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식물성식품 ‘고기명칭 사용금지법' 논란 가열
EU, 식물성식품 ‘고기명칭 사용금지법' 논란 가열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9.08.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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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소비자 혼동 막아야 vs (반) 제품사용법 알권리 무시
영국 EU 상원 에너지·환경분과위원회 "식품산업에 역효과"

지난 5월 유럽의회에 발의된 채식이나 비건용 식물성식품의 ‘고기명칭 사용금지법안’에 대한 EU내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비건식품 한상차림
비건식품 한상차림

찬성 측에서는 식물성 식품의 고기 명칭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의 혼동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 측에서는 소비자의 제품 사용법에 대한 알 권리는 무시한 채 육류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Food Navigator 7월 26일자에 따르면 영국의 EU 상원 에너지·환경분과위원회는 식물성 식품의 ‘고기 명칭’ 사용 금지 법안이 식품 산업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에너지·환경 분과 위원회의 Lord Teverson 의장은 영국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식물 기반 식품에 대한 이러한 조치는 제품 사용법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함은 물론 식품 산업에서 급성장 중인 채식·비건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 테버슨 의장은 결국, 정부가 육류 섭취를 장려하는 육류업체의 이익을 대변한다면 소비자들은 이와는 반대로 점차 고기 섭취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에너지·환경 분과 위원회는 4% 미만의 소비자들이 실수로 육류 프리 제품 대신 채식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는 있어도, 육류 프리 제품의 ‘고기 명칭’ 때문에 소비자가 채식·비건 식품을 육류 제품으로 오인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육류 프리 제품에 스테이크 또는 특정 고기 단백질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는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더러 있으나, 채식·비건 식품에 버거 또는 소시지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식물 기반 식품에 ‘고기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찾는 것은 EU에 큰 도전이 될 것이며, 만약 정당한 근거 없이 식물성 식품의 ‘고기 명칭’ 사용 금지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결국, 기후 변화와 환경 및 공중 보건에 관한 EU의 정책 목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사법재판소는 2017년 6월 14일 식물기반 식품에 우유, 버터, 치즈와 같은 동물성 명칭의 사용을 금지하는 결정을 한 것에 기초해 식물성 식품의 고기 명칭 사용 금지 법안이 만들어졌다. 해당 법안은 올해말 유럽의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한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금지 조항’이 통과되면, 식물 기반 식품의 라벨링에 더 이상 고기 명칭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채식·비건 식품 수출업체들은 대EU 시장 수출에 앞서 라벨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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