한다. 맹독성 가스를 발생하는 훈증 살충 처리 방식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식품 생산에 사활을 건 회사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네니아의 우리밀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밀은 우리의 들녘에서 우리의 공기와 물을 먹으며 자란 우리 곡물인 건강한 자랑거리'라고 칭송한다. 네니아는 우리밀을 100% 사용하면 겨울철 유휴농지를 활용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우리밀 8만ha를 재배할 경우 23만톤의 산소 방출과 1ha당 100kg의 미세먼지를 제거함으로써 생태환경 보존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제2의 식량인 우리밀의 소비를 늘리면 식량자급률이 향상돼 식량안보의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며,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밀 대비 이동거리가 짧아 탄소 저감 효과가 크고, 철저한 품질관리로 안정성 및 가공품질 적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둔다.
이러한 기업철학을 가진 네니아에서 ‘갓 지은밥이 가장 맛있듯 가정에서 갓 구운 빵이 가장 맛있다’는 슬로건을 내건 ‘네니아브레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입밀에 밀려 맥을 못추는 우리밀 소비를 촉진해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실천 노력이다. 이처럼 기존 식품시장에 대한 차별화 전략과 함께 지속가능한 우리밀 농업의 확장에 기여하는 네니아브레드의 현재와 미래를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에 위치한 네니아 본사에서 문영진 대표를 만나 직접 들었다. <편집자주>

■ 네니아란 회사명이 독특한데, 어떤 의미가 있나?
"사업 초창기 ‘주식회사 우리밀급식’이란 회사명으로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대안 식품을 만드는 친환경 학교급식 전문기업임을 내세워 학교 급식 위주의 영업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다보니 회사명이 사업 영역을 스스로 제한하는 느낌이 있어 8년전 (주)네니아로 변경했다.
네니아는 네이처 니어(Nature Near)의 알파벳 초성을 딴 것으로, 순수한 자연과 가까운 먹을거리로 아이들이 푸르고 건강하게 자라나도록 건강하고 좋은 식품을 만드는 친환경 회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니아의 BI(Brand Identity) 및 CI(Corporate Identity) 작업에는 ‘학생부군신위’와 ‘안개기둥’이란 영화 각본으로 대종상을 받고, 가톨릭 200주년 기념 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 총 연출을 맡았던 김상수 작가가 참여했다.
네니아의 로고는 우리땅의 원재료를 책임지는 '농부의 지문'과 순수한 자연연을 품은 '씨앗', 좋은 생각을 전달하는 '파동',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기새싹'을 의미한다. 우리땅에서 나고 자란 유기농 식품의 소중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 철학이 녹아 있다.
이러한 기업가치를 위해 네니아는 안심 먹을거리를 위한 다섯가지 제조원칙을 지키고 있다. 첫째, Non-GMO 원료만을 엄선 사용한다. 수입산 옥수수전분, 물엿, 변성전분, 대두단백, 액상과당 등 GMO우려가 있는 원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복합 원재료도 원료 자체에 GMO 위험이 있는것은 배제한다.
둘째, 모든 유해한 화학적 합성첨가물은 가능한 넣지 않는다. 그 동안 많은 식품업체들이 원료로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유통의 편리성을 도모해왔으나 네니아는 우리땅에서 나는 우리밀과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유해한 화학적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고 자연에 가까운 식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셋째, 일부 상품 외 모든 상품에 100% 무농약, 유기농 인증 우리밀을 사용한다. 넷째, 설탕, 후추, 초콜렛, 허브류 등 생산이 불가능한 원료를 제외하고 국산으로 대체 가능한 모든 원료는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다. 다섯째, 연중수급이 불가능해 사용이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 최대한 친환경 농산물과 무항생제 축산물을 사용한다"
■ 네니아 계열 사업인 베이커리 부문의 ‘네니아브레드’에 대해 소개해달라
"네니아가 친환경 식품기업을 표방하듯이 네니아브레드는 전국에서 친환경 밀만 수매해 사용한다. 현재 해남에서 무농약인증 밀과 유기인증 밀을 400톤 정도 수매하고 있다. 최근엔 양평군과 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이 지역에서 나오는 친환경 밀을 전량 수매하기로 약속했다.
네니아의 작년도 매출은 150억원 규모로, 친환경 원료를 직접 수매해서 OEM 회사에 조달해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만두제품에 필요한 무농약인증 밀을 직접 수매해서 위탁 제분한 밀가루나 무항생제 돼지고기 등 주요 원료를 매입해서 위탁가공업체에 공급한다. 생산시설에서 원료의 혼입 방지를 위해 위탁공장의 하루 가동률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상 애로가 있지만,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제조 원칙만은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되는 우리밀 만두는 품목당 4톤 정도에 달한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전국 6곳에 우리밀 제분소 두는 밀밸리화 사업 중 양평이 포함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농진청 사업 중 지난 5월 준공식을 갖고 첫 포문을 연 구례 우리밀가공공장의 최성호 회장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를 창설자로 그동안 함께 활동해온 동지로서, 앞으로도 우리밀 사업 활성화를 위한 협력과 노력을 배가할 것이다."
■ 친환경 우리밀 사용 외에도 '네니아브레드'만의 특징은?
네니아는 그동안 OEM으로 생산해오던 유기농 우리밀 천연 발효빵인 네니아브레드를 자체 생산하기 위해 최근 해썹(HACCP) 시스템의 파일럿 공장을 구축했다. 여기에는 파베이크(Parbaking, Partely Baked) 개념을 적용했다. 파베이크는 냉동생지와 달리 천연발효종으로 정상 발효시킨 후 80% 정도 구워 급속 냉동하는 방식으로서, 건강에 유익한 천연발효종균이 빵 안에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베이크 빵은 가정에서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 등을 이용해 8~10분 정도 조리하면 갓나온 빵처럼 신선하고 풍미 가득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우리밀빵의 경우 당일 생산 판매하는 몇 곳을 제외한 대량 생산 체제에서는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 개량제나 유화제를 사용하는 회사들이 많다. 네니아브레드가 파베이크 기술을 적용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화학첨가물 사용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네니아의 건강한 식품 생산을 위한 제조원칙은 수익성과 상관없이 반드시 지켜나가는 기업가치로 견고하게 구축해 놓았다.

이를테면 네니아의 착즙 음료는 산도 조절과 갈변 억제, 색상 보존 역할을 하는 구연산을 첨가하지 않는다. 그 역시 비의도적일지라도 GMO 원료인 당밀이나 옥수수전분이 들어갈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산 유기농 옥수수전분을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가격부담이 너무 커 옥수수전분을 아예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스크림은 유화제나 아라비아검 등 대신 국산 무항생제 난황을 사용한다. 네니아 아이스크림은 아라비아검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온에서 빨리 녹는 단점이 있지만, 우리가 지켜야하는 원칙에 따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밀 사업에서도 네니아가 업계 처음으로 보관시 훈증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훈증때 발생하는 맹독성 가스는 기화되기 때문에 잔류 걱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의 하나 의도치 않게 남을 수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비싼 보관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냉장 저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선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칫 훈증하는 제품이 인체에 해로운 것처럼 비쳐져 동종업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알음알음 소문이 퍼지면서 한살림 등에서도 훈증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등 다른 조직이나 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어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우리밀을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제빵보다 시장규모가 더 큰 제면사업이 효율적인데도 굳이 제빵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밀 사업은 크게 제면과 제빵 사업으로 나뉜다. 물론 고추장이나 어묵, 햄, 소시지 등에 함량 조절을 위해 밀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최근엔 수입 콩단백으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제면 시장은 대부분 국수류를 떠올리지만 70% 이상을 라면이 주도하고 있다. 전통 국수 소비량은 점차 사그라들고 있고, 내수용 라면은 임계점에 다다랐다. 그럼에도 라면사업이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K-컬처의 영향으로 수출시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큰 모순이 있다. K-푸드로 수출되는 1조 4천억원 규모(2023년기준)의 라면이 수입밀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K-푸드는 단순히 한국에 있는 업체에서 생산하는 것을 의미할 뿐 원료 면에서 볼 때 진정한 K-푸드라고 할 수 없다.
밀 사용량 면에서 제면 시장이 제빵 시장보다 압도적으로 큰데도 불구하고 네니아가 제빵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부가가치를 포함한 총액 기준으로 볼 때 제빵 시장이 더 유리하다는 점을 노렸다.
또 다른 면에서, 제면과 제빵시장 모두 수입밀이 장악하고 있는데, 우리밀을 적용할 경우 제빵 시장이 제면 시장보다 사업적인 측면이나 여타 농산물과의 혼합 사용으로 인한 우리 농업의 낙수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우리밀빵에 사용되는 부대 원료로 호밀이나 귀리 등 잡곡 프리믹스를 적용한다거나 육가공품 사용으로하면 관련 산업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했다.
네니아브레드는 이러한 제빵 양산체제 구축을 위한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대략 100억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선 2~3년 파일럿 공장을 운영하면서 타당성을 검토한 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 준양산 체제의 네니아브레드 공장이 건설되면 국내 제빵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미래 비전을 갖고 있나?
"산업화된 양산체제가 아닌 준 양산 체제라 할지라도 네니아가 지향하는 뜻과 방향을 훼손하거나 오염되지 않게 끌고 가기 위해서 계속 시험 중이다. 제빵은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만들었던 술빵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양에서 유래된 음식 문화이기 때문에 네니아브레드는 ‘밥이 되는 빵’을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어차피 밀가루 소비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면 간식 개념이 아니라 양질의 영양을 갖추면서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빵을 만들자는 것이 네니아브레드의 모토다. 질감이 다소 거칠지만 질리지 않으면서 계속 먹을 수 있는, 독일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유럽 빵과 같은 식사빵을 지향한다. 천연발효종을 사용해 당도가 높지 않고 담백한 빵들로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작년 말 양평군 옥천면에 2000평 규모의 공장부지를 매입해 놓은 상태이며,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6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네니아브레드는 현재의 파일럿 생산 시스템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유럽이나 호주의 선진기술을 자문받아 양산 체체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3곳의 OEM 회사와 천연발효종연구소 개념으로 건강한 레시피의 메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네니아만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천연발효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건강빵들을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들과 연합해 시장의 지평을 넓혀가는 B2C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 마치 목숨을 건 것처럼 고집스러울 정도로 철저한 친환경 철학으로 결코 쉽지 않은 식품사업을 시작한 동기가 궁금하다
"서울 태생이지만 오랫동안 경남 마산지역에서 생활하면서 시민운동을 해왔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지만 사회학과 철학, 경제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 두루 섭렵한 덕분에 마산 창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청년회(마창민청)에서 일하게 됐다. 그러다가 당시 대안운동으로 여기던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의 역할이 시들해지는 것으로 보고 이를 재건하는 일이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렇게 우리밀살리기운동 경남지역본부의 사무국장을 역임할 때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우리밀급식의 구원 투수로 나서게 됐다. 2004년에 창립된 ㈜우리밀급식엔 2006년부터 참여해오다 2010년에 대표로 취임한 지 올해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굉장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일 수 있지만 ‘정의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이러한 일들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우리밀 사업은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의 경제 예속에서 한 방 보여줄 수 있는 분야이고, 민간의 성과로 이뤄낼 수 있는 사업이라고 여긴다. 아직 갈 길은 먼데 해가 져버린 느낌도 지워버릴 수 없지만, 우리 네니아 스텝들이 방향성을 잃지 않고 힘껏 달려간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응원해 주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